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 야비다리
2010년 호랑이해에 맞추어 한겨레신문의 모 기자가 반상의 제왕들인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에 대하여 호랑이를 빗댄 사자성어로 이렇게 풀이했다.
이창호 - 호거용반(虎踞龍蟠:호랑이가 걸터앉고 용인 서린 듯 웅장함)
이세돌 - 호시탐탐(虎視耽耽:호랑이가 먹이를 노려 눈을 부릅뜨고 노려봄)
박정환 - 기호지세(騎虎之勢:호랑이 등을 타고 달리는 기세를 멈출 수가 없
음)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관심 없는 이야기겠지만 매일 인터넷에서 바둑을 한 판씩은 두고 있는 애기가인 나로서는 정말 표현을 잘했다는 감탄과 함께 역시나 잘 배운 사람은 뭔가가 달라도 다르다는 부러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하여 별 볼일 없이 못생긴 나이지만 조금은 교만한 마음으로 호랑이를 소재로 나에게 조금이나마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사자성어를 찾아보니 호시우보(虎視牛步 : 호랑이의 눈처럼 예리하되, 소의 걸음처럼 신중히 행동하라.)가 있다. 이것으로나마 마음의 위안을 삼을거나!
각설하고,
호랑이해라고 하는 2010년 1월을 헐어놓고 보니 벌써 보름이 지났다.
잠깐 나의 지난해(2009년)를 되돌아보면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한 해였다. 아버님의 타계와 몇 년 동안 준비해 온 세무사자격의 취득! 그리고 우리말겨루기 본선에의 진출 등등.
그럼 나는 올해를 어떤 마음으로 준비해야 할까?
지금은 머지않아 있을 ‘우리말겨루기대회’에 출전하기 위하여 국어사전과 씨름하고 있는 중이라 다른 일들을 생각해볼 겨를이 없다. 괜한 일을 저질렀나 하는 일말의 후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내가 한번?’ 하는 마음으로 저지른 일이니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방송이 시작된 2003년 11월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300여 번의 방송에 겨우 16명밖에 오르지 못한 ‘우리말 달인’이라는 저 높은 고지를 꼭 밟아보고 싶다. 물론 어려운 일이라 여겨지지만 어렵다고 포기할 일도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올해는 그동안의 공부 때문에 부실해진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집사람의 권유대로 2월 중순경에 있을 인사이동시 광주광역시에 있는 세무서로 전입하면 책상은 조금 멀리하면서 산을 열심히 오르고 싶다. 나아가 골프도 시작해보고 싶지만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은 한 쪽으로 하는 운동(골프, 테니스, 탁구, 볼링 등등)은 가급적 지양하고 수영, 걷기, 가벼운 등산 등 온 몸으로 하는 운동이 좋다고 의사가 권장하니 우선 수영부터 시작할까?
또한 올해는 여태까지의 생활의 제약(시간적, 경제적)에 쫒기여 못 다한 나의 구실을 다하고 싶다.
직장에 충실해야 함은 당연한 일인지라 차치하고라도, 가족(친족)에서부터 친구들, 그리고 더 나아가 고향의 모든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
실제로 몰라서 관여 못했던 일도 있겠지만 때로는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일에도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관계해야겠다.
어차피 세상은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서로가 서로를 꽃이라고 불러주는 그 의미를 되새기며 올해의 나의 좌우명을 음수사원(飮水思源 : 물을 마실 때에는 그 근원을 생각하라)으로 정해본다.
야비다리 - 보잘것없는 사람이 제 딴에는 가장 만족하여 부리는 교만.
(2010년 호랑이해를 시작하면서)
현대인의 가장 큰 병이라는 스트레스를 멀리 하자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데도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음을 걱정하고 있으니
나는 욕심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