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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에 관한 에피소드 2

복이 2004.11.12 01:46 조회 수 : 80306

<금중 카페의 글 그대로 옮겨 놓습니다>

나는 녹동 처자와 결혼을 해서인지 집에서는 고향 사투리가 공용어이다.
그런데 아들이 초등학교엘 들어갔는데 2학년 때던가...
이녀석이 학교를 갔다와서 느닷없이 나에게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아빠.,,아빠 고향이 전라도야?'
즈그 담임 선생님이 '최진우 아빠는 전라도 사람인가 보다" 그랬다는 것이다.
왜냐하믄 우리 아들이 그때도 지금처럼
"아따..겁나게 좋네이...워메...추운거..."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해댔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내와 첨으로 우리의 말투, 즉 사투리에 대해서 논의를 했는데
결론은 요즘 아새끼들은 뻑하믄 왕따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괜히 사투리 쓰는 것이 놀림의 빌미가 될 수도 있으니까
"자제합시다" 였다.

그래서 그날부터 우리는 아이들 교육상 아주 우아하게 표준말로 대화를 하기로 했다.
호칭도 "어이..."에서 폼나게 "여보..."로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상대방이 사투리를 쓰면 지적해 주기로....
사실 징그런 "여보~~~"보다
"어이....어잇만새...." 가 얼마나 정시롭고, 이무롭고, 편한가.

그런 합의가 있었던 날... ...
저녁밥을 준비하는데 내가 아내에게
'어이...모른 생선좀 있으믄 꼬재"  했더니 아내가  
"여보...마른 생선좀 있으면 굽지"  라고 말하라 그랬다.
잠시 후..........................
방에서 아들놈과 테레비를 보는데
베란다에서 빨래를 걷던 아내가 갑자기 고래고래 소리를 쳐댔다.
....................................................................................................
"어이...진우아빠..어이....까스랜지에 생선좀 디께조~~~"

나는 튀어가면서 소리쳤다...
"디께조가 아니고 뒤집어랑께~~~~"
.................
글쓰면서 담배좀 피웠더니.... 아휴....이 냉갈좀 봐...
애들아...아빠 책상 빼간에 새떼 어딨어??
친구!  내일은 바뻐서 여기 못올것 같으니까 고페나 그고페 봐~~~~~~
금메말이시...사투리좀 쓰지 말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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