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21화 : 보람

by 달인 posted Jan 27,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21: 보람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단어인 보람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보람 - 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게 하기 위하여 표를 해둠. 또는 그런 표적. 어떤 일을 한 뒤의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러움이나 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의 가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 풀이는 알고 있을 것이나, 는 조금 생소할 것이다. 나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의 풀이는 아직 형상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의 풀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공통된 신은 하얀 고무신이었다.

그 하얀 고무신을 요즈음은 많이 신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만드는 공장이 없어진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즐겨 찾는 카페인 거금도닷컴 금중 2회 방 37번 글(칠월, 보이지 않는 격려)의 댓글 12번에 달그림자님이 올려놓으신 사진을 보면 법회에 참석하신 수백 명의 스님들의 신들이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그 많은 신들이 하나같이 하얀 고무신임을 보니 아직까지는 고무신공장의 명맥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그 하얀 고무신이 아니고 그 많은 하얀 고무신 중에서 자기의 신을 헷갈리지 않고 찾는 방법인 것이다.

일일이 한 짝 한 짝을 신어 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바로 우리가 예전에 검정 고무신을 신을 때 ×표 내지 , 또는 표 등으로 표시했었던 추억이 있듯이 위 사진속의 신들도 스님들이 자기만의 독특한 표식을 하여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으니 그게 바로 보람인 것이다.

 

현대에 와서 우리가 이 보람이 가장 많이 하는 경우가 바로 비행기로 여행을 할 때이다. , 여행 가방을 일일이 들고 탑승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방은 수화물로 취급하여 화물칸에다 싣게 되는데 비행기에서 내려 자기의 가방을 빨리 찾는다는 게 그리 쉽지가 않다. 빙빙 돌아가는 수하물 수취대(Baggage Claim)에 올려 있는 가방들은 하나같이 모양이 비슷비슷하여 어느 것이 내 것인지 분간하기가 쉽지가 않으니 이럴 경우 바로 자기만이 아는 독특한 보람을 하여두면 쉽게 찾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덧붙여 이야기할 것은 요즘의 장례식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주인들이 신발 분실 주의!’라고 경고성 문구를 써 붙인 것을 보면 그런 곳에서도 좋은 신발을 몰래 바꿔 신고 가는 사례가 있는 모양이다. 꼭 나쁜 마음으로 바꿔 신고 가지는 않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바꿔 신고 가는 사례도 있었다.

나의 경우 서울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는데 밤차를 타고 광주엘 와야했기 때문에 조금 빨리 모임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그런데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이상하게 신이 작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술기운에 발이 부었나?’ 생각하고 개의치 않았는데 다음 날 휴대전화기에 문자가 들어왔다. ‘신발 바뀐 사람 연락 요라고 보낸 발신자의 전화번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생이자 친구인 〇〇이의 것이었다. 우연히도 같은 회사에서 만든 같은 모형, 같은 색깔의 신을 신고 우리는 모였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에다 장례식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절대로 자기의 신을 분실하지 않을 방법을 제시하니 그대로 시행하여 볼일이다.

그 방법은 신을 벗어 한 짝은 신발장의 맨 위 칸 오른쪽에, 다른 한 짝은 신발장의 맨 아래 칸 왼쪽에 넣어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혹 당신이 술에 취해 한잠을 자고 나오더라도 당신의 신은 의기양양하게 그 자리를 저 홀로 지키면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보람.jpg


 

TAG •
  • ?
    달인 2012.01.27 21:11

    설 연휴에는 컴이 없는 곳에서 사느라고

    연휴가 끝난 후에는  본연의 업무인 부가가치세 신고대행으로 바빠서

    이제(신고 마감 후)야 우리말을 올립니다.

     

?

  1. 제24화 : 삭정이1

    제24화 : 삭정이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씩 오르는 산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곳이다’라는 명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을 생각하면 같이 연상되는 나무와 숲, 그리고 바위와 계곡 등등등…… 예부터 이 모든 것이 글과 노래와 그림의 소재...
    Date2012.02.03 By달인 Views3900
    Read More
  2. 제23화 : 상답1

    제23화 : 상답 내가 우리 전라도 사투리를 정리할 때 ‘보꾹’이란 단어를 우리 고향의 사투리라고 하면서 ‘방의 부엌 쪽의 벽에 여러 가지 물건들을 넣어 보관할 수 있게 만든 장. 우리 집에서는 이불이나 책,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를 넣어 보관하는 곳으로 쓰...
    Date2012.02.01 By달인 Views2524
    Read More
  3. 제22화 : 사름1

    제22화 : 사름 올해의 추석이 오늘로 딱 보름 남았다. 예년보다는 조금 이른 추석이기에 햇과일이 나오지 않는단다. 출․퇴근길에 보이는 논의 벼들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초록을 벗고 누렇게 변해 가고는 있지만 보름 밖에 남지 않은 올해의 추석에는 아무래도 ...
    Date2012.01.30 By달인 Views3517
    Read More
  4. 제21화 : 보람1

    제21화 : 보람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단어인 보람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보람 - ①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②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게 하기 위하여 표를 해둠. 또는 그런 표적. ③어떤 일을 한 뒤의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
    Date2012.01.27 By달인 Views2662
    Read More
  5. 제20화 : 밀뵙기1

    제20화 - 밀뵙기 이제 정확하게 3일 후면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인데 역 귀성객이 많다는 보도다. 지난 추석에도 그랬고 이번 설에도 그러한 것으로 보아 아마 이런 풍습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음은 오늘부터 ...
    Date2012.01.20 By달인 Views2912
    Read More
  6. 제19화 : 망고1

    제19화 : 망고 요즘에도 설날이나 정월 대보름날이면 연을 날리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 방송을 하긴 하지만 연을 날리는 곳이 시골이 아니라 도회지의 특정 지역이 대부분이다. 또한 연도 어릴 적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날렸던 그런 순수한 연이 아니라 전문...
    Date2012.01.18 By달인 Views3619
    Read More
  7. 제18화 : 반살미1

    제18화 – 반살미 나는 요즘의 젊은이들을 만나면 우리나라의 인구에 대한 실상을 설명하고는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능력이 되는 한 자식은 많이 낳으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나의 의견에 동조는 하면서도 본인이 그렇게 하기는 싫다고 답변한다. ...
    Date2012.01.16 By달인 Views3711
    Read More
  8. 제17화 : 발맘발맘1

    제17화 - 발맘발맘 제주여행을 하다보면 필수적인 코스가 잠수함을 타 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마라도잠수함을 타고 수심 30m까지 내려가 보았다. 바다 속도 육지와 같이 계곡이 있어 고저가 있고 땅(모래)이 있으며 생물이 살고 있다. 한편 바다에서 가장 깊...
    Date2012.01.13 By달인 Views3931
    Read More
  9. 제16화 : 방망이3

    제16화 - 방망이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망이는 빨래를 하는 빨래방망이도 아니요 다듬이질을 하는 다듬이방망이도 아닌, ‘금 나와라, 똑딱!’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똑딱!’하면 은이 나오는 도깨비방망이도 아니며, 남자의 그것과 비슷하게...
    Date2012.01.11 By달인 Views3311
    Read More
  10. 제15화 : 물수제비1

    제15화 – 물수제비 여러분은 영화나 티브이에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강가를 걷다가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져 있는 남자가 손아귀에 들어오는 조그맣고 납작한 조약돌을 집어 들고 허리를 비스듬히 숙여 강으로 돌팔매질을 하면 그 돌은 물위를 ‘통통통통통~...
    Date2012.01.10 By달인 Views4362
    Read More
  11. 제14화 : 민낯1

    제14화 : 민낯 요즈음 TV에 나오는 여자들을 보면 왜 그리도 하나같이 예쁜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팔등신이고, 피부도 그렇게나 곱고. 그 미인들의 이름을 여기에다 다 쓰려면 100명도 넘게 써야 하고,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고 토라질 어떤 여자의 투기...
    Date2012.01.09 By달인 Views3374
    Read More
  12. 제13화 : 모릿줄1

    제13화 - 모릿줄 지난 8월 초에 녹동에 있는 고흥수협 공판장에 들렀는데 낚을 고기는 귀하다는데도 활어는 그런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무엇으로 잡느냐는 물음에 대부분이 주낙이라는 대답이다. ‘주낙’하면 떠오르는 단상이 있으니......! 200 ~ 300 m 정도...
    Date2012.01.06 By달인 Views368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Next
/ 10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