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 동취(銅臭)
‘돈은 귀신도 부린다.’라는 옛말이 있고 또한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라.’는 말도 있다.
위의 말처럼 돈이 있으면 안되는 게 없는 우리 사회의 환경에서 돈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돈 많이 벌어 부자 되셔요!’라는 인사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렇게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돈에 대해서의 이야깃거리는 무척 많을 법도 한데 나의 경우 꼭 그렇지만도 않아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돈을 많이 벌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의 하나였던 ‘반값등록금’이라는 단어가 자주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데 이 등록금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이 3만 명이 넘었다는 기사도 눈에 뛴다.
아래는 최근의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 관련 기사를 간추린 것이다.
『반값등록금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비싼 등록금을 충당하느라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 수가 3만 명을 넘어섰다.
대학생 신용불량자는 2007년 3천785명에 불과했지만 2008년 1만250명으로 1만 명을 넘어섰고, 2009년 2만2만142명, 2010년 2만6천97명, 올해 4월까지 3만57명으로 7.94배나 늘었다.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증가하면서 학자금 대출 연체액은 2007년 말 1천266억원에서 2010년 말 3천46억 원으로 2.4배 증가했다.』
이 반값등록금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최근 방영된 SBS 수목드라마인 ‘시티헌터’에서는 어느 대학 이사장이 학생들의 고혈을 빨아 챙긴 물경 현금 2천억 원을 자기 집의 비밀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강탈당한 장면이 나온다. 그 돈을 강탈한 우리의 주인공인 시티헌터는 다시 그 돈을 그 대학 재학생들에게 1인당 2천만 원씩 나누어 주는데 2천억 원이란 돈은 받을 수 있는 학생의 수가 1만 명이나 된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과연 이런 일이 이런 연속극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하고 자문해 보았는데 그러리라는 자신은 없었다.
또한 돈과 관련하여 황당한 기사는 「마늘밭에 묻어 둔 110억 원!」이다.
뉴스를 보아 다들 알고 있겠지만 밭주인인 이 아무개의 두 처남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여 번 돈을 이 아무개가 숨겨서 관리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냉장고 김치통에 숨겼다가 그 량이 많아지자 이제는 부피가 큰 실리콘 원통, 베란다 다용도실을 거쳐 침실까지 돈 상자가 점령하게 되었단다.
집안 곳곳을 꽉 채우자 집을 방문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불안을 느낀 이들은 밭을 사서 돈을 묻어두게 되었는데, 그 돈의 일부를 부근에서 굴착기 작업을 한 안 아무개가 발견하게 된다.
밭에 묻힌 수상한 돈 7억 원을 발견한 안 아무개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은 밭주인 이 아무개를 불러 경위를 조사하는데 이 아무개는 이 와중에서도 당초의 10억 뭉치에서 부족한 3억 원을 안 아무개가 가져갔다고 의심을 하여 다시 경찰에 신고를 하여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는데, 최초 돈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한 안 아무개는 국가에서 감사장과 2백만 원의 포상금을 받았지만 지금은 복수의 두려움에 집에도 못 들어간다는 황당한 이야기!
우리는 모두 벼락을 맞아도 돈벼락을 맞고 싶고 돈방석에도 앉아보고 싶어하는데 어떤 검찰직원은 돈벼락을 맞아 본 사연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검찰청 수사대에서 도박판을 급습했는데 도박꾼들이 도박 판돈을 줄이기 위하여 창밖으로 마구 돈뭉치를 던지더란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돈들이 밖에서 도주로를 지키고 있던 그 직원의 머리로 떨어지더라나.
그것이 돈벼락이라면 나도 이따금 돈방석에 앉아보곤 했는데 그것은 바로 음식점의 돈방석이다.
이렇게 돈은 모든 사람들이 많이 가지기를 원하지만 탐내지 않아야할 검은 돈은 분명히 부메랑이 되어 다시 우리를 위협한다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정관계 인사들의 불행한 말로로 보아 왔으니 오늘은 동취(銅臭)라는 썩은 냄새를 교훈삼아 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동취(銅臭) - 동전에서 나는 냄새라는 뜻으로, 돈으로 벼슬을 얻거나 돈을 탐내서 꼭꼭 모아 둠을 낮잡아 이르는 말.
왜 나는 재테크에 관한한 이리도 무능할까?
(그렇다고 다른 뭐도 잘하진 못하지만)
사노라면 언제 한 번 돈벼락을 맞아 볼 날이 있을까?
에고, 그러다가 돈에 묻혀 죽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