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에서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나올 때 가장 먼저 내 눈 앞에 나타난 광경은
길 건너 넓은 공터 뒤에 나즈막한 야산이 있는데 산등성이에 듬성 듬성 서 있는 소나무와 잡목 사이에 주변에 있는 나무들 보다 조금은 키가 더 커 보인 두 그루 나무위에 조그만한 까치집이 한개씩 매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우리나라 속담에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으니 이른 아침 맨 처음 뵈는 까치집은 길조임엔 틀림 없으리라
오늘도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좋은일만 가득 하길 기원 하면서 나의 직장인 황진이 마트에 문 열려 출근한다.
다람쥐 채 바퀴 돌듯 왼 종일 마트안에서 돌고 도는 생활의 연속이지만 까치가 살고 있는 둥지가 바로 건너편에 있음에 희망이 있고 기대감이 있어 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 며칠 전 부터 웅웅대는 중장비 소음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 와서 철판으로 사람키 보다 훨씬 높은 울타리를 쳐 대더니 땅을 파 대기 시작한다.
이제 얼마후면 거무틱틱하고 칙칙한 시멘트 건물이 한칸 한칸 올라가 빌딩의 숲을 이룰 것이고 그로 인해서 나의 시야에서 까치집도 영원히 사라지고 말 것인데 그렇다면 이 삭막한 풍경을 난 어떻게 감당해만 하나
까치는 지기집 앞에 불쑥 솟아난 괴물 같은 콘크리트빌딩 때문에 삶의 터전이 파괴 되었다고 영영 먼 곳으로 날아가 버리지나 않을지!
까치야 가지마라 너 마저 떠나가면 난 어떡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