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2 17:18
우리말을 찾아서(제30화 : 명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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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0 화 : 명개
‘석 달 장마에도 개부심이 제일’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끝판에 가서야 평가가 가능한 경우와 끝마무리가 중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개부심은 무엇이며 왜 이런 속담이 생겨났을까?
장마가 져서 흙탕물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흙을 ‘명개’라고 하는데, 흔히 우리 금산 사람들이 비가 온 후에 위에서 흘러 내려와 논의 물 흐름을 방해하고 있는 온갖 잡동사니를 치우면서
‘냉게친다’고 하는 경우의 그 ‘냉게’가 여기서 말하는 ‘명개’인 것이다.
그러면 또 ‘개부심’은 무엇인가?
위에서 말한 대로 명개는 사람의 힘으로 제거하지만 그 온갖 잡동사니 중 실제로 명개는 흙뿐이므로
그 흙은 사람의 힘으로 제거하지 않더라도 장마가 그친 뒤에 다시 오는 비로 인하여 씻기어 내려가는
수가 있는데, 바로 그 비로 인하여 명개가 씻기어 내려가는 현상이나 그 비를 ‘개부심’이라고 한다.
곧, 개부심이 석 달 장마로 인하여 쌓인 명개를 제거하였기에, 비록 석 달 동안 온 장맛비는 지긋지긋하였지만 장마 후에 온 개부심은 제일이라는 말이다.
한 편 개미나 쥐, 게 등이 흙을 긁어내고 자기의 집을 파는데 그 긁어 낸 흙을 ‘면’이라고 한다.
큰 피해 없이 올 여름의 장마는 지나갔지만 또 초가을이면 불어 닥쳐 올 태풍에 대비하여 우리는 명개도 쳐내고 하는 등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대비하여 우리들의 혼과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곡식들을 한 톨이라도 잃지 않았으면 한다.
명개 - 갯가나 흙탕물이 지나간 자리에 앉은 검고 고운 흙.
개부심 - 장마로 큰물이 난 뒤,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퍼붓는 비가 명개를 부시어 냄. 또는 그 비.
면 - 개미, 쥐, 게 등이 갉아 파내어 놓은 보드라운 가루 흙.
(2009년 늦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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