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689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삭정이와 화라지.jpg

제 26 화 : 삭정이와 화라지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이따금씩 오르는 산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곳이다’라는 명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을 생각하면 같이 연상되는 나무와 숲, 그리고 바위와 계곡 등등등등......

예부터 이 모든 것이 글과 노래의 주제가 되어 왔고 격언이나 명언의 주제가 되어 왔다.

 

오늘 나는 이 중 나무, 그것도 소나무에 일부에 대하여 (격언이나 명언과는 거리가 먼)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어렸을 적 우리의 주 연료는 소나무로부터 공급되었다.

밥을 하는 연료는 솔잎(솔가리나무라고 함)이었으며 대사를 치를 때 가마솥에 때는 것도 소나무장작이었다. 또한 군불용 땔감도 조금은 덜 마른 솔가지와 소나무장작이었는데 그 이유는 우리 쇠머리 주위에 있는 산은 소나무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그러하였으리라.

 

우리가 어렸을 때는 담살이(의식주만 해결해 주고 새경은 주지 않은 어린 머슴)와 머슴을 고용하지 않은 보통집의 우리 또래들은 학교에 가지 않은 일요일이나 다른 기념일에는 너도 나도 산으로 가서 솔가리나무를 긁어모으는 일을 하였다(이런 일을 ‘나무하러 간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연료가 기름과 전기 및 가스로 대체되어 우리들 같이 산으로 나무하러 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는 산의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모두가 옛날 우리가 했던 솔가리나무들이 그 위를 걸으면 푹신거릴 정도로 많이 쌓여 있다. 삭정이(금산 사투리로 ‘자장개비’)도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니까 제멋대로 지천이고.

 

삭정이와 화라지.jpg

나는 산길을 걸으면서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그런 것들을 보면서 귀향을 꿈꾼다. 정말이지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물론 솔잎들은 썩어서 거름이 되겠지만 그것 아니더라도 거름이 될 것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걱정할 것은 없다.

 

솔가리나무를 조금씩 긁어모아 단을 만들어 놓고,

삭정이와 화라지도 꺾어다가 불을 지피기 좋게 잘게 손질해 놓고,

, ! 그냥은 올라갈 수 없을 정도로 우거져 버린 우리 산에서 내 허벅지 만큼 되는 소나무를 베어다가 도끼로 패서 장작도 만들어 놔야지.

(장작은 도끼로 패서 만드는데 그 나무를 팰 때 밑에 받치는 나무토막을 모탕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대장간에서 불에 달군 쇠를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쇠판을 모루라고 하는데, 다음에 대장간에 관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멀리서 벗이라도 찾아오는 날이면 내가 준비해 둔 솔가리 나무로 밥을 짓고 내가 준비해 둔 삭정이로 국을 끓이고 또 내가 준비해 둔 장작으로 벽난로를 피우며 밤새도록 술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여보, 일어나서 출근해야지요.’라고 들려오는 마누라의 말에 나의 귀향은 또 꿈으로 끝나고 말지만.

삭정이 : 살아 있는 나무에 붙어 있는 말라 죽은 가지.

화라지 : 옆으로 길게 뻗어 나간 나뭇가지를 땔나무로 이르는 말.

모탕 - 나무를 패거나 자를 때에 받쳐 놓는 나무토막.

곡식이나 물건을 땅바닥에 놓거나 쌓을 때 밑에 괴는 나무토막

모루 - 대장간에서 불린 쇠를 올려놓고 두드릴 때 받침으로 쓰는 쇳덩이.

 

 

 

  • ?
    무적 2010.10.08 23:13

    내일이 한글날.

    해마다 돌아오는 한글날에 대한 소회는 생략하고........

     

    사무실의 컴 ip로는 이 란에 글을 쓸 수 없게되어

    운영자님에게 고쳐달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으나 대답이 없다.

     

    오늘도 집의 컴으로 글을 쓰고 댓글을 달려고 하니

    240초 이내에는 글을 쓸 수가 없다나???

     

    도대체 왜 그런 장치를 해야 하는지?

     

    아무리 불러도 대답없는 운영자님이여,

    부르다가 부르다가 내가 여기를 떠나리까!

     

     

     

  • ?
    무적 2010.10.09 17:52

    오늘

    나의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운영자님께서 다녀 가신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부당 광고인 스팸을 차단시키고자였답니다.

    또 많이 시간을 완화시키셨답니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다시 한번 연락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
    무적 2010.10.23 09:22

    '모탕'과 '모루'를 넣어

    글을 일부 보완하였다.

     

    이런 작업이 언제 끝날 줄을 나도 모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1 우리말을 찾아서(제40화 : 우리는 나무꾼) 2 무적 2010.10.25 2255
40 우리말을 찾아서(제39화 : 풀등) 1 무적 2010.10.23 2004
39 우리말을 찾아서(제38화 : 먼가래와 묵뫼) 1 무적 2010.10.22 2407
38 우리말을 찾아서(제37화 : 어처구니없다?) 1 file 무적 2010.10.21 2779
37 우리말의 올바른 표현: 바가지 긁다 3 처련 2010.10.20 3209
36 우리말을 찾아서(제36화 : 여리꾼) 1 무적 2010.10.20 2572
35 우리말을 찾아서(제35화 : 먹어야 산다?) 1 무적 2010.10.19 2472
34 우리말을 찾아서(제34화 : 에끼다) 1 무적 2010.10.18 2034
33 우리말을 찾아서(제33화 : 수지니 날지니 해동청 보라매) 1 file 무적 2010.10.15 7898
32 우리말을 찾아서(제32화 : 섶다리) 1 무적 2010.10.14 2544
31 우리말을 찾아서(제31화 : 흥정도 여러 가지) 1 무적 2010.10.13 2582
30 우리말을 찾아서(제30화 : 명개) 1 무적 2010.10.12 2357
29 우리말을 찾아서(제29화 : 가족에 대한 호칭 등) 1 무적 2010.10.11 3489
28 무리말을 찾아서(제28화 : 상앗대) 1 무적 2010.10.10 2632
27 우리말을 찾아서(제27화 : 상고대) 1 무적 2010.10.09 2315
» 우리말을 찾아서(제26화 : 삭정이와 화라지) 3 무적 2010.10.08 2689
25 우리말을 찾아서(제25화 : 사름) 2 무적 2010.10.07 2220
24 우리말을 찾아서(제24화 : 비사치기) 1 무적 2010.10.06 2613
23 우리말을 찾아서(제23화 : 보람) 3 file 무적 2010.10.05 2164
22 우리말을 찾아서(제22화 : 코스모스는?) 1 무적 2010.10.04 224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