일행들은 모두 잠들었다
맨살에 파고드는 모기의 날개 소리
방충망이 들썩이도록 코 고는 소리
잠 못 드는 밤은
새벽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낯설게 흔들리는 해풍이
방안 가득 스며든다
여정을 함께 했던 노래 소리가
오던 길에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사라졌다가는 나타나고
저 비릿한 삶의 채취를
왜 진작 맛보지 못했는지
감각도 없이 흐르는 한 줄기 눈물
눈만 뜨고 마당을 둘러본다
돌배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그 어둠 속으로 불면에 지친
내가 낯설게 서 있다
입안 가득 씹히는 모래알
지루한 뒤척임 속에
길기만 했던 밤이 드디어
삐꺽 새벽을 연다
⊙ 발표문예지 : 우이시 9월호(159호)
⊙ 수록시집명 :
⊙ 수록산문집명 :
⊙ 수록동인집명 :
⊙ 발표일자 : 2001년09월 ⊙ 작품장르 : 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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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필균 장 르 : 시인 Email : mpk@poet.or.kr 홈페이지 : http://www.poet.or.kr/mp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