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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위스키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 위스키의 소비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위스키 소비국 10위 안에 든다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외국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위스키 등 양주를 마시는 모습에 정말 놀란다고 한다. 자기네들은 한 잔을 따라서 그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마시고 남은 술은 키핑(Keeping)하여 놓는데 반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네는 좀처럼 마실 수 없는 고급 위스키를 물마시듯 한 입에 털어 넣는 것은 고사하고 한 병도 부족해 두 병, 세 병 곤드레가 될 때까지 마셔대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단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외국에 나가있는 지각없는 일부 부유층의 작태이겠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음주문화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나 자신도 처음에는 한 잔의 술을 두세 번에 나누어 마시다가도 어느 순간 술이 몸에 배었다 싶으면 오는 잔을 마다하지 않고 단번에 꼴깍이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만 자주 마시지는 않는다. 취했다 싶을 정도로 마시는 횟수가 일주일에 한 번이나 될까 마다다. 그러한 내가 좋아하는 술은 맥주 소주 양주의 순이지만 양주는 값이 비싸 마실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내가 즐겨 마시는 술은 소주가 주종이다.

그런데도 양주를 소재로 굳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글렌피딕(Glenfiddich)’이라는 위스키가 나를 놀라게 해서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양주는 위스키와 코냑으로 대별된다.

위스키(whiskey)는 주로 밀, 옥수수 등 곡류를 원료로 한 증류주로 영국 ·미국에서 발달하였으며, 맥아(겉보리에 수분·온도·산소를 작용시켜 발아시킨 보리의 낟알)를 주원료로 하여 이것을 당화·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만든 술로 원액의 숙성기간으로 그 술의 품질을 가늠하며,

코냑(cognac)은 원래 프랑스의 도시 이름인데 그 코냑지방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를 원료로 한 브랜디로 별의 개수로 그 술의 품질을 가늠한다.

 

여러분들도 글렌피딕이라는 위스키를 (이름은 생소하지만) 본 적은 있을 것이다. 요즘 TV연속극에서 보면 호화 저택에 사는 부자들이 집에서 마시는 술이 바로 그것인데 보통의 술병이 둥글게 되어있는 반면 그 술병은 날씬하게 삼각형 구조로 되어 있다.

나도 저 술의 이름은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 하던 차에 작년(2010) 설 특판용의 광고를 접하게 되었는데 생산 년도를 각기 달리한 12병의 판매가를 24천만 원이라고 선전한 술의 이름은 바로 글렌피딕이었다.

깜짝 놀란 나는 본격적으로 그 술에 대하여 인터넷검색을 시작하였다.

 

글렌피딕(Glenfiddich)1886년에 창업된 영국의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라는 회사에서 생산하는데 그곳은 완전히 가족회사라고 한다.(‘윌리엄 그랜트는 창업주의 이름이기도 하다). 주주 및 임원들이 한 가족으로만 구성된 회사가 세계 3대 위스키제조회사에 든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 술의 명성을 알만하지 않는가!

 

글렌피딕은 블렌디드 위스키가 아닌 싱글몰트 위스키이다.

블렌디드 위스키몰트(보리에 싹을 틔어 만든 맥아) 2~30%에 밀, 옥수수 등 다른 곡물로 만든 위스키를 섞어서 만든 것으로 우리가 한두 번씩은 마셔본 발렌타인이 이에 해당하며,

싱글몰트 위스키여러 증류소가 아닌 한 곳에서 만든 원액만으로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 100% 몰트일 뿐 아니라 서로 다른 증류소에서 생산된 몰트도 섞지 않고 한 증류소에서 생산된 몰트로만 만든다는 것이다.

한편, ‘글렌피딕은 어떤 동네 이름이기도 하며, ‘사슴이 있는 계곡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술병을 삼각형으로 만든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위에서 이 술의 판매가를 말했지만 좀 더 자세히 언급하자면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 120년 전통의 숙성 과정을 거쳐 제조해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다는 최고급 글렌피딕 50년산’(750ml)은 전 세계에 50병을 출시하였는데 그 중 2병을 수입한 모 백화점에서 판매가격을 2700만 원으로 정했으며, 1961930일 숙성을 시작해 20091019일에 병입한 총 56병 중 6병이 국내에 들어왔다글렌피딕 1961년 빈티지’(750ml)1900만 원으로 정했다고 한다.

30년산 위스키 한 잔만 마셔도 목에 힘을 주고 자랑하는 우리 같은 서민들이야 언감생심이기에 이렇게 비싼 술을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해 보지만 그 술을 산 사람은 그 술을 마시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마 집의 장식장에 보관하고 있거나 그 어느 누구(권력자?)게 선물하였지 싶다.

 

그렇다면 이 2,700만 원짜리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한 번에 얼마를 입안으로 쏟아 부은 것일까?

양주 750ml을 잔으로 환산하면 대략 30 잔쯤 된다.(양주잔은 30ml이며 8부 정도로 따라서 마신다고 가정) 그렇다면 한 잔에 900,000원이라는 계산이다.

한 병에 면세가로 십만 원이 조금 넘은 21년산 양주도 마시기가 아까워 장식장에 넣어두고 눈으로만 즐기고 있는 나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는 금액이다.

 

좋은 술은 값이 비싸다라는 등식이야 성립하지는 않겠지만 그런 술을 한 번쯤은 마셔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러나 지금은 값이 비싸서 못 마시는 나의 현실을 인정하고, 언젠가는 그런 술을 마시고 싶을 때 돈이 없어 못 마시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하여 마음을 굳게 다잡아본다.

 

굴뚝같다 - 바라거나 그리워하는 마음이 몹시 간절하다.

다잡다 - 다그쳐 단단히 잡다. 들뜨거나 어지러운 마음을 가라앉혀 바 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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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11.10.31 15:31

    155화는 막걸리

    156화는 위스키

     

    다음에는

    국민주 '소주'와

    신의 눈물이라고 불리우는 '와인'과

    코끝으로 마신다는 '꼬냑'에 대해서??????

     

    그렇지만 내가 와인과 꼬냑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꼭 써야 한다면 '쐐주'밖에 없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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