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윤 솔 아
생일날 아침이 일요일이라 늦잠을 잤다
남편은 돈이 없어 선물도 못하는 주제가 되었다고
일찍 일어나 새밥과 미역국을 끊여 내면서
나에게 미안스런 맘을 내 놓은 것이다
나는
나처럼 이런 선물을 받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응수하며 나는 돈도 무척 좋아 하는데 하고 웃고
온식구 아침 미역국을 먹으면서
생일 축하를 받았다 사는게 별 맛이 있나
이런게 모이고 쌓여서 이야기가 되고
세월을 만들어 가는 것이지
딸아이는 엄마는 시를 좋아하니까 시집을 샀다며
북한시인이 쓴 백원에 내 딸을 팝니다 라는 제목의 시집을
건네면서 엄마가 지난번 신문을 보면서 이책 읽고 싶다고
해서 샀다는 것이다 섬세하고 이쁜 딸이 이쁘다
아들은 내가 용돈도 조금 더 주는데도
입으로만 엄마 생일 축하드려요 해서
나는 보험든 심정으로
아들이 민망해 지도록 볶아 보았다
ㅋㅋㅋ
2008.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