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화 : 상고대
상고대는 발음의 느낌상 한자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 단어도 순우리말이란 걸 알리고자 여기에 올린다.
추운 겨울에 무등산에 오르면 자주 볼 수 있는 이 상고대는 2002년이 막 시작되던 한 겨울의 태백산에서 보았던 것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다.
태백시의 눈꽃축제가 열리던 그날 우리(아내와 딸내미 그리고 나)는 난생처음 겪는 혹독한 추위와 싸우며 태백산을 등정했는데(산행 초입에 있는 유일사 매표소의 온도계는 영하 22도를 가리키고 있었던 그날의 ‘태백산 등정기’는 다른 수필집에 실었으므로 내용은 생략함) 그때 투명한 얼음 옷을 입고 이제 막 떠오르는 아침햇살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반짝이는 상고대를 나는 ‘태백산 등정기’에다 이렇게 묘사했다.
상고대!
동남천과 옥동천 자락을 스치며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이 곳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서리로 변하는데 이것이 나뭇가지에 걸린 것을 상고대라고 한단다.
얼음꽃!
또 그 상고대 위에 눈이 내려 낮에는 녹고 밤에는 얼어붙어 피어나는 것.
눈꽃!
상고대나 얼음꽃 위에 눈이 솜털처럼 붙어 있는 것.
한편, 상고대를 일반적으로 수상(樹霜)이라고 하는데 두산백과사전에서는 수상(樹霜)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무서리·상고대라고도 한다. 서리보다 다량으로, 나뭇가지 등 지표면에서 떨어진 다소 높은 곳에 생긴다. 고산지방과 한지(寒地)에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침상·판상·수지상(樹枝狀) 등의 결정형으로 되었으며 안개가 있을 때는 안개입자가 함께 부착되기도 한다. 바람이 약한 맑은 밤에서 이른 새벽에 나무나 지상물체의 바람을 받는 쪽에 생기기 쉽다. 나무에 흰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나타내며, 수상·수빙(樹氷)·조빙(粗氷)을 합쳐 무빙(霧氷)이라고 한다.」
그럼 서리는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서리를「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상의 물체 표면에 얼어붙은 것. 땅 위의 표면이 복사 냉각으로 차가워지고, 그 위에서 수증기가 승화하여 생긴다.」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늦가을에 아주 되게 내리는 서리를 된서리,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무서리라고 한다.
된서리는 「모진 재앙이나 타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며, 무서리는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로 인하여 우리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편 서리에는 아래와 같이 다른 뜻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상고대 -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
서리 - 떼를 지어 남의 과일, 곡식, 가축 따위를 훔쳐 먹는 장난.
서리 - 무엇이 많이 모여 있는 무더기의 가운데.
실속 없이 바쁜 하루였다.
오늘 꼭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더 있는 것 같은데
우리말겨루기(304회) 시청하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