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 애면글면
「거금도닷컴」의 『 금산종합고등학교 2회 창』에 김문학이라는 친구가 제45회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올라 있다.
금산종고 2회면 나하고 몇 년 차이인지 모르지만 대략 9년 내지 10년(?)정도의 차이가 난 것 같은데, 이로써 내가 아는 우리 금산출신 세무사는 3명이 된 것이다.
먼저가 금산초교 43회로 나의 3년 후배인 마채홍(동촌 출신)이 대전에서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두 번째가 금산초교 40회로 나와 동기인 이동희(중촌 출신)가 2007년에 합격하고도 아직 현직(익산세무서)에 근무하고 있으며, 이번에 합격한 김문학 후배(석교 출신)가 세 번째인 것이다. 김문학 후배님은 얼굴도, 직업도 모르지만 진심으로 축하한다.
나도 이번 시험에 응시했는데 체력과 병마와 업무에 시달려 근소한 점수 차이로 아쉽게 합격하지 못하였다.
집사람에게 미안했지만 이제 그 공부를 위해서 지방(남원세무서)으로까지 희망하여 근무처를 옮겼으니 내년의 시험에는 꼭 합격하리라고 다짐해 본다.
나와 같이 이렇게 ‘약한 힘으로 무엇을 이루느라고 온갖 힘을 다하는 모양’을 ‘애면글면’이라고 하며, 또한 비슷한 말로 ‘타울거리다’와 ‘허위단심’이 있는데 뜻과 사용 예는 풀이를 참조하기 바란다.
디스크 수술로 허리가 부실한 나는 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등산과 같은 운동을 즐기는데 세무사시험 준비로 그나마 자주 못하니 허리가 더욱 부실해져 1~2시간 가량책상에 앉아 있으면 허리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며 ‘아이구, 허리야!’라는 비명이 절로 나오는데 이렇게 많이 아프지는 않으면서 오래 앓는 모양을 ‘시난고난’이라고 한다.
지난여름의 시험 때.
우리에게 원가회계를 강의했던 강사가 교육 마지막 날에 ‘시간이 나면 한 번 풀어보라’고 하면서 문제를 하나 주었다.
내일의 시험을 치르기 위하여 미리 상경한 우리는 그날 밤에 각자의 방에서 마지막 공부를 하고 있는데 다른 방에서 모이라는 연락이 왔다. 우리 광주 출신으로 그 바닥(세무사나 공인회계사 시험의 강사)에서는 이름께나 있고 우리도 잘 알고 있는 친구가 이번의 원가회계는 어느 부분에서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다.
나는 원가회계는 위에서 말한 원가회계 강사가 주고 간 문제나 한 번 풀어보려고 했는데 그 친구가 직접 호텔에까지 와서 그렇게 말하니 그 부분을 다시 공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상도 없고 불도 어두운 호텔 방에서 아픈 허리를 무릅쓰고 그 친구가 말한 부분을 다시 공부했는데(우리의 강사가 주고 간 문제는 풀어 보지도 못하고) 아뿔싸, 다음 날의 원가회계의 두 문제 중 한 문제가 우리 강사가 주고 간 그 유형이 그대로 나올 줄이야!
끙끙대면서 그 문제를 풀었지만 워낙 함정이 많고 복잡하여 20점 중 5점 밖에 못 맞추어 또 실패를 하였으니 세상 참 우습더라!
애면글면 - 약한 힘으로 무엇을 이루느라고 온갖 힘을 다하는 모양. ( ~ 모 은 재산도, ~ 기른 자식새끼도 다 소용없다니까) - 사투리로 ‘애탄지탄’ 이라고 함.
타울거리다 - 어떤 일을 이루려고 바득바득 애를 쓰다.(재산이란 지키려고 아등바등 타울거리기만 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허위단심 - 허우적거리며 무척 애를 씀.(그녀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 허위단심으로 밤차를 타고 왔다.)
시난고난 - 병이 심하지는 않으면서 오래 앓는 모양.
어쨌든 다시 한 번 김문학 후배님의 합격을 축하하며, 나도 10월부터는 애면글면 타울거리면서(또는 허위단심) 내년의 시험 준비에 전념하여야 할 터인데……
허리 아픈 것이야 내가 감수해야 할 평생의 짐인 걸 누구에게 원망하랴!
(2008년 가을에)
우리 거금도닷컴이 조금은 조용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 이유 중 첫째가
금산중학교의 카페를 새로 만들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결정의 옳음과 그금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금산중학교 출신이 아니기에
그 카페의 회원자격이 없어 그곳에다가는 글을 올리지 않는다.
내가 왜 이런 말을 여기에서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