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 화 - 보람
보람 - ①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②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게 하기 위해여 표를 해둠. 또는 그런 표적. ③어떤 일을 한 뒤의 얻어지는 좋은 결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러움이나 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의 가치.
보람의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다.
③의 풀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을 것이나, ①과 ②는 조금 생소할 것 이다. 나도 처음 대하는 뜻이지만 ①에 대하여는 형상화되지 않아 ②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들의 공통된 신발은 하얀 고무신이었다.
그 하얀 고무신을 지금은 많이 신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만드는 공장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요즘에는 절에서 스님들이 신는 신이 하얀 고무신인 관계로 공장의 명맥은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거금도닷컴 → 금중 → 2회 방 → 37번(육칠월, 보이지 않는 격려) → 댓글 12번(달그림자)의
사진을 보면 법회에 참속하신 스님들의 신발들이 댓돌 위에 놓여 있는데
그 많은 신발들이 하나같이 하얀 고무신인 것이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그 하얀 고무신이 아니고 그 많은 하얀 고무신 중에서
자기의 신발을 헛갈리지 않고 찾는 방법인 것이다.
일일이 한 짝 한 짝을 신어 볼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바로 우리가 예전에 검정 고무신을 신을 때 ×표 내지 ○표, 또는 △표 등으로 표시했었던
추억이 있듯이 현대의 스님들도 자기의 신발에 자기만의 독특한 표식을 하여 놓았으니
그것이 바로 ‘보람’인 것이다.
한 가지 덧붙여 이야기할 것은 요즘의 장례식장이나 대형음식점 등에서 주인들이 '신발 분실 주의!'라고 경고성 문구를 써 붙인 것을 보면 그곳에서도 좋은(?) 신발을 바꿔 신고 가는 사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절대로 자기의 신발을 분실하지 않을 방법을 제시하니 그대로 시행하여 우리 향우들이 신발을 분실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 방법은 신발을 벗어 한 짝은 신발장의 맨 위 칸 오른쪽에, 다른 한 짝은 신발장의 맨 아래 칸 왼쪽에 넣어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혹 당신이 술에 취해 한잠을 자고 나오더라도 당신의 신발은 의기양양하게 그 자리를 저 홀로 지키면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