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10화 : 대우

by 달인 posted Jan 02,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10: 대우

 

 

 

오늘날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자족률이 쌀을 제외하고는 30% 이하라고 한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하고 새마을노래가 마을 확성기에 울려 퍼지는 70년대에는 80% 정도! 어쩌고 하였는데 말이다.

 

그때 당시의 우스개이야기 하나.

전국의 각 면사무소에서는 식량 자급자족률을 높이기 위하여 각 농가의 논두렁에 콩 심기를 적극 권장하였다. 이른바 논두렁 콩 심기 추진 운동이다.

그리고 그 추진 실적을 상부에다 보고해야 했다.

군부가 통치하는 시절인지라 모든 것을 줄 세우기 잣대로 평가를 받다보니 (그런데 이러한 실적위주의 통치술은 작금의 행정부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이제는 해마다 실적을 부풀려서 보고를 해야만 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부풀리기도 한도가 있지!

어느 해부터는 그 보고서의 논두렁에 콩을 심은 면적이 논의 면적보다 많아졌다는 웃지 못 할 기사를 신문에서 본 사실이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하기야 컴퓨터가 발달한 지금 시절에도 말단 하급기관(, , )의 인구통계가 가공이라는 말이 돌고 있는 실정이니 말해서 무엇하랴마는.(하기야 그 이유가 옛날과는 전혀 다르다. 지금은 인구가 적으면 기구를 축소하여 예산이 부족하게 책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유권자의 수를 조작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는 믿거나 말거나이다)

 

각설하고

지금도 작물을 심는 밭의 이랑이랑 마다에 콩이나 팥 따위의 심는데 우리는 그것들을 머드러기(녹두, 돈부 ,팥 등의 총칭)라고 하였다. 이렇게 봄에 보리, , 조 따위를 심은 밭의 이랑이나 이랑 사이에 콩이나 팥 따위를 드문드문 심는 일대우라고 한단다. 또한 우리가 사투리로 사용했던 머드러기라는 말은 아래의 뜻을 지닌 버젓한 표준어였으니 새삼 우리말이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머드러기 -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여럿 가운데서 가장 좋은 물건이나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편 논밭은 한 번의 농작물을 수확하고 나면 지력을 높이기 위하여 쟁기질을 하는데 논은 모내기가 시작되는 봄철에 하지만 밭은 그루갈이 때문에 그때그때 하여야 한다.

우리 금산의 밭은 당시 보리와 고구마의 이모작이 주였기 때문에 보리를 베어내고 나면 즉시 쟁기질을 하였는데 이 쟁기질은 앞에서 말한 지력을 높이기 위함과 고구마를 심을 두둑을 만드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왜 내가 이런 설명을 하느냐하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던 두둑이나 이랑 등을 확실하게 알고 사용하기 위함이다.

두둑과 이랑 등의 사전적 풀이를 먼저 살펴보자.

 

두둑 : 밭과 밭 사이에 길을 내려고 흙으로 쌓아 올린 언덕.

논이나 밭을 갈아 골을 타서 두두룩하게 흙을 쌓아 만든 곳. 물갈 이에는 두 거웃이 한 두둑이고 마른갈이나 밭에서는 네 거웃이 한 두둑이다. (=이랑)

거웃 : 한 방향으로 한 번, 죽 쟁기질하여 젖힌 흙 한 줄. 양방향으로 한 번 씩 쟁기질하여 두 번 모으거나 양방향으로 두 번씩 쟁기질하여 네 번 모아서 한 두둑을 짓는다.

고랑 : 두둑한 땅과 땅 사이에 길고 좁게 들어간 곳을 이랑에 상대하여 이 르는 말.

이랑 : =두둑.

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을 아울러 이르는 말.

 

위 내용을 좀 더 알기 쉽게 풀이하여 보면

두둑은 밭과 밭의 경계를 말하기도 하고(의 풀이), 고구마를 심기 위하여 두둑하게 쌓아 만든 곳(의 풀이)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만들기 위하여는 최소 두 거웃이 필요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랑은 두둑과 두둑 사이의 홈이 진 곳을 말하며, 이랑은 이따금씩 두둑 같은 의미로도 쓰이지만 보편적으로는 두둑 고랑을 합하여 통칭하는 단어인 것이다.

 

쟁기질로 고구마를 캐던 늦은 가을날,

품앗이로 같이 일한 여러 사람들과 두둑에서 마셨던 막걸리가 생각난다.

  • ?
    달인 2012.01.02 20:45

    구랍 12월 13일에 녹화하였던 우리말 겨루기(패자부활전)가

    오늘 방송되었다.

     

    나의 모습이 어떻게 비추어졌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막상 방송이 되고나니 시원섭섭하다.

     

    이젠 정말 방송에서 다짐했던  달인세무사가 되어야할 터인데!

?

  1. 제12화 : 감똥1

    제12화 : 감똥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은 무슨 꽃일까? 진흙에서 자라지만 그 더러움이 물들지 않아 화중군자(花中君子)라고 불리는 연꽃? 화중신선(花中神仙)으로 불리는 해당화? 찬 서리에도 굴하지 않고 고고하게 핀 국화? 그것도 아니면 그 청초함으...
    Date2012.01.04 By달인 Views3734
    Read More
  2. 제11화 : 들메1

    제11화 : 들메 고무신. 그것도 태화고무 타이어표 검정고무신!(내 기억이 맞나???) 아버지들은 하얀 고무신을 신었는데 우리들은 한번 신으면 발이 커서 맞지 않을 때까지 신어야 했던 질기디 질긴 검정고무신. 우리는 초등학교시절 내내 이 검정고무신을 산 ...
    Date2012.01.03 By달인 Views3893
    Read More
  3. 제10화 : 대우1

    제10화 : 대우 오늘날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자족률이 쌀을 제외하고는 30% 이하라고 한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하고 새마을노래가 마을 확성기에 울려 퍼지는 70년대에는 80% 정도! 어쩌고 하였는데 말이다. 그때 당시의 우스개이야기 하나....
    Date2012.01.02 By달인 Views3929
    Read More
  4. 제9화 : 대궁1

    제9화 : 대궁 나의 경우 어린 시절 이야기의 밑바탕에는 거의가 가난이라는 주제가 흐르는 것 같다. 하기야 어디 나뿐이랴! 5~60대의 우리나라 사람들 중 가난을 모르고 풍족하게 산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한 35년간(흔히들 일제치하를 36년이라고 말하는데 ...
    Date2011.12.31 By달인 Views3134
    Read More
  5. 제8화 : 쫀뱅이 낚시1

    제8화 : 쫀뱅이 낚시 요 몇 년 동안 우리 거금도 부근에서 보이지 않아 멸종되었나 싶었던 쫀뱅이가 재작년부터인가 녹동 활어공판장에 나타나서 하도 반가웠다. 쫀뱅이는 붉은 흑갈색이나 배 쪽은 희며, 몸에 비해 머리가 크고 눈도 뒤룩뒤룩 크다. 또한 가시...
    Date2011.12.30 By달인 Views4169
    Read More
  6. 제7화 : 모숨1

    제7화 : 모숨 우리 금산과 같이 농․어업을 생업을 삼았던 곳의 일 년 중 가장 한가한 계절은 어느 계절일까? 다른 마을은 몰라도 겨울에 김을 하는 우리 쇠머리마을은 아무래도 여름철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하여 여름철이 일 년 중 가장 한가한 계절이라는...
    Date2011.12.29 By달인 Views3550
    Read More
  7. 제6화 : 감풀1

    제6화 : 감풀 우리 금산 사람들은 거의가 바다를 생활의 근거지로 삼았기에 물때의 영향을 아니 받을 수 없어 물때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바다와 바로 접해 있는 우두마을 출신이므로 어느 누구 못지않게 그 물때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자부한...
    Date2011.12.28 By달인 Views3316
    Read More
  8. 제5화 : 물질1

    제5화 : 물질 해녀들이 바다 속으로 들어가서 해산물을 따는 일을 ‘물질’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이 물질을 해녀들이 많다는 제주도에서도 보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우리 쇠머리 앞 바다에서도 심심치 않게 물질하는 광경을 볼 수가 있었으니……...
    Date2011.12.27 By달인 Views2950
    Read More
  9. 제4화 : 희아리1

    제4화 : 희아리 요즈음도 이따금 ‘물 먹인 소를 잡다가 적발되었다’라는 뉴스가 나오곤 한다. 이렇게 「소 장수가 소의 배를 크게 보이도록 하기 위하여 억지로 풀과 물 을 먹이는 짓」을 ‘각통질’이라 하는데, 나는 소 장사를 해 보지 않았으므로 각통질을 해...
    Date2011.12.26 By달인 Views2509
    Read More
  10. 제3화 : 가대기1

    제3화 : 가대기 각 부두에는 항운노조라는 것이 있다. ‘노조’는 ‘노동조합’의 준말로 근무하는 회사와 대립되는 개념인데 항운노조의 경우 근무하는 회사가 없이 근무하는 사람들로만 조합을 결성하였으니 그 상대는 결국 하역회사가 될 것이다. 곧, 선주나 화...
    Date2011.12.25 By달인 Views3450
    Read More
  11. 제2화 : 마중물1

    제2화 : 마중물 아직 수도시설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1960년대. 우리가 유학하고 있는 광주 등 도회지의 식수원은 펌프로 퍼 올리는 지하수가 주였다. 물론 당시에 차츰차츰 수도설비를 하고 있어서 우리가 자취를 하고 있는 집에도 수도는 설비되어 있었다. 그...
    Date2011.12.24 By달인 Views3282
    Read More
  12. 제1화 : 뚜껑밥2

    <쓰기 시작하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달리 우리말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과 최명희 님의 ‘혼불’을 만나고부터 더욱더 우리말에 매료되었다. 그리하여 ‘전라도 사투리 모음’을 필두로 ‘재미있는 속담들’, ‘순우리말 모음’에 이어 ...
    Date2011.12.23 By달인 Views42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Next
/ 10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