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한 분 살고 있었네
소록도 남쪽 바다
거금도 속
이 세상 최초의 손님들에게
섬을 사랑하는 법 조금씩 가르쳐주고
무인도 저쪽에서 쉬고 있는 바람을 풀어
고단한 영혼을 푸르게 식혀주고
우리들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길을 열어주었지
밤이면 누워서 꿈꿀 방을 하나씩 나누어 주고
마을 선창가에 달과 별을 띄워 주웠지
오래오래 연주해 주었네
수평선이 보내온 파도의 노래를
우리들은 바다에 귀를 대고 어둠 속에 둘러앉아서
아득한 첫사랑을 이야기하고
섬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갯마을과 간척지를 이야기하고
주고 받았네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를
다시 돌아오는 사연을
새벽이면
몽돌 해안에 가서 숨쉬는 돌을 내려다보고
아침이면
자연산 오페라 하우스가 있는 금당도를 돌아보고
낮이면
비 내리는 바다 위에 두둥실 배를 띄웠네
그랬네, 우리들의 어머니는
대문 앞에 늘 꽃처럼 웃으며 서 계셨네.
2001/8/11일 23시 27분
⊙ 발표문예지 : <우이시> 9월호(제159호.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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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록산문집명 :
⊙ 수록동인집명 :
⊙ 발표일자 : 2001년09월 ⊙ 작품장르 : 현대시
정성수(丁成秀) 장 르 : 시인 Email : chung@poet.or.kr 홈페이지 : http://www.poet.or.kr/chu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