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을 키우고 있다.
약 10여일 전에 일어난 일이다.
아들아이의 친구네 식구랑 우리 식구가 함께 합창단 연습을 갔다.
아들아이가 잠깐 어디 가고 없는 사이 아들과 같은 반인 아들친구가
갑자기 나에게 아들아이의 비행을 고자질하기 시작했다.
“아줌마! 어제요 ㅇㅇㅇ(아들)가요 ㅇㅇㅇ(아들하고 같은 반 여자아이)를 울렸어요”
“왜?”하고 물었더니 상당히 똑똑한 아들친구는 어제 일어난 일을 자기의 생각까지
곁들여서 자세히 애기해 주었다.
내용인즉슨, 어제 교실에서 같은 반 여자 아이가 아이들이 다 있는 상태에서 우리 아들에게
정색을 하고 ‘‘나는 너를 괜찮게 생각하는데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 하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황한 우리 아들은 아무 말 없이 얼른 자리를 피해 버렸고
아이들이 쳐다보고 있는 상태에서 면전에서 거절당한 것처럼 되어 버린 그 여자아이는
감당이 안 되어 울어 버린 모양이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너 어제 ㅇㅇㅇ울렸다면서?”그랬더니 아들아이는
눈이 둥그레 지면서 “어떻게 알았어요?”한다.
그러더니 “아! 맞다 오늘 ㅇㅇㅇ가 편지를 주었는데......”하면서
그제서야 가방에서 꼬깃꼬깃 접어진 쪽지 편지를 끄집어낸다.
내용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 무심한 녀석이 아직까지도 보지 않아서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
가지고 오라고 해서 같이 펼쳐 보았더니 내용이 짤막했다.
‘이 배신자! 어떻게 너가 나에게 그럴 수 있어. 너는 친구도 아니야?’
몹시 화가 났음을 보여주는 그 편지를 보면서 아들아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고백을 한 그 여자 아이는 평소에 아들과 제법 친한 편이었고 그 엄마하고도 비교적
잘 아는 사이여서 나도 난감해졌다.
옆에 있던 남편은 내게서 전후 사정을 듣고 그 쪽지 편지를 보더니
정신없이 웃으며 뒤집어진다.
나는 아들에게 그 여자 아이가 싫으냐고 물어 보았다. 그건 아니란다.
그냥 아이들이 다 있는데서 그러니까 부끄럽고 창피해서 도망을 친 것뿐이란다.
나는 아들에게 그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사과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은 싫다고 한다. 창피하고 부끄럽다는 것이다.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모르는 눈치다.
오히려 사과를 했는데 안받아주면 어떻게 하느냐며 그것을 더 걱정한다
.
답답해진 나는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고 방법을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들을 똑바로 앉혀놓고 본격적인 연애학개론 기초 강의를 시작했다.
먼저 입장 바꿔 생각하기 - 아들에게 너는 부끄러워서 도망을 갔을 뿐이지만
그 여자 아이 입장에서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아무 말도 없이 도망을 갔기 때문에
자기가 싫어서 거절하는 걸로 오해하게 된다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서 네가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에게 좋아한다고 말을 했는데
너처럼 아무 말도 안하고 도망을 가버리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라는 질문을 해가며
아들아이가 어떤 잘못을 하고 그 여자 아이가 왜 그런 쪽지편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시키려고 온갖 말이 다 동원되었다.
그것만으로는 아무래도 약한 것 같아서 이 기회에 좀 더 진도를 빼기로 했다.
프로포즈에 대응하는 방법 -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주었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을 때, 그냥 보통일 때,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완곡하게 거절하는 방법까지,
한 시간여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서 강의를 마쳤다.
옆에서 우리 둘을 지켜보던 남편은 한 번 터진 웃음을 아직도 못 그치고......
아들아이는 그런 아빠와 엄마 중간에서 혼란이 오는 눈치이고......
그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다음 날 학교에 갔다 온 아들아이가 시무룩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다.
사과를 했는데 그 여자 아이가 쌀쌀맞은 얼굴로 “이제 필요 없어”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 버리더라는 것이다.
둔감했던 아들아이는 이제야 자기가 처한 상황이 조금 실감이 되고
쌀쌀맞은 그 아이의 태도로 인해 제법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나는 아들에게 사과를 했으니까 조금 기다려 보자고 했다.
그렇게 2~3일이 지났을까 아들아이가 얼굴이 활짝 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여자아이가 말도 걸고 이제 괜찮아 졌다는 것이다.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그 다음날 아들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나에게 편지 한통을 내밀었다.
오늘 그 여자아이에게서 받았다는 것이었다.
같이 읽어 보니 초등학교 2학년짜리가 쓴 것 치고는 제법 길게
다시 프로포즈를 해온 것이었다.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거의 우리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나 썼음직한 내용과
꽃편지지를 보면서 이 꼬맹이들의 맹랑함에 어이가 없기도 했다.
아들에게 답장을 써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우리 무심한 아들 녀석이 한다는 말,
이제 다시 친해졌으니까 편지는 안 써도 된다나......
아들아이는 쓰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일기 쓰기가 고역인 녀석이다.
편지 답장을 쓰지 않으면 약간 격정적인 성격을 보이는 그 여자 아이가 또
어떻게 나올지 훤히 그려져서 나는 아들을 불러 앉혀 놓고 다시
연애학개론 기초 2강을 시작했다.
‘왜 편지 답장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번에는 길지 않게 강의를 끝냈다.
강의가 끝난 다음 아들과 나는 그 여자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서
꽃편지지를 준비하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아들 혼자서는 무리인 것 같아서 내가 불러주고 아들은 받아 적고,
그런데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엄마를 닮아 사람관계가 서툰 아들 녀석이 이 편지를 배달을 못하고
날마다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것이었다.
부끄러워서 도저히 못 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직접 주기가 부끄러우면
아침에 가서 그 여자 아이의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놓으라고 코치까지 해 주었는데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는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그대로 가방 속에 있는 것이었다.
나는 또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그 여자 아이의 주소를 알아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날 오후 아들과 외출을 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눈에 뜨이는 현수막 하나를 아들에게 일부러 보게 했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 하실 분’이라고 써져 있는 커다란 현수막을 보면서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우리나라 아가씨랑 결혼하고 싶어 아니면 베트남 아가씨랑 결혼하고 싶어?”
아들아이는 우리나라 아가씨랑 결혼하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나는 한 번 더 질문을 했다. “
"그러면 왜 베트남 아가씨랑 결혼을 할까?”
대답을 못하는 아들에게 그것은 능력이 없어서라고 독하게 말을 했다.
책을 많이 읽고 성격이 예민한 아들아이는 말귀를 곧 잘 알아듣는 편이다.
독한 내 말속에 숨어 있는 ‘그러니까 너도 베트남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지 않거든
내일은 꼭 편지를 전해 주고 와 알았지'라는 메시지를 알아듣는 눈치다.
다음날이었다. 학교를 갔다 온 아들아이가 밝은 얼굴로 돌아 왔다.
첫 마디가 오늘은 편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아들의 얼굴이 몹시 홀가분해 보였다.
나도 덩달아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들고,
편지를 받은 그 여자 아이가 뭐라고 하더냐고 물어 보았다.
아들아이가 하는 말,
자기는 편지만 책상에 올려놓고 빨리 와 버려서 아무 말도 안 들었단다.
나는 속으로 아이고 이놈아 싶었지만 아들만큼 크게 웃으면서
잘했다고 과장되게 박수를 쳐 주었다.
*아들에게 네 편지 이야기를 써도 되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안 된단다. 이름은 안 쓰니까 사람들이 모를 거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이 하는 말,
엄마한테는 아들이 자기 한명뿐이어서
이름을 안 써도 다 알거라나, 그래서 협상에 들어갔다.
아들이 좋아하는 닭다리 치킨으로(다리로만 이루어진)......
잠깐 생각을 하더니 교촌 치킨으로 사주면 써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다.
그래서 거금 일만 삼천 오백원을 투자하고 이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름을 공개 안한다는 조건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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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여일 전에 일어난 일이다.
아들아이의 친구네 식구랑 우리 식구가 함께 합창단 연습을 갔다.
아들아이가 잠깐 어디 가고 없는 사이 아들과 같은 반인 아들친구가
갑자기 나에게 아들아이의 비행을 고자질하기 시작했다.
“아줌마! 어제요 ㅇㅇㅇ(아들)가요 ㅇㅇㅇ(아들하고 같은 반 여자아이)를 울렸어요”
“왜?”하고 물었더니 상당히 똑똑한 아들친구는 어제 일어난 일을 자기의 생각까지
곁들여서 자세히 애기해 주었다.
내용인즉슨, 어제 교실에서 같은 반 여자 아이가 아이들이 다 있는 상태에서 우리 아들에게
정색을 하고 ‘‘나는 너를 괜찮게 생각하는데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 하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당황한 우리 아들은 아무 말 없이 얼른 자리를 피해 버렸고
아이들이 쳐다보고 있는 상태에서 면전에서 거절당한 것처럼 되어 버린 그 여자아이는
감당이 안 되어 울어 버린 모양이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너 어제 ㅇㅇㅇ울렸다면서?”그랬더니 아들아이는
눈이 둥그레 지면서 “어떻게 알았어요?”한다.
그러더니 “아! 맞다 오늘 ㅇㅇㅇ가 편지를 주었는데......”하면서
그제서야 가방에서 꼬깃꼬깃 접어진 쪽지 편지를 끄집어낸다.
내용이 뭐냐고 물었더니 이 무심한 녀석이 아직까지도 보지 않아서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
가지고 오라고 해서 같이 펼쳐 보았더니 내용이 짤막했다.
‘이 배신자! 어떻게 너가 나에게 그럴 수 있어. 너는 친구도 아니야?’
몹시 화가 났음을 보여주는 그 편지를 보면서 아들아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고백을 한 그 여자 아이는 평소에 아들과 제법 친한 편이었고 그 엄마하고도 비교적
잘 아는 사이여서 나도 난감해졌다.
옆에 있던 남편은 내게서 전후 사정을 듣고 그 쪽지 편지를 보더니
정신없이 웃으며 뒤집어진다.
나는 아들에게 그 여자 아이가 싫으냐고 물어 보았다. 그건 아니란다.
그냥 아이들이 다 있는데서 그러니까 부끄럽고 창피해서 도망을 친 것뿐이란다.
나는 아들에게 그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사과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은 싫다고 한다. 창피하고 부끄럽다는 것이다.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잘 모르는 눈치다.
오히려 사과를 했는데 안받아주면 어떻게 하느냐며 그것을 더 걱정한다
.
답답해진 나는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고 방법을 찾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들을 똑바로 앉혀놓고 본격적인 연애학개론 기초 강의를 시작했다.
먼저 입장 바꿔 생각하기 - 아들에게 너는 부끄러워서 도망을 갔을 뿐이지만
그 여자 아이 입장에서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아무 말도 없이 도망을 갔기 때문에
자기가 싫어서 거절하는 걸로 오해하게 된다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서 네가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에게 좋아한다고 말을 했는데
너처럼 아무 말도 안하고 도망을 가버리면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라는 질문을 해가며
아들아이가 어떤 잘못을 하고 그 여자 아이가 왜 그런 쪽지편지를 보낼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시키려고 온갖 말이 다 동원되었다.
그것만으로는 아무래도 약한 것 같아서 이 기회에 좀 더 진도를 빼기로 했다.
프로포즈에 대응하는 방법 -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주었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었을 때, 그냥 보통일 때,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완곡하게 거절하는 방법까지,
한 시간여에 가까운 시간을 들여서 강의를 마쳤다.
옆에서 우리 둘을 지켜보던 남편은 한 번 터진 웃음을 아직도 못 그치고......
아들아이는 그런 아빠와 엄마 중간에서 혼란이 오는 눈치이고......
그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다음 날 학교에 갔다 온 아들아이가 시무룩한 얼굴로 집으로 돌아왔다.
사과를 했는데 그 여자 아이가 쌀쌀맞은 얼굴로 “이제 필요 없어”하면서
다른 곳으로 가 버리더라는 것이다.
둔감했던 아들아이는 이제야 자기가 처한 상황이 조금 실감이 되고
쌀쌀맞은 그 아이의 태도로 인해 제법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나는 아들에게 사과를 했으니까 조금 기다려 보자고 했다.
그렇게 2~3일이 지났을까 아들아이가 얼굴이 활짝 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여자아이가 말도 걸고 이제 괜찮아 졌다는 것이다.
나는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난 게 아니었다.
그 다음날 아들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나에게 편지 한통을 내밀었다.
오늘 그 여자아이에게서 받았다는 것이었다.
같이 읽어 보니 초등학교 2학년짜리가 쓴 것 치고는 제법 길게
다시 프로포즈를 해온 것이었다.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거의 우리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나 썼음직한 내용과
꽃편지지를 보면서 이 꼬맹이들의 맹랑함에 어이가 없기도 했다.
아들에게 답장을 써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우리 무심한 아들 녀석이 한다는 말,
이제 다시 친해졌으니까 편지는 안 써도 된다나......
아들아이는 쓰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일기 쓰기가 고역인 녀석이다.
편지 답장을 쓰지 않으면 약간 격정적인 성격을 보이는 그 여자 아이가 또
어떻게 나올지 훤히 그려져서 나는 아들을 불러 앉혀 놓고 다시
연애학개론 기초 2강을 시작했다.
‘왜 편지 답장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가?’
이번에는 길지 않게 강의를 끝냈다.
강의가 끝난 다음 아들과 나는 그 여자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서
꽃편지지를 준비하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아들 혼자서는 무리인 것 같아서 내가 불러주고 아들은 받아 적고,
그런데 그 다음이 더 문제였다.
엄마를 닮아 사람관계가 서툰 아들 녀석이 이 편지를 배달을 못하고
날마다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것이었다.
부끄러워서 도저히 못 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직접 주기가 부끄러우면
아침에 가서 그 여자 아이의 책상 서랍 속에 넣어 놓으라고 코치까지 해 주었는데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는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그대로 가방 속에 있는 것이었다.
나는 또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그 여자 아이의 주소를 알아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날 오후 아들과 외출을 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눈에 뜨이는 현수막 하나를 아들에게 일부러 보게 했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 하실 분’이라고 써져 있는 커다란 현수막을 보면서
아들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우리나라 아가씨랑 결혼하고 싶어 아니면 베트남 아가씨랑 결혼하고 싶어?”
아들아이는 우리나라 아가씨랑 결혼하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나는 한 번 더 질문을 했다. “
"그러면 왜 베트남 아가씨랑 결혼을 할까?”
대답을 못하는 아들에게 그것은 능력이 없어서라고 독하게 말을 했다.
책을 많이 읽고 성격이 예민한 아들아이는 말귀를 곧 잘 알아듣는 편이다.
독한 내 말속에 숨어 있는 ‘그러니까 너도 베트남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지 않거든
내일은 꼭 편지를 전해 주고 와 알았지'라는 메시지를 알아듣는 눈치다.
다음날이었다. 학교를 갔다 온 아들아이가 밝은 얼굴로 돌아 왔다.
첫 마디가 오늘은 편지를 주었다는 것이다.
아들의 얼굴이 몹시 홀가분해 보였다.
나도 덩달아 숙제를 끝낸 기분이 들고,
편지를 받은 그 여자 아이가 뭐라고 하더냐고 물어 보았다.
아들아이가 하는 말,
자기는 편지만 책상에 올려놓고 빨리 와 버려서 아무 말도 안 들었단다.
나는 속으로 아이고 이놈아 싶었지만 아들만큼 크게 웃으면서
잘했다고 과장되게 박수를 쳐 주었다.
*아들에게 네 편지 이야기를 써도 되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안 된단다. 이름은 안 쓰니까 사람들이 모를 거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들이 하는 말,
엄마한테는 아들이 자기 한명뿐이어서
이름을 안 써도 다 알거라나, 그래서 협상에 들어갔다.
아들이 좋아하는 닭다리 치킨으로(다리로만 이루어진)......
잠깐 생각을 하더니 교촌 치킨으로 사주면 써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다.
그래서 거금 일만 삼천 오백원을 투자하고 이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름을 공개 안한다는 조건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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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살아가는 단순한 얘기지만 글로 표현해
내는 후배님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오.
아들에게 배려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동시에 가르쳐주고 또 협상까지 해가면서
거금을 투자한 덕에 우리는 재밌는 글을
읽어 볼 수가 있었네요..
아들이 엄마를 닮아서 책을 많이 읽나본데
어려서무터 책을 많이 읽는 습관을 가지면
정서가 풍부하고 생각이 깊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는 늦게 알아서
책도 많이 읽지 못하고 감성도 풍부하지 못하여
모처럼 글이라도 쓸라고 하면 머리에 쥐가날
정도라오....
장문의 글 작성하여 보는이들에게 기쁨을 주어 다시 한 번
고맙게 생각하오.
참 사투리심사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내가 홈에 있는 글들을
많이 읽어보고 그래도 가장 낳겠다 싶어서였는데
미리 허락을 받지 않고 임의로 추천하였던 점 미안하게
생각해요. 그래도 용서는 해 주실거죠?
좋은 시간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