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양파 북치고 햇살 가득한 들녁
쑥 뜯는 아낙네들 여유로운 모습 봄비에 묻어온다.
집 떠나 가로등불, 흑인 이빨 같은 광주땅
보통사람 잘난사람 탁한 숨 몰아쉬며
넉넉한 웃음 보내오지만
매일 밤 나는 적대봉 보듬어 안고
수평선 가까이 너울거리는등대의 꿈을 꾼다.
/황 란 시인
인터넷 검색중에 찾은 반가운 글입니다..02년 3월 26일자 디지털 호남매일에 실린 내용입니다..
황란씨(45·사진)는 주부 詩人이다.
그녀가 쓴 시 3편과 수필 1편이 다박솔문학동인 1집에 실렸다.
그녀는 “아직은 덜 다듬어졌다”는 말로 겸손해 했지만 그녀의 수필 ‘봉덕각시를 아십니까’가 동인집의 제목으로 쓰였으니 녹록치 않은 실력이다.
황씨는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에서 태어났다. 45년여를 그곳에서 보냈으니 ‘섬사람’이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그래서일까. 그녀의 내면에는 항상 거금도가 놓여 있다.
그녀가 쓴 시에는 거금도의 바다와 거금도의 사람들이 주로 그려져 있다. 「옆집아재 흥얼거리는 노래에 마늘양파 북치고 햇살 가득한 들녘 쑥 뜯는 아낙네들 여유로운 모습 봄비에 묻어 온다.」(거금도를 그리며 中). 「때로는 차분하고 숨가쁘게 몰려와도 고래등같은 마음으로 쓸어주고 조용하게 보듬어 안은 너를 본다.」(바다 中) 거금도에 대한 그녀의 그리움은 예견됐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9월 남편을 따라 광주로 올라온 이후 그녀는 한동안 바깥출입을 못했다. 2달여 동안 감기와 급성 축농증으로 고생하며 회색빛 콘크리트에 둘러쌓인 도시에 적응해야만 했다.
이후 그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자 서구문화원 문예창작반에 들어갔다. 그녀의 습작 주제는 당연히 거금도였다.
드넓은 바다와 텃밭을 일구는 순박한 사람들,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김을 생산하는 어부들은 자연스레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 때문에 그녀의 시에는 진막금이, 연목금이, 오천, 용섬, 청석리 등 거금도의 곳곳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있다.
그녀는 지금 시 창작뿐만 아니라 도예와 서예, 다도, 문인화도 배우고 있다. 속된 표현으로 ‘먹고 살만하니까 취미로 배우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섬사람들과 이런 것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하나 덧붙인다면 못 배운 고향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소박한 바람 때문이다.
/김성후 기자 albatross@honammaeil.co.kr
2002. 03.26. 09:53 입력
발췌:
호남매일 http://www.honammaeil.co.kr/searchview.php3?no=19165
마음으로읽고 눈으로읽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생을 그리는 아늑한 추억으로 읽었다네
그 옛날 천둥벌거숭이 시절 보았던 그리운 얼굴
내 청춘의 그리움이있는곳 금진
그곳엔 눈내리는 겨울이있고 백야의 고운달빛이 있었다
신금방파제 ! 달빛고운 그날의 밤
은파가 들여주던 다정했던 밀어들
이제 세월은가고 희미한 흑백사진한장
마른가지위에 나부끼고있다
오늘처럼
낮달이 호수위에 비추는날은
푸른별 하나가 호수위에 내려와 앉는다
황란시인 ! 참으로 반갑네
고향풍경이 물씬 풍기는 서정성 그속엔 따뜻한 정이 있고
소박한 진실이 묻어 있었네
토속적인 어투가 정감을 더해가고 매일밤마다 적대봉을 만난다는 그리운생각들
황시인만이 느낄수있는 향수빛 노을이었다네
황여사!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길 빌겠네 ( 서울에서 황란이를 잘아는 오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