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 가리라... - 머그낭골 - 용두봉 아침해 떠오르기 전 아침 바람 아직 차갑고 풀잎 이슬 차가운데... 나는 한손에 소 고피를 잡고 저-리 저-리... 한손엔 작대기 짚고 등엔 작은 지게가 흔들리며 뒤따르고 어제 숫돌로 날 세운 낫이 지게 허리춤에서 번득인다. 독담물골 작은 고랑에 우리 소 머리 쳐박아 물을 멕이고 소 고피 코뚜레 잡아 끌러 채찍을 삼아 저-리 저-리... 돌멩이 잡아 던지며 저-리 저-리... 울 이웃집 성님 소목꾼 대장 즈그 소는 안 놓겠단다 속탄 가슴 등교길이 멀어 보이고 그래도 머그낭골 몬당 쳐다보며 돌맹이를 던지며... 저-리 저-리... 그 성님 나몰라라 하면서 즈그 소 같이 쫏아 올리길 바람시롱 심술 부리며 나자빠진다. 샘꼴 오리나무 숲속 지나 머그낭골 몬당 아래 소 올려놓고 오춘네 까끔에서 푸나무 한짐 쳐서 내려 오는 길 배고픔에 다리는 후들 후들 그래도 누집 아들 지게 짐도 못 채우고 동네 들어온단 말 듣기싫어 꼬작때기 높이 맞춰 단단히 새끼줄 동여 메고 내려 와 뒷 메뚱 풀어 널어놓고 보리뜸물에 보리밥 말아 묵고 무시짐치에 보리밥 도시락 가방 가운데 쑥 집어넣고 학교가는 길 맨날 지각... 지각대장 저 너머 원 뚝으로... 또 한명의 지각대장 양수가온다 어~이 하고 손한번 들어주고 교문앞 선도부 군기에 쓱 한번 웃어주고 아양으로 또 하루를 떼운다. 학교 파한 오후.. 말아놓은 소 고피 집어들고 발걸음 용두봉 머그낭골 몬당으로 향하고 잠시 놀이터에 모여 꼬막껍질 윷놀이 신명나고 공기 놀이 재미났어도 지고나면 소 쫓아 내리는 당번... 한편은 옥룡 밭 고구마 서리 당번... 그래도 소가 있으면 다행 옥룡 고구마 밭에든 소... 밤이면 울 아부지 요소 비료 지고 옥룡행... 그렇게 한여름의 하루는 별빛 드리운 질막금 땅재로 저물어 가고 소몰고 오는 울 아부지 가슴으로... 내딛는 발끝 돌밭길로 깊어만 갔던 것을... 그래도 돌아서 그길을 걷고 오르고 내리고 싶다. 오늘 밤엔 밀죽에 팥을 넣은 팥죽 한사발 묵고 마실이나 돌고잡다. |
나 돌아가리라
by 머그낭골 posted May 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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