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 화 : 어처구니없다?
‘어처구니’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주로 ‘없다’의 앞에 쓰여)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한편 ‘어처구니없다’는 어이없다와 같은 말로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 는 뜻이다.
어떻게 이런 말이 생겨났을까? 어처구니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여러 말들이 많다.
예를 들면 어처구니는 ‘맷돌의 윗돌과 아랫돌의 연결축이 되는 자그마한 물림장치 또는 맷돌의 손잡이’라는 의견도 있고, ‘바윗돌을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머리 부분’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궁궐의 전각이나 남대문 같은 문루의 처마에 올리는 동물상이라는 의견도 있는 등 등 등...........
그래서 인터넷에 올라 있는 의견을 발췌하여 올리니 각자가 나름대로 판단하기 바란다.
어처구니는 한자어의 요철공(凹凸孔)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요철 즉, 들어가고 나옴과 공 즉 구멍의 합성어입니다.
먼저 공(孔)에 대해서 얘기 하겠습니다. 공은 우리말의 구멍입니다.
방언으로(또는 낮춤말로) 구녕이라고 합니다. 콧구녕, 똥구녕 등의 말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요철구멍이 요철구녕이 되고 요철구녕이 요철구니로 된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어처구니의 뜻은 충분히 설명 되리라고 봅니다.
다음은 요철(凹凸)에 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요철은 들어가고 나옴을 말합니다. 이 말이 요철에서 어처로 바뀐 연유는 다소의 무리가 있지만 건축에서 나온 말입니다. 집(궁궐 따위)을 지을 때 기와를 올리는데 기왓장의 측면을 보면 계단식의 홈이 한 줄 파여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빗물이 세지 않도록 하고 정밀하게 맞물려 지도록 합니다. 이것을 요철 또는 어처라고 합니다. 만약 이 홈 즉 어처가 없으면 기와의 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워 질 뿐만 아니라 누수에 대해서 별도의 방안을 강구하여야 되었을 것입니다.
어처가 없는 기와도 있는데 이것은 지붕의 가운데 기와가 맞물려 올라간 맨 꼭대기 줄을 덮을 때 뿐입니다. 어쨌거나 여기에서 요철이 어처로 변한 것 입니다.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은 ‘요철도 구멍도 없다’는 말입니다. 앞뒤상황이 어긋나 황당하다는 뜻이 됩니다.
다음은 다른 의견에 대한 저의 견해입니다.
맷돌의 손잡이가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이것에 대한 저의 의견은 부정적입니다.
맷돌은 상하로 분리가 됩니다. 아래에 위의 것을 얹어 놓은 모양입니다.
곧, 위의 것이 얹혀지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또 손잡이는 봉 또는 옹이 또는 공이입니다.
그래서 맷돌의 손잡이는 어처구니가 아니라 얹혀져 있는 것의 옹이(또는 공이) 즉 어처공이 또는 어처옹이가 맞습니다. 이것을 어처구니라고 하는 것은 발음이 비슷하니까 와전된 것으로 보여 집니다.
공이란 고이다에서 나온 말로 물체의 틈새에 끼워 균형을 유지하거나 합치게 할 때 사용하는 물체를 말합니다. 옹이란 나뭇가지가 죽으면 가지가 죽은 자리에 남게 되는 나무의 단단해진 부분을 말합니다.
심이 박혔다거나 멍이 졌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맷돌의 옹이는 맷돌에 심을 박듯이 꽉 박혔다는 뜻입니다. 이로서 맷돌의 손잡이는 어처구니가 아니라 어처공이 또는 어처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견은 어처구니가 처마위에 올리는 동물상이라고 합니다.
경복궁 같은 조선시대 궁궐의 전각(殿閣)이나 남대문 같은 문루의 기와지붕을 자세히 보면 사람이나 갖가지 기묘한 동물들의 모양을 한 토우(土偶 : 흙으로 만든 인형)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데 이를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어처구니없다'가 '어이없다'와 동일하게 사용된 유래는 궁궐, 또는 성문을 짓는 와장(瓦匠)들이 지붕의 마무리 일로 어처구니를 올리는데, 이걸 실수로 잊어버리는 바람에 없는 경우 '어처구니없다'란 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처구니를 궁전 건물과 궁궐과 관련된 건물에 한정해서 설치했기 때문에 아마 곧잘 잊어버렸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처구니없는 것이 와장(瓦匠)의 입장에서 볼 때는 건축 상의 아주 사소한 실수일지 모르지만, 왕이나 왕족 등의 입장에서 볼 때는 주술상으로 의미 있는 왕조(궁궐) 위엄과 건물 안전에 대한 중대한 실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 내용 중에 맷돌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맷돌에 관련된 단어 하나 더 소개하고 오늘은 이만.
매암쇠 - 맷돌 위짝의 한 가운데에 박는 쇠.(구멍이 뚫려서 수쇠를 끼우게 됨) ↔ 맷수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