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31화 : 먹어야 산다!

by 달인 posted Feb 23,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31: 먹어야 산다!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 , 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먹는 것이라 생각된다.

잘 입고 못 입은 것이야 정도의 차이이지 큰 문제가 아니요, 집의 평수가 크고 작고도 이 한 몸 뉠 곳 있으면 되었지 크게 부러울 것도 없지만, 먹어야 할 때 못 먹는다면………

그래서 설움 중에 가장 큰 설움이 배고픈 설움이다!’삼 일 굶어 담 안 넘은 사람 없다!’는 속담들도 생겨난 것이리라.

 

오늘은 이렇게 먹는 것과 관련된 재미있는 말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자.

 

최근 유엔식량기구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북한의 인구 600여만 명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고 하니 북한 인구 중 셋에 한 사람은 굶주림과 싸우고 있나보다.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닌 오래 전부터의 일이지만 특히나 작년에의 흉작과 핵문제 때문에 끊긴 세계 각국의 식량지원 때문이리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우리 MB정부도 세계의 추세(아마 미국의 압력 때문이리라)에 따라 식량지원을 중단했다가 국민의 여론이 좋지 않게 흐르자 태도를 돌변하여 상황에 따라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북한에 메시지를 보냈으나 오기에 찬 북한 당국의 식량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답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것을 보면 MB정부의 외교력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각설하고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못 먹어서가 아니라 너무 잘 먹어서 병이 생긴다고 하나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오늘날의 북한만큼이나 어려워 미국이나 유엔의 식량지원에 매달린 시절이 있었다.

오직했으면 보릿고개라는 말이 생겼을까?

철없는 어린아이들에게 지원받은 강냉이 죽(일명 꿀꿀이죽’)을 먹었던 이야기를 하면 엄마, 아빠들은 참 바보야. 쌀이 없으면 라면을 끓여 먹지라는 웃지 못 할 답이 되돌아오는.

 

아무리 먹을 것이 없어도 곡식을 거둬들이는 가을에는 좀 더 나았는데 가을에 생긴 식량도 금방 떨어져, 그때부터 새로운 곡식이 나올 때까지가 문제다. 그래서 사람들은 봄에 솔가지를 꺾어 송기(松肌:소나무의 속껍질)를 벗겨 그냥 먹기도 하고 송기떡을 만들어 먹기도 했었다.

이 때 더욱 견딜 수 없으면 채 익기전인 보리나 벼 등을 베어서 식량을 만들었으니 이것들을 풋바심이라고 한다. 이렇게 풋바심과 쌀, 보리가 아닌 다른 잡곡으로 쌀 등이 나올 때까지 대어 먹는 그 일을 초련이라고 하며, 부자 집에서 묵은 쌀을 꾸어다가 먹고 가을에 햅쌀로 갚는 것을 색갈이라고 한단다.

 

이렇게 식량 상황이 좋지 아니하니 반찬인들 오죽했을까?

반찬이 없이 그냥 먹는 밥을 매나니라고 하였고, 국이나 물에 말지 않고 그냥 먹는 일을 강다짐이라고 했다. 또한 혹시라도 밥이 남아 다음 끼니때 먹으려면 그것을 새로 한 밥 위에 얹어서 데웠는데 그렇게 데운 밥을 되지기라고 하였다.

식사를 마친 후에 손님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밥을 한 번 더 지어야 하는데 이를 한동자라 하였으나, 여간해서는 한동자를 짓는 경우가 없었으니 그 이유는 서로가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문을 서로가 삼갔던 것이리라.

 

운 좋게도 혼인 등으로 인하여 동네 큰 잔치가 있는 날이면 적당한 축의금을 내고 음식을 양껏 먹을 수 있었으니 이 때, 본 상이 나오기 전에 시장기를 면하게 하려고 간단히 차려낸 상을 입매상이라고 하였는데 그런 양껏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일 년에 몇 번이나 있었겠는가?

그런 잔치에서 큰 상을 받은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을 그 사람의 집으로 보내는 것을 큰상물림이라고 한다는데 우리 시골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다.

 

한편, 모임이나 놀이 또는 잔치 따위의 비용으로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거두는 것을 추렴이라고 하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인데, 이웃사람들끼리 조금씩 돈을 거두어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은 경우의 음식 또는 이러한 일을 도리기라고 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또한, 산이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 귀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그 음식을 조금 떼어 고수레 하면서 던졌는데 이 고수레에 대해서는 독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수레에는 이 뜻 말고도 다른 뜻이 더 있으니 아래 풀이를 참조하기 바란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속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고명이 꼭 필요했다. 고명은 음식의 모양과 맛을 더하기 위해 그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니 선조들의 재치가 돋보이는 속담인 것 같다.

 

끝으로 음식을 씹다가 잘못하여 볼을 씹어 붉은 피가 맺히는 상처를 입는 경우가 있는데 그 상처를 스리라고 한다. 아무리 고기가 많이 먹고 싶더라도 자기 볼의 살을 먹을 것까지야 없지 않은가!!!!

 

풋바심 - 채 익기 전에 벼와 보리를 지레 베어 떨거나 훑는 일.

초련 - 일찍 익은 곡식이나 여물기 전에 훑은 곡식으로 가을걷이 때까지 대어 먹는 일.

색갈이 - 봄에 양식이 귀할 때 묵은 곡식을 꾸어 주었다가 가을에 햇곡식이 나면 그것으로 바꾸어 받는 일. 또는 그런 곡식.

매나니 - 무슨 일을 할 때 아무 도구도 가지지 않은 맨 손. 반찬이 없는 맨밥.

매나니 -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고. 또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멍하니.

강다짐 - 밥을 국이나 물에 말지 않고 그냥 먹음. 보수를 주지 아니하고 억지로 남을 부림. 까닭 없이 억눌러 꾸짖음. 억지로 또는 강압적으로 함.

되지기 - 찬밥을 더운밥 위에 얹어 찌거나 데운 밥.

한동자 - 식사를 마친 뒤에 새로 밥을 짓는 일.

입매 - 음식을 조금 먹어 시장기를 면함. 남의 눈가림으로 일을 함.

입매상() - 잔치 때 큰 상을 드리기 전에 먼저 간단히 차리어 드리는 음식상.

입맷거리 - 겨우 허기나 면할 정도의 술이나 밥.

큰상물림 - 혼인 잔치 때에 큰 상을 받았다가 물린 뒤에 상을 받은 사람의 집으로 음식을 싸 보내는 일.

추렴 - 모임이나 놀이 또는 잔치 따위의 비용으로 여럿이 각각 얼마씩의 돈을 내어 거둠.

도리기 - 여러 사람이 나누어 낸 돈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나누어 먹음. 또는 그런 일.

고수레 - 민간 신앙에서, 무당이 굿을 할 때나 들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 귀신에게 먼저 바친다는 뜻으로 그 음식을 조금 떼어 던지면서 부르는 소리.

고수레 - 주로 흰떡을 만들 때에, 반죽을 하기 위하여 쌀가루에 끓는 물을 훌훌 뿌려서 물이 골고루 퍼져 섞이게 하는 일. 주로 논농사에서, 갈아엎은 논의 흙을 물에 잘 풀리게 짓이기는 일.

고명 - 음식의 모양과 빛깔을 돋보이게 하고 음식의 맛을 더하기 위하여 음식 위에 얹거나 뿌리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 실고추, 버섯, 대추, , 호두, 은행, , 따위가 있다.

스리 - 음식을 먹다가 볼을 깨물어 생긴 상처.

 

  • ?
    달인 2012.02.23 17:14

    봄이 저만치서 우리를 유혹하는데

    추위란 놈이 그냥 있지는 않겠지!

     

    하먼,

    꽃샘추위란 말이 괜히 생겼을까!

     

     

?

  1. 제36화 : 야비다리1

    제36화 : 야비다리 2010년 호랑이해에 맞추어 한겨레신문의 모 기자가 반상의 제왕들인 이창호, 이세돌, 박정환에 대하여 호랑이를 빗댄 사자성어로 이렇게 풀이했다. 이창호 - 호거용반(虎踞龍蟠:호랑이가 걸터앉고 용인 서린 듯 웅장함) 이세돌 - 호시탐탐(...
    Date2012.03.06 By달인 Views3123
    Read More
  2. 제35화 : 애면글면1

    제35화 : 애면글면 「거금도닷컴」의 『 금산종합고등학교 2회 창』에 김문학이라는 친구가 제45회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올라 있다. 금산종고 2회면 나하고 몇 년 차이인지 모르지만 대략 9년 내지 10년(?)정도의 차이가 난 것 같은데, 이로써 ...
    Date2012.03.04 By달인 Views2902
    Read More
  3. 제34화 : 우리는 나무꾼2

    제34화 : 우리는 나무꾼! 뗏꼬리(지게나 조락 등의 위에 높게 쌓아올린 짐을 고정시키기 위하여 묶는 줄) 위 내용은 내가 쓴 ‘거금도 닷컴’이란 책의 「전라도 사투리」편에서 발췌한 것이다. ‘거금도 닷컴’을 발간할 그때는 뗏꼬리의 표준어인 ‘동바’를 알지 ...
    Date2012.03.02 By달인 Views3257
    Read More
  4. 제33화 : 풀등1

    제33화 : 풀등 10월의 한 가운데인 지난 10월 15일(금요일)에 달그림자 형님에게서 ‘내일, 토요일인데 무슨 계획이 있느냐?’는 전화가 왔다. ‘아직 계획이 없다’는 나의 대답에 금산엘 가잔다. 내년에 퇴직하고 짓겠다는 집의 터를 닦기 위하여 굴삭기 등 장비...
    Date2012.02.28 By달인 Views2969
    Read More
  5. 제32화 : 먼가래1

    제32화 : 먼가래 언젠가 지리산 계곡에 있는 달궁마을에서 시작하여 반야봉을 오를 때. 새벽부터 오르는 산의 정상 부근에 거의 다 와서 마지막 호흡을 조절하면서 다리쉼을 한 곳은 누군가의 돌본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고 곳곳이 패인 오래된 무덤이었다. 우...
    Date2012.02.25 By달인 Views3030
    Read More
  6. 제31화 : 먹어야 산다!1

    제31화 : 먹어야 산다!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衣, 食 , 住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먹는 것이라 생각된다. 잘 입고 못 입은 것이야 정도의 차이이지 큰 문제가 아니요, 집의 평수가 크고 작고도...
    Date2012.02.23 By달인 Views3279
    Read More
  7. 제30화 : 에끼다3

    제30화 : 에끼다 사람이 살지 않은 고향의 우리 집은 마을의 소방도로를 만드는데 이쪽이 들어가고 저쪽이 들어가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뜯기고 말았는데, 마을의 한 가운데에 있는 그 집터는 마을의 일부 양심 없는 사람들의 쓰레기장으로 변하여서 이번에 특...
    Date2012.02.20 By달인 Views3931
    Read More
  8. 제29화 : 섶다리1

    제29화 : 섶다리 춘향전의 두 주인공인 성춘향과 이몽룡이 실존 인물인지에 대하여는 학자들 간에 끊임없이 회자된 논제였다. 그런데 이번에 그 실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하는 인터넷에서 옮겨온 "성춘향과 이도령은 실존인물이었다" 주장의 내용 요지 중...
    Date2012.02.17 By달인 Views3492
    Read More
  9. 제28화 : 흥정도 여러 가지1

    제28화 : 흥정도 여러 가지 우리나라의 경우 유교사상이 주를 이루었던 조선시대 후기까지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계급사회가 형성되었다가 실학사상이 발달된 18세기 후반기부터 농보다는 공과 상이 차츰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우리가 잘 알고 있...
    Date2012.02.14 By달인 Views2833
    Read More
  10. 제27화 : 명개1

    제27화 : 명개 ‘석 달 장마에도 개부심이 제일’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끝판에 가서야 평가가 가능한 경우와 끝마무리가 중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개부심은 무엇이며 왜 이런 속담이 생겨났을까? 「장마가 ...
    Date2012.02.13 By달인 Views2920
    Read More
  11. 제26화 : 상앗대1

    제26화 : 상앗대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 중 략 -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우리 금산에서 태어고 자란 30세 이상의 남자들 중 노를 못 젓는 사람이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은 ‘글쎄’이다) 그리고 삿대도 젓는다고 할까? (여기에 대...
    Date2012.02.09 By달인 Views3622
    Read More
  12. 제25화 : 상고대1

    제25화 : 상고대 상고대는 발음의 느낌상 한자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 단어도 순우리말이란 걸 알리고자 여기에 올린다. 추운 겨울에 무등산에 오르면 자주 볼 수 있는 이 상고대는 2002년이 막 시작되던 한 겨울의 태백산에서 보았던 것이 가장...
    Date2012.02.06 By달인 Views394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Next
/ 10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