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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짜장면을 위하여!

 

 

지난 831일에 국립국어원은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짜장면, 먹거리39개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하였다는 소식이다.

나는 우리말을 연구(?)하면서 국립국어원과 표준어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눴는데 거기에서 근무하는 국어심의회위원들의 사고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것을 느끼곤 하였다.

예를 들면 정낭(제주도의 옛날 대문에 걸쳐놓은 굵은 나뭇가지)의 표준어 지정에 대한 나의 의견에 대하여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는 표준어의 정의에 맞지 아니하므로 표준어로 지정할 수 없다는 식이다. 그렇다면 교양 있는 서울 사람들은 정낭을 무엇이라 부를까? 정낭은 서울에는 없고 제주도에만 있으므로 영원히 제주도의 토속어로만 머물러야 하는 것일까?

각설하고,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세 부류로 아래와 같이 분류된다.

 

첫째,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 이외에 같은 뜻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 있어 이를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11)

(괄호 안이 새로 추가된 것임)

 

간질이다(간지럽히다) 남우세스럽다(남사스럽다) 목물(등물) 만날 (맨날) 묏자리(묫자리) 복사뼈(복숭아뼈) 세간(세간살이) 쌉싸래 하다(쌉싸름하다) 고운대(토란대) 허섭스레기(허접쓰레기) 토담(흙 담)

둘째,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과는 뜻이나 어감 차이가 있어 이를 인정하여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25)

(괄호 안은 기존 표준어이며 뜻풀이는 새로 추가된 단어의 풀이임)

 

개발새발(괴발새발) - 개의 발과 새의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대로 아 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

걸리적거리다(거치적거리다) - 거추장스럽게 자꾸 여기저기 걸리거나 닿 다. 거추장스럽거나 성가시어 자꾸 거슬리거나 방해가 되다.

~길래(~기에) :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기에를 구어적으로 이르는 말.

끄적거리다(끼적거리다) - 글씨나 그림 따위를 아무렇게나 자꾸 막 쓰거나 그리다.

나래(날개) - 흔히 문학 작품 따위에서, ‘날개를 이르는 말. ‘날개보다 부드 러운 어감을 준다.

내음(냄새) - (흔히 다른 명사 뒤에 쓰여) 코로 맡을 수 있는 향기롭거나 나 쁘지 않은 기운. 주로 문학적 표현에 쓰인다.

눈꼬리(눈초리) - 귀 쪽으로 가늘게 좁혀진 눈의 가장자리.

두루뭉술하다(두루뭉술하다) - 특별히 모나거나 튀지 않고 둥그스름하다.

말이나 태도 따위가 확실하거나 분명하지 아니하다.

떨구다(떨어뜨리다) -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 고개를 아래로 숙이다.

뜨락() - . (주로 ‘-의 뜨락구성으로 쓰여) 앞말이 가리키는 것이 존재하거나 깃들어 있는 추상적 공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맨숭맨숭(맨송맨송) - 몸에 털이 있어야 할 곳에 털이 없어 반반한 모양. 산 따위에 나무나 풀이 우거지지 아니하여 반반한 모양. 술을 마시고 도 취하지 아니하여 정신이 말짱한 모양.

맹숭맹숭(맨송맨송) - 몸에 털이 있어야 할 곳에 털이 없어 반반한 모양. 산 따위에 나무나 풀이 우거지지 아니하여 반반한 모양. 술 따위에 취 한 기분이 전혀 없이 정신이 멀쩡한 모양. 하는 일이나 태도가 겸연쩍고 싱거운 모양.

먹거리(먹을거리) - 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먹는 온갖 것.

메꾸다(메우다) -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보내다. 부족하거나 모 자라는 것을 채우다.

바둥바둥(바동바동) - 덩치가 작은 것이 매달리거나 자빠지거나 주저앉아 서 자꾸 팔다리를 내저으며 움직이는 모양. 힘에 겨운 처지에서 벗어나 려고 애를 바득바득 쓰는 모양.

새초롬하다(새치름하다) - (형용사) 조금 쌀쌀맞게 시치미를 떼는 태도가 있다. (동사) 짐짓 조금 쌀쌀한 기색을 꾸미다.

손주(손자) - 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이르는 말.

아웅다웅(아옹다옹) - 대수롭지 아니한 일로 서로 자꾸 다투는 모양. ‘

야멸차다(야멸치다) -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사정을 돌볼 마음이 거의 없 다. 태도가 차고 야무지다.

어리숙하다(어수룩하다) - 겉모습이나 언행이 치밀하지 못하여 순진하고 어리석은 데가 있다. 제도나 규율에 의한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느슨 하다.

연신(연방) - 잇따라 자꾸.

오손도손(오순도순) - 정답게 이야기하거나 의좋게 지내는 모양.

찌뿌둥하다(찌뿌듯하다) - 몸살이나 감기 따위로 몸이 무겁고 거북하다.

표정이나 기분이 밝지 못하고 언짢다. 비나 눈이 올 것같이 날씨가 궂 거나 잔뜩 흐리다.

추근거리다(치근거리다) - 조금 성가실 정도로 은근히 자꾸 귀찮게 굴다.

휭하니(힁허케) - 중도에서 지체하지 아니하고 곧장 빠르게 가는 모양.

 

셋째, 표준어로 인정된 표기와 다른 표기 형태도 많이 쓰여서 두 가지 표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로 그 정신은 첫째와 같다.(3)

(괄호 안이 새로 추가된 것임)

 

태껸(택견) 품세(품새) 자장면(짜장면)

 

둘째 유형은 표준어로 새로 인정하여 새로운 뜻을 부여하였기에 내가 뭐라고 할 말이 없지만 첫째 유형과 셋째 유형을 보고 있노라니 아비를 보고도 아비라고 부르지 못한 홍길동의 마음을 이해할 것도 같다.

여태 우리는 짜장면을 먹고도 자장면을 먹었다고 써야만 했으며, 맨날 우리말 여행을 하고 있는 나도 토란의 줄기를 토란대라 부르지 않고 그 이름도 낯선 고운대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으며, 장독대에서 까치발을 하고 마음에 둔 청년이 들에서 일하고 돌아와 등물을 하는 광경을 몰래 훔쳐보는 아가씨는 높지도 않은 흙담이 그 얼마나 높게 느껴졌을 것이며, 예쁘디예쁜 아가는 억지로 울렸다가 달래는 것이 아기 보는 재미라지만 한 번 울기 시작한 아가가 엄마의 품이 그리운지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을 때의 무기인 간지럽히기는 누구나가 경험해본 장면이 아닌가.

조상님의 묫자리를 살펴보고 오다가 뜻하지 않게 넘어져서 다친 복숭아뼈는 또 왜 그리 아팠으며, 시집올 때 가져온 세간살이남사스럽다며 고양이상을 하고 있는 시어미 앞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새색시는 그 허접쓰레기같은 옷을 걸치고서 남편을 마중 나가다가 배고픔과 목마름에 지쳐 눈에 익은 풀을 뜯어 즙을 삼켰으나 그 맛은 쌉싸름하기만 할뿐 과연 허기가 달래졌을까!

 

이제는 갈매기 나래 위에 띄운 편지도 그리운 임에게 제대로 전해 질것이고 손자손녀를 두리뭉술히손주라고 해도 뭐랄 사람 없으며 개발새발’과 괴발개발을 굳이 구분하지 않아서 좋은 것이다.

어찌되었든 모든 학문은 그 시대의 문화에 상응하며 발전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우리 언어생활에 불편을 주었던 것들을 간추려 이런 발표를 하게 된 국립국어원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의 아름다운 말을 더 많이 발굴하고 가꾸는데 나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 ?
    무적 2011.09.02 12:38

    오늘은 짜장면을 위하여

    점심을 꼭 짜장면으로 먹어야만 하나

    과거 동료직원의 세무사 개업 소연 때문에

    짜장면은 다음 날로 미뤄야 겠다. 

  • ?
    무적 2011.09.05 07:05

    본문 위에서 9번째 줄

    '머물러야 는 것일까?'를

    '머물러야 하는 것일까?'로 고쳐야 하는데

    수정하는 방법이 보이지 않네요.

    아침이라 눈이 아직 안 뜨였나?

  • ?
    월품 2011.09.05 07:27
    무적 님에게 달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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