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 마중물
아직 수도시설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1960년대.
우리가 유학하고 있는 광주 등 도회지의 식수원은 펌프로 퍼 올리는 지하수가 주였다. 물론 당시에 차츰차츰 수도설비를 하고 있어서 우리가 자취를 하고 있는 집에도 수도는 설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수돗물을 쓰는 경우에는 그 사용요금을 내야 하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돗물보다는 펌프로 퍼 올린 물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런데 그 펌프라는 것은 계속 사용할 때는 그냥 펌프질만 하여도 물이 나오는데 일정 시간동안 사용하지 아니하면 아무리 펌프질을 하여도 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펌프의 원리가 공기압을 이용하는 것인데 그 공기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고무패킹(packing)이 말라서 그 틈새로 공기가 빠져나가 일정한 공기압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펌프를 일정한 공기압 상태로 끌어올리기 위하여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펌프 통에 붓고 펌프질을 몇 번 하면 물이 나오게 되는데 이렇게 펌프 통에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이 마중물과 관련하여 뒷사람을 배려하고 서로가 공생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로 인류에 회자되고 있는 일화를 소개한다.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던 사람이 목이 말라 고통스러워하다 펌프 하나를 발견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펌프 속에는 물이 한 방울도 없다. 실망하면서 돌아서려다 펌프에 적혀 있는 글을 읽게 된다.
‘펌프에서 동쪽으로 2m쯤 되는 곳의 모래를 파헤치면 큰 돌이 나올 것이다. 그 돌을 들면 플라스틱 통이 있다. 통 안에는 물이 가득 있으나 절대로 마셔서는 안 된다. 그 물을 펌프에 서서히 부으면서 계속 펌프질을 하라. 그러면 당신은 넘치는 물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 있던 물통에 물을 넣어 마개를 꼭 막은 다음 다시 제자리에 놓은 후 돌을 덮고 모래를 덮어 두라’
누구든지 돌 밑에 있는 통의 물을 발견했을 때 유혹이 생길 것이다.
‘이 물을 조금 마시면 안 될까?’
‘만일 펌프에 물을 다 부어도 샘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물을 마시고 나의 갈증만 해결할 것인가? 공생을 위해 욕구를 자제할 것인가?
하지만 통에 있는 물은 한없이 많이 흘러가는 지하수를 끌어올리는데 꼭 필요한 것이다. 만일 그 물이 없으면 지하수도, 펌프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다행히 그 펌프가 계속 사막을 지나는 사람들의 목을 시원하게 해 주는 생명수가 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많은 사람의 유익을 위해 자신의 욕구를 절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자기만을 위해 통 속에 있는 물을 마셔 버린다면 뒷사람들은 모두 목이 마르는 고통을 당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무엇의 마중물이 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자 당신의 선택이다.
‘마중물’이란 단어의 멋들어진 사용례를 소개하면서 맺는다.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광주의 5․18은 민주주의의 마중물로 자리매김되었다.」
마중물 - 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아니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위에 서 붓는 물.
자리매김 - 사회나 사람들의 인식 따위에 어느 정도의 고정된 위치를 차지 함. 또는 그런 일.
이제 딱 1주일이 남은 2011년.
오늘은 서울에서 친구가 온다고 했는데 무엇을 대접할꼬?
또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