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 화 : 우리는 나무꾼!
뗏꼬리(동바 : 지게나 조락 등의 위에 높게 쌓아올린 짐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묶는 줄)
위 문장은 내가 쓴 ‘거금도 사투리’란 제목의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당초 ‘거금도 닷컴’이란 책을 발간 할 때는 표준어인 ‘동바’를 알지 못하여 설명을 위 문장과는 다르게 하였는데 ‘동바’라는 표준어를 알고 나서 고쳤다.
우리가 마을 인근의 산으로 솔가리나무를 하러갈 때 꼭 있어야 하는 것들이 조락과 갈쿠테(갈퀴)와 뗏꼬리이다.(여자들은 조락 대신 맥고리를 사용한다)
조락과 갈퀴는 녹동 장에서 사오지만 뗏꼬리는 우리가 직접 새끼를 꼬아 만든다.
녹동 장에서 갓 사온 새 조락은 김을 채취할 때 채취한 김을 담고 운반하는데 쓰였는데 1~2년 지나서 낡아지면 우리 같은 솔가리나무꾼들의 장비로 전락하게 된다.
갈퀴도 강철로 만든 쇠갈퀴도 있었지만 우리는 대부분 대나무로 만든 갈퀴를 사용했었다. 이 대나무 갈퀴는 오래 쓰면 끝이 닳아지고 그 굽힘도 펴지는데 그러면 우리는 또 그 굽혀진 곳을 불로 달구어서 적당히 굽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산에서 한 서너 시간 동안 열심히 솔가리나무를 긁어모아 조락에다 발로 지근지근 밟아 넣고 조락 위에는 적당히 갈개를 쳐서 차곡차곡 쟁여 메고 올 때 쓰러지지 않도록 뗏꼬리로 꽉 조여 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뭇짐을 어깨에 메고 집으로 오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그 비탈진 산길을 미끄러운 고무신을 신고 어깨에 메고 내려오는 고통(신발은 미끄러워 벗겨질 듯 하고, 조락 끈이 닿는 어깨부위가 무척 아프다)과 생눈물이 날 정도로 몰아치는 북풍에 몸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고통도 컸지만 그 나뭇짐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우리의 마음은 뿌듯하였으니 그런 게 다 인생연습이었던가 싶다.
연료가 기름과 전기와 가스로 대체된 요즈음엔 이런 나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산마다 솔가리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있는데, 그것들을 볼 때마다 우리가 나무꾼이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그 솔가리나무를 긁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다 마음뿐이니 다시는 그런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음이라!
그 시절,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주 사용하였던 ‘매끼’는 사투리가 아닌 표준말인 것도 이번에야 알았다.
동바 - 지게에 짐을 얹고 눌러 동여매는 데 쓰는 줄.
매끼 - ①곡식 섬이나 단 따위를 묶을 때 쓰는 새끼나 끈. ②(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곡식 섬이나 단 따위를 묶을 때 쓰는 새끼나 끈을 세는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