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화 : 구가(謳歌)
우리나라의 인구구조가 항아리 형으로 되어 있어 몇 십 년 후면 노인문제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해 질 것이라는 주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속칭 6.25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1955년~1963년생)의 원년생들인 1955년생부터 하나둘 직장에서 퇴직하고 있는데 이들은 지독한 배고픔을 알면서 성장하였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자식들을 교육시키며 부모를 공양하였으나 정작 자기네의 노후보장은 무척 미흡하다는 게 주요지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몇 살부터 노인(老人)이라는 칭호를 붙여서 쓰는 걸까?
최근에 노인이라는 칭호를 70세부터 사용하자는 의견이 신문지상에 보도된 적이 있다.
아마 작금의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이견이리라.
우리나라의 어떤 법에도 노인을 65세 이상이라고 규정한 것은 없다. 그러나 노인에 대한 우대(소득공제, 지하철 무임승차 등등 각종 혜택)를 65세 이상으로 규정하여 시행하기 때문에 흔히들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생각한다.
하루에도 새벽, 아침, 점심, 저녁, 밤이 있고, 계절에도 춘하추동(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4계가 있듯이 우리네 인생도 유아기,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장년기, 노년기 그리고 황혼기가 있는데 이렇게 분류할 경우 노인은 어디에서부터 해당할까?
이쯤에서 만약 내가 불치의 병이나 사고가 아닌 천수를 누린다고 가정하면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현대의 발달한 과학이나 의술을 바탕으로 현재의 나의 건강 상태와 나의 현 직업 등을 고려해서 유추해 보면 100살 정도?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100살 정도 산다고를 가정하고 위의 분류를 나이별로 구분해 본다.
유아기 : 00 ~ 03살
유년기 : 04 ~ 08살
소년기 : 09 ~ 18살
청년기 : 19 ~ 35세
장년기 : 36 ~ 60세
중년기 : 61 ~ 75세
노년기 : 76 ~ 90세
황혼기 : 91 ~
60세 까지는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장년기로 분류하고, 노년기를 75세 이상으로 분류해 보니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나 혼자만의 생각인가?)
이 분류에 따를 때 나는 아직 장년기이며 노년기는 앞으로도 20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에의 일이다.
정말이지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의 연세가 64세였는데 그때는 거의 천수를 누리시고 가셨다고 할만하다.
그럼 지금의 나의 나이를 그 시절의 나이로 환산해보면 몇 살인가?
64 : 100 = X : 56
X = 35.84
곧, 지금 나의 나이는 그 시절의 36세에 불과한 것이다.
곧 불혹(不惑 : 사물의 이치에 의문 나는 점이 없다)도 못된 이립(而立 : 인생관이 섰다) 정도의 나이에 불과한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니 이제야 내 마음이 조금 평정을 찾는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 나이 50이 넘었는데도 지천명(知天命)은 불구하고 불혹(不惑)도 아니 되어 내가 너무 수양이 부족하여 세상을 잘못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수시로 나를 괴롭혔는데 이제야 내가 나의 인생관이 정립되고 있는 이립(而立) 정도의 나이임을 알게 되어서이다.
그래, 늦지 않았어!
이제부터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나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거야.
구가(謳歌) - ①여러 사람이 입을 모아 칭송하여 노래함.(백성들이 태평성대 를 ~하다). ②행복한 처지나 기쁜 마음 따위를 거리낌 없이 나타냄(그는 전성기를 ~했다)
항상 부족함에 목말라하다가
이제야 그 이유를 알고(?)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