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버려라
목사가 슈퍼에서 소주 두병을 손에 들고 계산대 앞에 서있는 것을 봤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어떠한 부부가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언제나 손을 꼭 잡고 다녔습니다. 이들은 어느 날 거룩한 성찬식 때 성찬을 받기 위해 강단 앞으로 나가면서도 손을 잡고 나왔습니다. 떡을 떼고 포도주를 마실 때도 남편이 떡과 포도주를 부인의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교인들은 이들의 행동을 이상한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부인의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목사님이 장례식에 참석해 위로해 주었습니다. 바로 그때 남편은 그간의 사정을 목사님께 말씀드렸는데 이들 부부는 둘 다 시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착각은 자유지이만 함부로 남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나는 잘 정돈 된 백화점보다 재래시장을 좋아합니다. 사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화요일 저녁이었습니다. 날씨는 손등이 시리게 추웠지만 머리를 식히기 위해 잠시 동원시장에 들려서 꼴뚜기, 갑오징어를 사들고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다 어떤 할인마트에 들어가서 진로소주 두병을 사들고 계산대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이러한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혹시 나를 아는 분이 이 모습을 보면 나를 영락없는 술꾼으로 보고 우리 목사님이 참이슬 두 병을 산 것을 똑똑히 보았다는 소문이 나돌 것이고, 이 소문은 입으로 전해지면서 한 두 마디가 더해져서 우리 목사님이 술 두병을 마신 것을 보았다는 소리로 발전해서 큰 일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반면에 이런 교인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말을 아끼고, 덕을 세우고, 기도 많이 하는 교인이라면 슬며시 모르는척 자리를 피한 후 교회로 달려가서 주님! 무슨 일입니까? 우리 목사님이 그럴 분이 아니신데 소주 두 병을 산것을 보았습니다. 혹시 내가 잘 못 본 것은 아닙니까? 무슨 일로 목사님이 술을 사게 되었습니까? 그러나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자 조용히 나를 찾아와 “목사님, 소주 사신 것을 보았는데 너무 궁금합니다. 어쩐 일입니까?” 이런 분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얼른 계산대 옆의 비닐봉지에 술병을 넣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술은 유용하게 쓰이면 죄가 되지 않습니다. 주님도 포도주를 마셨고, 사도바울도 자주 나는 질병 치료를 위해 적당히 마시라고 했습니다. 내가 처음 술을 마셔본 기억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가 소주를 마시면 내려가는 가슴앓이 병이 있어서 어느 날 술을 마시다 남겨둔 반잔을 마셨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그런데 기분은 좋았지만 빙빙 도는 취기에 혼이 났었습니다. 내가 그날 소주를 사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언제인가 각질이 벗겨지는 무좀이 발바닥에 생겨서 남에게 맨발을 보이는 것이 창피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목사님이 소주 두병에 빙초산 한병을 섞어 담그면 깨끗해진다는 처방을 듣고 그대로 했더니 신기하게 깨끗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효력이 6개월 정도밖에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날 무좀이 또 생겨서 소주 두병을 샀으니 혹시 사택에 오셔서 소주병이 보이더라도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히 보았더니 소주병에 이러한 경고문이 있었습니다. "술은 간암과 간경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혹시 아직도 홀짝홀짝 하시는 분계시다면 몸에 좋지도 않은 것을 이 기회에 아주 끊으시면 어떻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