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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 화 : 흥정도 여러 가지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사상이 주를 이루었던 조선시대 후기까지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계급사회가 형성되었다가 실학사상이 발달된 18세기 후반기부터 농보다는 공과 상이 차츰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실학사상을 주창하고 전개되어 가는 과정이야 학문적인 문제이므로 여기에서는 내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고 이번의 주제는 ‘돈을 벌려거든 장사를 하라’는 그 장사와 관련된 재미있는 단어를 소개하고 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장사를 하는 것’ 그 자체를 ‘생화’라고 한다.

또 생화에는 ‘먹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벌이나 직업’이라는 뜻도 있다.

또한 요즘의 공동사업 즉,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하는 장사를 얼렁장사’라고 한다.

장사는 일정한 한 곳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것보다는 옛날의 소금장수처럼 바닷가에서 소금을 사서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에다 팔고, 산골짜기에서 많이 생산되는 물건을 사다가 바닷가에 있는 마을에다 파는 것이 훨씬 이익이 많을 것임은 불문가지로 그렇게 하는 장사를 ‘안팎장사’라고 한다. 이 때 남는 이익을 우리말로 ‘덧두리’라고 한다. 덧두리에는 또 다른 뜻이 있으니 풀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장사를 하게 되면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흥정을 하게 된다.

‘흥정’이란 아래 풀이의 뜻과 같으니, 서로가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흥정을 할 것이다. 물건의 품질이 좋으면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도거리흥정’을 원할 것이고, 잘못하여 가오리흥정’에 물려 ‘비싼흥정’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일시적으로 돈이 부족하면 ‘드림흥정’도 해야 하고.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도거리’라는 단서는 붙일 것이다.(요즘은 품질이나 성능이 충족되지 않으면 반품이 가능한 조건부판매가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의 담배가격처럼 국가의 전매품이 아니라면 물건의 값은 그때그때의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데 그때그때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을 ‘뜬금’이라고 하며, 사는 사람이 파는 사람에게 값을 싸게 후려치려고 ‘팔지 않으려면 그만 두라고 썩 낮게 부른 값‘을 ’놀금‘이라고 한다.

 

자, 이제 흥정은 끝났다.

인간들에게는 3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했는데 그 하나는 늙은이가 빨리 죽고 싶다는 것이요, 또 하나는 노처녀가 시집가지 싫다는 것이요, 마지막 하나가 장사치가 손해보고 판다는 것이라고 했으니, 파는 사람도 손해는 보지 않고 팔았을 것이고 장삿속에 이골이 나 있는 사는 사람도 자기가 만족하는 값으로 흥정을 끝냈을 터이니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다.

흥정을 도와준 사람에게 ‘성애술’도 한 잔 사 줘야 함은 물론이고 흥정에 관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술과 담배를 권해야 하는데 그런 것을 ‘성애’라고 한다.

또한 성애에는 ‘물건을 살 때에 값어치의 물건 이외의 다른 물건을 더 얹어 받는 일’이란 뜻도 있으니, 가격표가 딱 붙어 있어 컴퓨터로 계산되는 요즘의 상거래보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었던 옛사람의 상거래 풍습이 훨씬 더 인간적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생화 - ①장사를 함. ②먹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벌이나 직업.

얼렁장사 - 여러 사람이 밑천을 어울러서 하는 장사.

안팎장사 - 이곳에서 물건을 사서 다른 곳에 갖다 팔고, 그 돈으로 그곳의 싼 물건을 사서 이곳에 갖다 파는 일.

덧두리 - ①정해 놓은 액수 외에 얼마만큼 더 보탬. 또는 그렇게 하는 값. ②헐값으로 사서 비싼 금액으로 팔 때의 차액. ③물건을 서로 바꿀 때에 그 값을 쳐서 서로 모자라는 금액을 채워 넣는 돈.

흥정 - ①물건을 사고 팜. ②물건을 사거나 팔기 위하여 품질이나 가격 따위를 의논함. ③어떤 문제를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도록 상대편에게 수작을 걺.

도거리흥정 - 어떤 물건을 한 사람이 몽땅 도맡아서 사려고 하는 흥정.

가오리흥정 - 흥정 중에 잘못하여 도리어 값을 올리게 된 흥정.

드림흥정 - 물건을 사고 팔 때에 여러 번에 나누어서 값을 치르기로 하고 하는 흥정.

도거리 - ①따로따로 나누지 아니하고 한데 합쳐서 몰아치는 일. ②되사거나 되팔지 않기로 약속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일.

비싼흥정 - 비싼 값으로 사고파는 일.

뜬금 - 일정하지 않고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

놀금 - 물건을 살 때에, 팔지 않으려면 그만 두라고 썩 낮게 부른 값.

성애 - ①흥정을 끝낸 증거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술, 담배 따위를 대접하는 일. ②물건을 살 때에 값어치의 물건 이외의 다른 물건을 더 얹어 받는 일

성애술 - 흥정을 도와 준 대가로 대접하는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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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10.10.13 23:37

    퇴근 시간 무렵에 무릎이 시려 난로를 켰다.

    내일은 더 쌀쌀해 진다니 좀 더 두거운 옷을 입어야 겠다.

     

    정말 간사한 인간의 심리라니!

     

    사람은 나이가 먹을 수록 어린아이가 된다더니

    정말 그러나 보다. (죄송합니당)

     

    '퇴근 시간 무렵'의

    '무렵'이라는 단어가 나를 슬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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