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18화 : 반살미

by 달인 posted Jan 16,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18반살미

 

 

 

나는 요즘의 젊은이들을 만나면 우리나라의 인구에 대한 실상을 설명하고는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능력이 되는 한 자식은 많이 낳으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나의 의견에 동조는 하면서도 본인이 그렇게 하기는 싫다고 답변한다.

빠른 결혼의 권유에 대하여는 결혼이라는 굴레에 얽매이기 싫다는 것이고, 자식을 많이 낳으라는 권유에 대하여는 과중한 생활비(특히 교육비) 부담과 자아실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주원인이다.

이에 대하여 나는 다시 좀 더 심층적으로 우리나라의 인구수 및 연령대별 구성비를 설명하고 이 상태라면 얼마 되지 않아 피부양자(직장이 없는 노인)가 부양자(세금을 내는 직장인)보다 많아지는 시대가 올 것이며, 조금만 더 멀리 내다보면 우리 한민족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극한 상황까지도 예측된다고 열변을 토해 보지만 막무가내다. 하기야 내가 낳아 기른 내 딸마저도 나의 이런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니 말해서 무엇하랴만.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이 왜 이런 상황에까지 내몰려 왔을까?

돌이켜보면 우리 같은 50년대 출생자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1970년대 후반부터 인구 밀도가 세계 몇(?) 위라고 걱정하면서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고 외치며 산아제한을 국가의 최우선시책으로 삼았던 것이 그 주요 원인일 것이다.

 

국가의 3대 요소가 국토, 국민, 주권이라면 국토는 한정되어 있어 전쟁을 통하지 않고서는 인위적으로 늘릴 수 없기 때문에 국민의 많고 적음이 곧 국력의 크고 작음의 지표가 된다는 것을 당시의 위정자들은 정말 몰랐을까?

교육정책이 백년대계라면 인구정책은 천년대계 아니 영구대계일진데 이렇게 불과 몇 십 년 뒤를 예측하지 못하고 산아제안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했던 그 사람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당시 공무원의 신분이었던 나도 서슬이 퍼런 군부정치 하에서 그들의 무언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어찌할 수 없이 2명의 자녀만 두고 어떤 시술을 받아야만 했으니, 결혼하기 전부터 아들 둘, 딸 하나를 원했던 나로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그러나 길어지므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오늘의 단어에 대해서만 얘기하자.

 

옛날 시골의 각 자연마을은 거의 모두가 친인척으로 맺어진 자자일촌이었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결혼을 하면 친인척들이 가까운 순서에 따라 신랑신부를 자기 집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며 서로의 관계를 확인시켜 주는 정겨운 풍습이 있었는데 이렇게 갓 혼인한 신랑이나 신부를 일갓집에서 처음으로 초대하는 일 반살미라고 한다.

 

요즈음은 대부분 자녀의 수가 2명뿐이니 일가라는 말이 사라져가고, 그나마 각자의 사정에 따라 고향을 등지고 전국으로 흩어져 살아가고 있는 생활방식에서는 반살미 같은 아름다운 풍습들이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새로이 한 가족이 되는 사람을 맞아들이는 또 다른 우리만의 어떤 아름다운 풍습을 우리들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근친(覲親) - 시집간 딸이 친정에 가서 부모를 뵘.

배내리 - 시집간 색시가 친정에 가서 어른들을 뵘.

풀보기 - 신부가 혼인한 며칠 뒤에 시부모를 뵈러 가는 일.

 

 

?

  1. 제24화 : 삭정이1

    제24화 : 삭정이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씩 오르는 산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는 곳이다’라는 명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을 생각하면 같이 연상되는 나무와 숲, 그리고 바위와 계곡 등등등…… 예부터 이 모든 것이 글과 노래와 그림의 소재...
    Date2012.02.03 By달인 Views3899
    Read More
  2. 제23화 : 상답1

    제23화 : 상답 내가 우리 전라도 사투리를 정리할 때 ‘보꾹’이란 단어를 우리 고향의 사투리라고 하면서 ‘방의 부엌 쪽의 벽에 여러 가지 물건들을 넣어 보관할 수 있게 만든 장. 우리 집에서는 이불이나 책,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를 넣어 보관하는 곳으로 쓰...
    Date2012.02.01 By달인 Views2523
    Read More
  3. 제22화 : 사름1

    제22화 : 사름 올해의 추석이 오늘로 딱 보름 남았다. 예년보다는 조금 이른 추석이기에 햇과일이 나오지 않는단다. 출․퇴근길에 보이는 논의 벼들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초록을 벗고 누렇게 변해 가고는 있지만 보름 밖에 남지 않은 올해의 추석에는 아무래도 ...
    Date2012.01.30 By달인 Views3517
    Read More
  4. 제21화 : 보람1

    제21화 : 보람 오늘 소개하고자하는 단어인 보람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보람 - ①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②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게 하기 위하여 표를 해둠. 또는 그런 표적. ③어떤 일을 한 뒤의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
    Date2012.01.27 By달인 Views2661
    Read More
  5. 제20화 : 밀뵙기1

    제20화 - 밀뵙기 이제 정확하게 3일 후면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인데 역 귀성객이 많다는 보도다. 지난 추석에도 그랬고 이번 설에도 그러한 것으로 보아 아마 이런 풍습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음은 오늘부터 ...
    Date2012.01.20 By달인 Views2911
    Read More
  6. 제19화 : 망고1

    제19화 : 망고 요즘에도 설날이나 정월 대보름날이면 연을 날리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 방송을 하긴 하지만 연을 날리는 곳이 시골이 아니라 도회지의 특정 지역이 대부분이다. 또한 연도 어릴 적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날렸던 그런 순수한 연이 아니라 전문...
    Date2012.01.18 By달인 Views3618
    Read More
  7. 제18화 : 반살미1

    제18화 – 반살미 나는 요즘의 젊은이들을 만나면 우리나라의 인구에 대한 실상을 설명하고는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능력이 되는 한 자식은 많이 낳으라고 권유한다. 그러나 십중팔구는 나의 의견에 동조는 하면서도 본인이 그렇게 하기는 싫다고 답변한다. ...
    Date2012.01.16 By달인 Views3711
    Read More
  8. 제17화 : 발맘발맘1

    제17화 - 발맘발맘 제주여행을 하다보면 필수적인 코스가 잠수함을 타 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마라도잠수함을 타고 수심 30m까지 내려가 보았다. 바다 속도 육지와 같이 계곡이 있어 고저가 있고 땅(모래)이 있으며 생물이 살고 있다. 한편 바다에서 가장 깊...
    Date2012.01.13 By달인 Views3930
    Read More
  9. 제16화 : 방망이3

    제16화 - 방망이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망이는 빨래를 하는 빨래방망이도 아니요 다듬이질을 하는 다듬이방망이도 아닌, ‘금 나와라, 똑딱!’하면 금이 나오고 ‘은 나와라, 똑딱!’하면 은이 나오는 도깨비방망이도 아니며, 남자의 그것과 비슷하게...
    Date2012.01.11 By달인 Views3310
    Read More
  10. 제15화 : 물수제비1

    제15화 – 물수제비 여러분은 영화나 티브이에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강가를 걷다가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번져 있는 남자가 손아귀에 들어오는 조그맣고 납작한 조약돌을 집어 들고 허리를 비스듬히 숙여 강으로 돌팔매질을 하면 그 돌은 물위를 ‘통통통통통~...
    Date2012.01.10 By달인 Views4361
    Read More
  11. 제14화 : 민낯1

    제14화 : 민낯 요즈음 TV에 나오는 여자들을 보면 왜 그리도 하나같이 예쁜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팔등신이고, 피부도 그렇게나 곱고. 그 미인들의 이름을 여기에다 다 쓰려면 100명도 넘게 써야 하고,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고 토라질 어떤 여자의 투기...
    Date2012.01.09 By달인 Views3373
    Read More
  12. 제13화 : 모릿줄1

    제13화 - 모릿줄 지난 8월 초에 녹동에 있는 고흥수협 공판장에 들렀는데 낚을 고기는 귀하다는데도 활어는 그런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무엇으로 잡느냐는 물음에 대부분이 주낙이라는 대답이다. ‘주낙’하면 떠오르는 단상이 있으니......! 200 ~ 300 m 정도...
    Date2012.01.06 By달인 Views368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Next
/ 10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