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화 : 비익연리(比翼連理)
자고로 생물학적 관점에서 생명체가 있는 대부분은 암수가 함께 동족보존의 본능에 의거 공생하며 살아간다. 우리 인간들도 다르지 않아 남녀(혹은 부부)가 함께 사랑하며 사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이렇게 같이 사는 부부는 오래 살수록 닮아간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오랫동안 같은 음식을 먹는 등 생활환경이 같았기 때문이리라. 또한 서로 사이가 좋은 부부를 가리켜 ‘잉꼬 부부’라고도 하며 ‘금슬이 좋다’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남녀 간의 사랑을 자로 재듯이 획일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으나 고금을 막론하고 현재까지 우리에게 가장 널리 회자되고 있는 사랑이야기로는 우리나라에서는 ‘성춘향과 이몽룡’, 서양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닌가 한다.
각설하고,
전라북도 도립공원의 하나인 강천산은 산세도 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산책길을 마사토로 깔아놓아 맨발로 걸을 수 있게 하여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탐방객이 많다.
그 강천산 산책길을 걷노라면 우리나라에 몇 개 되지 않은 연리지(連理枝)를 볼 수 있는데 이런 연리지는 아래와 같은 전설을 담고 있다.
『후한 말의 문인인 채옹(蔡邕)은 효성이 지극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채옹은 어머니가 병으로 자리에 눕자 삼년 동안 옷을 벗지 못하고 간호해드렸다. 마지막에 병세가 악화되자 백일 동안이나 잠자리에 들지 않고 보살피다가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侍墓)살이를 했다. 그 후 옹의 방 앞에 두 그루의 싹이 나 점점 자라서 가지가 서로 붙어 성장하더니 결(理)이 이어져 마침내 한그루처럼 되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채옹의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연리지(連理枝)는 당초에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을 비유하여 쓰였는데 최근에는 비익조(比翼鳥)와 함께 남녀 간의 깊은 사랑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즉, 연리지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하고, 비익조는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아니하면 날지 못한다는 전설상의 새’로 이 두 단어를 합하여 ‘비익연리’라고도 한다.
백거이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비련을 “하늘에서는 비익의 새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의 가지가 되어라”고 노래하였는데 아직까지 이 문장은 사랑의 연가로 많이 애창되고 있으며 월탄 박종화선생님도 다정불심이라는 소설에서 이 구절을 인용한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에 소개하는 전북 순창군 강천산의 연리지 외에 우리나라에 산재해 있는 연리지를 소개하니 이 좋은 휴가철에 자기의 반쪽과 함께 찾아가서 다시 한 번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봄이......................
-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소나무
- 충북 괴산군 감물면의 느티나무
- 충남보령시의 외연도의 동백나무
-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의 소나무
- 경기도 화성시 신애리의 버드나무
- 제주도 북제주군 우도의 소나무
- 전남 곡성의 도림사의 단풍나무
- 전북 김제시 금산사의 소나무
- 인천 영종도 백운산의 소나무
-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공원의 때죽나무
비익조(比翼鳥) - ①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아 니하면 날지 못한다는 전설상의 새.(=비익) ②남녀나 부부 사이의 두터운 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연리지(連理枝) - ①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한 것.
②화목한 부부나 남녀 사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연리)
그 무더운 여름도 이제 그 끝을 보이나 보다.
아직도 낮의 햇볕은 많이 따갑지만
새벽이면 잠을 자다가 이불싸움을 하곤 한다.
올 여름엔 휴가다운 휴가를 한 번도 못 갔다.
주말마다 연휴엔 어디론가 가곤했지만
(다음 주도 또 그 다움 주도 약속이 되어 있다)
아내랑 단촐히 휴식을 즐기지는 못했다.
그래서 약속했다.
내년부터는 우리도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자고.
멋없는 나의 뜻을 군소리없이 따라주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비록 팔불출이라고 비웃음을 받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