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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 손녀딸을 보면서

by 무적 posted Feb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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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손녀딸을 보면서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사랑함. 또는 그런 사랑.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른다.고 국어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이 설명보다는 자기가 낳은 자식보다 그 자식이 낳은 손주를 더 사랑함이라고 에둘러 해석해 본다.

그 이유는 작년에 태어난 나의 손녀딸인 해은(海恩)이 때문이다.

20103월에 결혼한 아들 녀석이 첫아이()을 순산했다는 소식을 전해 온 시각이 지난 201274일 오전 1110분이었다. 드디어 나도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기쁜(?) 마음으로 점심시간에 산부인과에 가서 갓 태어난 손녀딸과 감격스런 첫 대면을 한지가 오늘로 만 7개월하고도 열흘이 지난,

 

우리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살고 있는 해은이는 2~3일 간격으로 우리 집에 와서 놀고 가곤 하는데 아직까지 별 탈 없이 잘 자라 이제 몸무게가 9Kg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렇게 조그마한 해은이지만 그도 사람이라고 오감(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은 확실하게 발달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은아!’하고 이름을 부르면 고개를 돌려 쳐다보면서 위아래에 두 개씩 난 하얀 이를 내보이며 제법 웃기도 하며, 이따금씩 자기엄마 젖 대신에 떠 먹여 주는 죽을 받아먹다가 덜 식은 부분이 입에 들어가면 뜨겁다고 온갖 고갯짓에 오만상을 찌푸리며 밥을 뱉어내기도 하고, 간지럼을 태우면 몸을 비틀면서 걀걀걀하고 웃는 것을 보면.

 

이제는 점점 우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자만의 옹알이가 늘어가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배밀이를 못한 해은이는 신통하게도 자기가 가고 싶은 곳엔 뒹굴어서 가곤 하다가 어느 날부터 배밀이를 시작했다. 물론 배밀이가 아직은 서툴러 목표지점이 조금 멀다 싶으면 다시 뒹굴어서 가곤 하는 해은이를 보고 내가 저 녀석은 다음에 체조선수가 되려나!’ 했더니 해은이 할머니는 해은이가 물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수영선수가 될 것이란다. 집사람의 말을 듣고 보니 그럴 법도 하다.

해은(海恩)이란 이름은 집사람이 다니는 절의 주지 스님이 해은이는 학문을 할 사주라고 하면서 지어준 이름인데 바다 해()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물과의 인연도 꽤 있지 싶다!

 

나는 매일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면 처음 하는 말이 우리 해은이 잘 잤느냐?’이다. 그 이유는 눈을 뜨면 곧바로 보이는 곳에 해은이의 사진이 있기 때문이다. 해은이의 백일 기념사진 중의 한 장인데 아직 혼자 앉지 못하는 해은이가 곰돌이를 의지하고 앉아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집에 있을 때는 그 사진을 보면서 시도 때도 없이 해은이를 불러대는 나를 보고 집사람은 질투 아닌 질투도 하지만 이따금씩 해은이를 안고 내 사무실로 놀러오는 당신도 그런 마음이라는 것을 내 모르지 않는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고 있는 손녀딸을 보면서 나는 새삼 생명에의 경이를 느낀다.

자고 있는 모습은 어찌 그리 지 애비를 닮았는지!

이번 설날에 큰집에서 내 아들(해은이 아빠)의 백일 사진을 보던 며느리 왈,

딱 해은이네요 뭐!”

그래, 우리 이쁜 강아지 해은아!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무럭무럭 자라만다오.

네가 걸을 수 있을 때 신을 신과 네가 걸어서 나들이할 때 입을 옷은 너의 고모가 미리미리 준비해 놓았단다.

 

그런 해은이가 지난 설날에 우리에게 생애 첫 세배(?)를 하고는 대전에 있는 자기 외가에 갔다. 해은이 이모의 결혼식(예정일:39)을 마치고 온다니 앞으로 23일여를 기다려야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날마다 며느리가 휴대폰 영상통화로 해은이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게 어디 직접 보는 것과 같으랴!

우리 해은이를 다시 만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나는 엉뚱한 걱정을 하고 있다. 이제 서서히 낯가림을 시작하는 우리 해은이가 한 달 동안 헤어져 있어 보지 못했던 할아버지 얼굴도 몰라보고 나의 품에 안기지 않으려 울음보를 터트리면 어쩌나 하는.

 

 

손녀딸(孫女-) : ‘손녀를 귀엽게 이르는 말.

손녀(孫女) : 아들의 딸. 또는 딸의 딸.

손자(孫子) : 아들의 아들. 또는 딸의 아들.

손주(-) : 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이르는 말.(20118월에 표준어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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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13.02.15 04:51

    점점
    나 자신보다는 자식의 일이
    그 자식보다는 그 자식의 자식의 일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게 손주를 본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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