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에서 꽃상여 떠나도
장대비는 하염없이 내린다
상주들 눈시울 붉히며 꽃상여 따라 가고,
동네 길가에 늘어선 늙은 아짐 아제들도 눈물바다다
마을의 수호신 당할매도
안산 숲에서 마을의 길흉을 점치는 신神 부엉이도
우중영결식을 지켜보는 오늘은 구경꾼이다.
마을 앞 간척지에서 황금투구를 입은 벼들
비바람에 흔들리며 온몸으로 울고
사장에 선 큰 팽나무 두 그루도
하늘을 보고 누운 꽃상여 바라만 보고있다.
뭍으로 친구도 자식도 모두 떠났어도
한평생 바람 땅 바다를 친구 삼아
고향을 떠나지 않던 한 농부의 영결식이 거행되는 사장
조사弔辭는 울려 펴지지 않는다
생의 마지막 행렬 '간다 간다 나는 돌아간다 내 고향 땅으로'
상두꾼 곡청이 울려 퍼진다
그가 걸었던 길 따라 무덤으로 간다
*법이 없었어도 세상을 바르게 살았을 아버지 제삿날에 바치는 헌시
부모형재을두고 오지못할먼곳으로가버려 생각이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