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 내홍(內訌)
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의 당사자로 KBS의 장 나무개 기자가 지목돼, 경찰로부터 그 기자의 자택 압수수색이 집행된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KBS 내부가 자괴감과 탄식, 참담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또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압수수색을 당한 기자의 실명을 찾아내 메인뉴스를 리포트하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바야흐로 KBS가 안팎으로 거센 내홍에 휩
싸였다는 기사가 눈에 띈다.
그러면서 도청 의혹사건이 ‘녹취록’을 공개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말이 세 번 째 바뀌고 있는데다 28일 있었던 민주당 원내 대변인의 브리핑을 종합하면 이 사건의 윤곽은 이제 거의 드러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본다.
이 사건 핵심 주체인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6월 24일 국회 문방위 회의에서, 전날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해준 「KBS 수신료 인상안 상임위 토론 후 처리안 여야 합의」가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무효화되자 사태를 반전시킬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즉 이날 오전 있었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참석자 발언을 입수, “이것은 분명한 녹취록”이라고 말한 뒤 그 발언록을 그대로 읽은 것이다.
그러자 그의 발언 중 ‘녹취록’이란 말에서 곧바로 「공당의 비공개 회의를 도청한 도청사건」으로 여야 간 전선이 급격하게 확대되었다. 이에 한 의원은 곧바로 “녹취록이란 말은 실언이며 회의에서 메모한 내용을 지인으로부터 전달받았으며 그 메모를 기초로 작성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했으며 언론들도 도청사건으로 확대시켜 버렸다.
그러자 한 의원은 6월 28일 다시 “녹취록을 준 사람은 한나라당 쪽이 아니고 신뢰할만한 인물”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런데 그날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민주당은 당대표실 불법 도청 사건과 관련해 유력한 제보를 받았다”며 “민주당은 수사기관에 이 내용을 즉각 통보하고 불법 도청에 대한 철저하고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한선교 의원에게 “불법 도청의 장물에 해당하는 녹취록을 입수하고서도 지금까지 민주당에서 흘러나온 메모지라고 뻔뻔한 거짓말을 하면서 진실을 호도하고 국민을 속인 점에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도청 당사자를 ‘KBS의 수신료 인상과 긴밀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라고 하며 ‘이해관계가 있는 당사자’가 이날 민주당 비공개 회의를 불법 도청한 뒤 이를 한나라당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한선교 의원은 “녹취록을 준 사람은 한나라당 쪽은 아니고 신뢰할만한 인물”이라며 “내가 도청을 했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오늘 현재 한선교 의원은 유럽을 순방하는 박희태 국회의장을 수행하고 있다)
이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민주당 비공개 회의를 불법 녹취할 수 있는 ‘이해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선교 의원에게 권고한다.
귀국하면 나도 알고 삼척동자도 아는 그 신뢰할만한 인물을 당당하게 밝히라고.
다시 처음의 압수수색관 관련하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7월 8일 오후 ‘미증유 압수수색, 사측은 진실을 밝히고 정면 대응하라!’는 성명을 내어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를 자랑하던 대한민국 대표 언론기관인 KBS가 왜 이 지경에까지 몰리고 있는가!”라며 “세상의 의혹을 파헤쳐 진실을 조명해야할 공영방송 KBS가 되레 도청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이 참담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또한 이들은 “김인규 사장과 KBS 경영진은 지금 KBS 직원들의 자괴감, 탄식의 목소리, 국민의 지탄이 들리지 않은가?”라고 KBS 경영진을 나무라며, 경찰에 대해서도 “경찰이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회가 나서, 특별검사제,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KBS의 내홍을 지켜보면서 저것이 과연 그들만의 내홍인가 하는 의구심은 한낱 쓸데없는 나만의 의구심일까?
내홍(內訌) - 집단이나 조직의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일으킨 분쟁.
기분 좋은 기사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한다는 것과
호남을 연고지로 하는 기아 프로야구팀이 페넌트레이스 1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휴일이지만 일이 있어 사무실에 출근하여 신문을 보다가 압수수색 기사를 접하고 이글을 썼다.
나의 창작이라기 보다는 뉴스를 검색하여 짜깁기를 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씁쓸한 기분만은 순도 100% 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