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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현실

by 반야 posted Nov 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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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과 현실

 

                                                                                          윤솔아

 

 

나는 친정 엄마가 계셔서 좋다

서울 생활 힘들고 심심하다고

봄에 고향으로 내려가 여름 나고

가을을 나고 계신다

고향 땅에 아직 뿌리를 잡고 있어서 좋다

울 엄마가 난  자식들은 고향을 버린지 오래고

싫든 좋든 고향 떠나 서울이라는 곳에서 객지 생활을 하고 있다

 

나이테를 그어 갈 수 록 고향에 대한 추억들은 가물가물 멀어져 만 가고

어렸을때 듣고 컸던 사투리도 어느날 들으면 촌스럽고 투박하고

어느날 들으면 추억이 새록새록 춤을추고

어느날 들으면 박장대소 손뼉을 치며 웃게 되고

이렇게 살고 있는 나에게 엄마는 고구마 한 박스를

보내며 어린 시절 추억을 살려 준 것이다

 

어린시절 이맘때는

고구마 밭에서 종일 고구마 캐는 작업을 도와야 했고

어린시절 이맘때는

고구마 썰어서 들녘에 널고

온 마당 천지에 널고

백가마니나 되는 고구마를 이고 있는 토방

토방에 내리쬐는 따스한 가을 햇볕

 

마당 귀퉁이에 서있는 감나무

이제야 본 모습을 나타내고

감은 햇볕 색깔 처럼 익고

가을 햇볕을 쓸듯 감나무 잎사귀들을 쓸고

하얀게 마른 고구마를 가마니에

담았던 어린 손이 보였다

 

엄마에게

엄마 이게 어디서 생겨서 이런 걸 보냈냐고

물으니 앞집 성자네가 주고 명자네가 주고

이웃집에서 준 것을 혼자 먹기는 너무 많아

한 참 얘들이 크고 있는 너에게 보내고 싶어서

보냈으니 아이들에게 튀김도 해주고 맛탕도 해주고

삶아서 주어라 하는 것이다

 

당장 한냄비 삶아서

단맛이 들 때로 든 고구마

물렁물렁한 노란 속살에

김치 한조각 얹어 먹는 이맛

맛있다며 둘러 앉은 식구들

내 손가락 사이에 흐르는

단물을 흟다가

 

나는 엄마의 단물만 먹고

팔십팔세 엄마는

나에게 추억과 현실

현실과 사랑을 주고

 .......

........ 이렇게 객지에서의

하룻밤은 고향생각으로

익어간다

 

 

2008. 11.7.

 

 

  • ?
    일정회관 2008.11.08 21:45
    누군가는 모르지만 어린 시절 추억
    너무나 아름답고  정밥씀니다

    백가마니나 되는 고구마를 이고있는 토방
    토방에 내려쬐는  다스한 가을 햇볕

    그리고  늘그신 엄마에 대한 아시움 그리움

    내 손가락 사이에 흐르는 단물을 홇다가
    나에게 추억과 형실 그리고 사랑을 주신 엄마

    얼마나 정다운 생각이고 고마운 마음씨인가
    다시한번 종경함니다
  • ?
    반야 2008.11.09 08:18
    누구나 오늘이 지나면 추억이 되잖아요
    나도 아이들에게 외할머니가 돈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우리에게 남겼다는
    것을 쓰고 싶어나 봅니다

    그덕에 고향 생각하고
    이런 이야기를 어디다 옮기겠어요
    고향이 같은 공간이 있어서
    이런 푸염이
    통했겠지요

    졸필인데
    마음을 읽어 주셔서 감사


  • ?
    하늘바람 2008.12.09 09:28
    반야님
    반야님이 한참 후배이고 시를 좋아하며
    시를쓰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까이에 살고 있다면 시가 어떤 것이라는 걸 많이 이야기 할텐데 ...
    시 쓰기에 참고가 될 몇가지를 말하고 싶군요.
    시를 쓰려면 우선 시에 관한 이론서적을 많이 읽고
    많이 써 보고 좋은 작품을 많이 감상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론을 읽어보는 것도 필수적인 것이구요
    그리고 시는 관념적인 것을 버리고 느낌과 생명과 사상이 흐를 수
    있는 글을 쓰도록 하심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말들 아님 버릴것은 과감히 버리고
    전체의 이야기가 맞아들어가면 좋을 것입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형식은 기승전결을 생각하며 쓰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국어사전으로 내가 쓴 단어들이 맞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도움이 될까 싶어 몇자 적었습니다.
    좋은 글들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 ?
    반야 2008.12.19 21:46

    이런귀한 말씀
    시라고 생각하면 거창하구요
    저는 나이 때문인지 관념글 보다는 일기 산문시가
    저가  표현하기가 좋더라고요
    그래도 기본적인 법칙은 있어야 되지만
    읽으면서 그림이 그려지면 된다로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묘사가 풀어지고 항상 저산넘어를 쓰고 볼줄 알아야 되는데
    풀어쓰게 되니 
    시적응축력이 부족하다고 밖에....
    선배님의 고귀한 말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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