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나서 상당히 힘든 기간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양보를 모르는 둘째끼리 만나서 우리는 치열하게 참 많이도 돌격 앞으로를 했었다.
영호남의 결합에 따른 너무나 다른 생활양식 때문에 싸우고,
식성이나 식사 습관 때문에도 싸우고, 말 한 마디에도 싸우고,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안 들어서도 싸우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이유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온갖 이유들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싸우고 나면 나는 별로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이 모든 것들이 온통
상대방 때문인 것 같아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또 싸우고,
매사를 대충대충 넘기지 못하고 꼭 짚고 넘어 가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 때문에
남편도 못 견뎌했고 나는 나대로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던 시기에 지금은 녹동에서 정착을 했지만 그 당시 군인이었던
형부를 따라 임지를 떠돌던 언니로부터 선물 받은 한 권의 책,
제목이 ‘서로가 침묵할 때’였다.
책 내용은 그저 그랬다. 이런저런 이유로 잘 맞지 앉아 대화를 잃고
건조하게 살아가는 어떤 부부의 이야기를 부인의 시점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낸 소설이었다.
읽을 당시에는 썩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평소에 워낙 말을 아끼고 사는 언니랑 닮은 소설책 하나를 읽었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이 책을 나한테 줄때는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텐데 그때는 그것이 뭔지
확실하게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용보다 책 제목이 더 마음에 와 닫는 그런 책으로만 기억에 남았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분별이 생기고 조금씩 세상을 사는 지혜가 생기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고 어느 시점에서 나는 언니가 왜 나에게 그 책을
선물했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
흔히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절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말을 밖으로 들어내어 이야기를 주고 받노라며
새삼스럽게 상대방에 대해 몰랐던 사실에 놀라게 되고
원수가 아닌 이상 서로에게 보폭을 맞추어 주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대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훨씬 부드럽게 만들고 윤기가 나게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으면 얼마나 삭막하고 답답하게 될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쉽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대화가 감정이 격해 있을 때는 그 양상을 달리한다.
한 옥타브 올라간 음정 속에 가시를 숨기고 상대를 콕콕 찌르면서 성질을 돋우고
때로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사정없이 상대의 가슴을 난도질하는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르기도 한다.
지나놓고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런 심한 말을 했을까 반성하고 후회를 해 보지만
한 번 뱉어 버린 말이 어디 그렇게 쉽게 없어지든가?
주위에서 말 때문에 쉽게 상처 받고 말 때문에 완전히 등을 져 버린
관계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가 있다.
나 또한 말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죽 했으면 세치 혀가 사람을 잡는다고 했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말을 잘 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꾼다.
말을 잘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만만치 않고 말만 잘 해도
어디를 가도 대접을 받을 수 있으니까 각종 웅변학원이나 스피치 학원이
성황을 이루고 있고 많은 엄마들이 여기에 목숨을 건다.
나도 내 아이가 이왕이면 말을 좀 잘했으면 한다.
그래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듣기 좋게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마음만큼 다른 사람들도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말하는 것 이상으로 잘 들어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너무 자기 할 말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어느 누구의 이야기나 잘 들어 주어서 만나면 정말 반가운 사람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발짝만 더 나아가 말하는 것만큼 침묵을 함께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자신이 힘들거나 또는 상대방이 지치고 힘들어 보일 때에
영양가 없는 많은 말로 더 힘을 빼지 말고 침묵하면서 힘을 얻고
말없이 지켜보면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문제와 직면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돈때문에 건강때문에 때로는 사랑때문에, 여러 이유들로 힘든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일 경우에는 몹시 안타깝고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세상일은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역량보다 그 무게가 훨씬
무거울때가 더 많아서 어떻게 하지를 못하고 그냥 마음뿐일때가 더 많다.
또 어떤 경우에는 문제 자체가 본인이 아니면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대책없이 손을 놓게 한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힘든 사람들옆에서 화려한 말로 폼나게 위로를 하고나서
돌아서자 마자 냉정한 얼굴로 뒷말을 한다거나
몹시 가혹한 말로 채찍질을 가해서 안그래도 힘든 사람들을
더 살맛 안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말을 잘 해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이 말을 아끼고
때로는 말 보다 침묵이 훨씬 나을 수도 있음을 배워 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 할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다혈질 동생이 그 성질 때문에
전투적으로 피곤하게 사는것이 안쓰러웠던 셈 찬 언니가
말 없이 선물로 건네준 '서로가 침묵할 때'
이 책을 사준 언니의 의도도 아마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요즘도 여전히 싸움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화가 난다고 마구 퍼부어 대던 지난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때때로 서로 상태가 안 좋을 때는 격앙된 대화보다 조용한 침묵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양보를 모르는 둘째끼리 만나서 우리는 치열하게 참 많이도 돌격 앞으로를 했었다.
영호남의 결합에 따른 너무나 다른 생활양식 때문에 싸우고,
식성이나 식사 습관 때문에도 싸우고, 말 한 마디에도 싸우고,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안 들어서도 싸우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이유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온갖 이유들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싸우고 나면 나는 별로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이 모든 것들이 온통
상대방 때문인 것 같아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또 싸우고,
매사를 대충대충 넘기지 못하고 꼭 짚고 넘어 가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 때문에
남편도 못 견뎌했고 나는 나대로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던 시기에 지금은 녹동에서 정착을 했지만 그 당시 군인이었던
형부를 따라 임지를 떠돌던 언니로부터 선물 받은 한 권의 책,
제목이 ‘서로가 침묵할 때’였다.
책 내용은 그저 그랬다. 이런저런 이유로 잘 맞지 앉아 대화를 잃고
건조하게 살아가는 어떤 부부의 이야기를 부인의 시점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낸 소설이었다.
읽을 당시에는 썩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평소에 워낙 말을 아끼고 사는 언니랑 닮은 소설책 하나를 읽었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이 책을 나한테 줄때는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텐데 그때는 그것이 뭔지
확실하게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용보다 책 제목이 더 마음에 와 닫는 그런 책으로만 기억에 남았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분별이 생기고 조금씩 세상을 사는 지혜가 생기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고 어느 시점에서 나는 언니가 왜 나에게 그 책을
선물했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
흔히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절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말을 밖으로 들어내어 이야기를 주고 받노라며
새삼스럽게 상대방에 대해 몰랐던 사실에 놀라게 되고
원수가 아닌 이상 서로에게 보폭을 맞추어 주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대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훨씬 부드럽게 만들고 윤기가 나게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으면 얼마나 삭막하고 답답하게 될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쉽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대화가 감정이 격해 있을 때는 그 양상을 달리한다.
한 옥타브 올라간 음정 속에 가시를 숨기고 상대를 콕콕 찌르면서 성질을 돋우고
때로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사정없이 상대의 가슴을 난도질하는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르기도 한다.
지나놓고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런 심한 말을 했을까 반성하고 후회를 해 보지만
한 번 뱉어 버린 말이 어디 그렇게 쉽게 없어지든가?
주위에서 말 때문에 쉽게 상처 받고 말 때문에 완전히 등을 져 버린
관계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가 있다.
나 또한 말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죽 했으면 세치 혀가 사람을 잡는다고 했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말을 잘 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꾼다.
말을 잘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만만치 않고 말만 잘 해도
어디를 가도 대접을 받을 수 있으니까 각종 웅변학원이나 스피치 학원이
성황을 이루고 있고 많은 엄마들이 여기에 목숨을 건다.
나도 내 아이가 이왕이면 말을 좀 잘했으면 한다.
그래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듣기 좋게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마음만큼 다른 사람들도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말하는 것 이상으로 잘 들어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너무 자기 할 말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어느 누구의 이야기나 잘 들어 주어서 만나면 정말 반가운 사람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발짝만 더 나아가 말하는 것만큼 침묵을 함께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자신이 힘들거나 또는 상대방이 지치고 힘들어 보일 때에
영양가 없는 많은 말로 더 힘을 빼지 말고 침묵하면서 힘을 얻고
말없이 지켜보면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문제와 직면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돈때문에 건강때문에 때로는 사랑때문에, 여러 이유들로 힘든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일 경우에는 몹시 안타깝고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세상일은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역량보다 그 무게가 훨씬
무거울때가 더 많아서 어떻게 하지를 못하고 그냥 마음뿐일때가 더 많다.
또 어떤 경우에는 문제 자체가 본인이 아니면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대책없이 손을 놓게 한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힘든 사람들옆에서 화려한 말로 폼나게 위로를 하고나서
돌아서자 마자 냉정한 얼굴로 뒷말을 한다거나
몹시 가혹한 말로 채찍질을 가해서 안그래도 힘든 사람들을
더 살맛 안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말을 잘 해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이 말을 아끼고
때로는 말 보다 침묵이 훨씬 나을 수도 있음을 배워 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 할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다혈질 동생이 그 성질 때문에
전투적으로 피곤하게 사는것이 안쓰러웠던 셈 찬 언니가
말 없이 선물로 건네준 '서로가 침묵할 때'
이 책을 사준 언니의 의도도 아마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요즘도 여전히 싸움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화가 난다고 마구 퍼부어 대던 지난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때때로 서로 상태가 안 좋을 때는 격앙된 대화보다 조용한 침묵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안녕~! 반갑다.
물 건너 다녀온 여독은 풀렸니?
졸업하고 처음인가보다. 간간히 소식은 접했었다.
20년 이상을 건너와 인사하면서 넘 무덤덤하지?(xx3)
너의 글이 올라오면 일착하고 싶어서
남의 동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방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