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하듯 내리꽂히는 빗줄기
밤알만한 빗방울------
해면에 닿자마자 물기둥을 세우고
은빛 왕관을 만들어 씌워 주었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우리는
갈길 잊고 서 있는 나무들처럼
뿌리까지 흔들리면서
무작정 막소주를 마셔댔다
이제껏 지고 온 세상의 무게도 잊고
그렇게 하루가 노박이로 젖었다
치맛자락이 무거워
바다는 자꾸 쓰러지며
너울 타는 파도를 일으키고
우리는 영혼까지도 벗어 놓았다
사람도 섬이 되는 것을
우리는 거금도 바다에서 알아버렸다
섬이 바닷속으로 떠나가고
우리가 섬이 되어 빗속에 떠 있었다.
⊙ 발표일자 : 2001년08월 ⊙ 작품장르 : 현대시
|
홍해리(洪海里) 장 르 : 시인 Email : hl@poet.or.kr 홈페이지 : http://www.poet.or.kr/h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