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하면
그 역겨운 냄새와 함께 떠오르는 것이 어릴때 많이 들었던
홍에 "ㅈ"같은 "ㅅㄲ"라는 비어이다.
홍어는 회를 해서 먹을 때도 거의 유일하게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으며
뼈와 내장도 훌륭한 국거리가 되어 주는 등
홍어는 전체적으로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지만
유일하게 홍어 "ㅈ"(꼬리)만은 홍어를 손질할 때
홍어를 도마 위에 올린 다음 제일 먼저 칼로 탁 내리쳐 짤라서 버린다.
그래서
홍에"ㅈ"같은 "ㅅㄲ"라는 욕은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무 필요 없는, 있으나 마나 혹은 없는 것이 더 보탬이 되는
그런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아주 나쁜 욕에 속한다.
그런 욕을 홍어의 생식기를 비유해서 쓰며
전라도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욕이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면 홍어에 대해
1.바닷물고기로서 홍어(서론), 2.어획, 3.홍어 삭히기, 4. 홍어를 맛있게 먹기, 5.효능,
6.간재미와 비교(결론) 순으로 이야기하겠다.
1. 바닷물고기로서 홍어(洪漁)
- 학명 : Raja kenojei
- 분류 : 홍어묵 가오리과
- 크기 : 몸길이 약 150cm
- 색 : 체반의 등쪽 갈색 바탕에 군데군데 둥근 황색 점, 배쪽 힌색
- 생식 : 난생
- 서식 : 수심 30 ~ 100m의 대륙봉
- 분포 : 타이완, 동중국해, 일본, 한국 등의 북서태평양
홍어는 포식성 어류로 오징어류, 새우류, 게류, 갯가재류를 주로 먹고
산란시에는 4~5개의 알를 낳는데 이 알은 단단한 껍질에 쌓여 있다.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지에서 저술한 [자산어보]에는 홍어를 분어라 하였고, 속명을 홍어라 하였으며
중국 명나라 사람인 이시진이 저술한 약학서인 [본초강목]에는 홍어를 태양어 또는 모양이 연잎을
닮았다 하여 하어(荷漁)라 하기도 하고, 생식이 괴이하다 하여 해음어(海淫漁)라고도 하였다.
2. 홍어 어획
홍어는 일년내내 잡히지만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11월부터 산란기를 맞은 홍어가 흑산도 근해로 몰려들어 많이 잡히기도 하고
겨울이라야 홍어의 찰진 맛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홍어는 움직음이 빠르고 깊은 물속에 살기 때문에 탐지기 등 첨단장비로는 탐지가 불가능하며
정치망 등 그물로도 잡을 수는 있으나 흑산도에서는 주로 낚시로만 홍어를 잡는데
낚시도 미끼를 쓰지 않고 수십m 되는 바다 밑바닥에 "ㄷ"자형 낚시 바늘을 촘촘히 깔아 놓고(주낙 형태)
홍어가 지나가다 걸리길 기다려서 낚시줄을 감아 올려 홍어가 걸려 올라오면
뜰채를 쓰지 않고 꼬챙이로 찍어 올린다.(무게와 힘때문에 뜰채의 사용이 불가능)
홍어는 80년대 말까지 홍어잡이 배가 40척에 달할 정도로 많이 잡혔으나
90년대 중반께는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홍어잡이 배가 단 한척에 불과할 정도로 어획량이 급감하였으나
홍어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홍어잡이 어선에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기 시작하면서
어획량이 조금씩 늘어 나기 시작하여 요 몇년새에는 어획량이 크게 늘어 났지만
국산 홍어를 일반인들이 맛보기에는 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다.
그만큼 홍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3. 홍어 삭히기
지금은 쾌속선을 타면 흑산도에서 목포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그 옛날 돛단배를 타고 오가던 시절에는 날씨변화에 따라 육지까지 며칠이 걸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흑산도 사람들이 애써 잡은 생선을 육지에 내다 팔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리는 뱃길을 감안할 때
생선을 말리거나 소금에 절이지 않고는 육지에 가기도 전에 상해서 못먹게 되기가 일쑤였으나
홍어만은 상했어도 독특한 맛을 내고 배탈이 나는 일이 없어
별다른 보존설비 없이 이동이 가능하고, 건어나 절인 생선 밖에 먹을 수 없었던 육지사람들의
잔칫상에 홍어가 오르게 되면서 전라도 사람들의 입맛을 홍어가 사로잡게 되어 갔다.
홍어를 처음 접한 사람은
우선 홍어의 독특한 냄새때문에 가까이 하기 힘들고
권유에 의해 억지로 한조각 입에 넣었다 할지라도
자극적인 맛때문에 처음 냄새보다 더한 괴로움을 주기 때문에 홍어를 처음부터 좋아하기는 쉽지가 않다.
이러한 홍어의 독특한 냄새와 자극적인 맛은
홍어의 몸에 있는 요소가 삭힘과정을 거치면서 생성된 암모니아가 그 근원이다.
홍어를 바다에서 잡아 올려 그대로
항아리에 볏짚을 깔고 홍어를 올려 놓으면 홍어가 저절로 삭혀 지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삭힌 방법이고
홍어의 강렬한 맛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을 위해
홍어를 두엄속에서 삭히면 보다 암모니아가 많이 생성되어 보다 자극적인 홍어 맛을 내게 된다.
홍어를 삭힌 기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나
겨울철에는 대략 1주일정도 삭혀야 홍어의 제맛이 나온다.
홍어의 첫맛에 고통과 자학을 거쳐 홍어 맛에 길들여 지면
김치나 술같은 모든 발효 식품이 그러하듯
홍어 역시 중독성이 있어 한번 맛들여 지면 헤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4. 홍어를 맛있게 먹기
홍어는 버릴 것(예외 하나 있음, 앞에서 언급)이 없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내장은 찜이나 탕을 끊이는데 쓴다.
홍어를 조리할때 물로 씻는 것은 금물이다.
물로 씻으면 홍어 특유의 자극을 주는 냄새나 맛이 씻겨가 버리기 때문에
물로 씻지 않고 종이나 타월로 표면만 닦아내면 되고
껍질도 벗기지 않는 것이 홍어 맛을 더욱 즐길 수 있다.
홍어회는 소금을 찍어서 먹으면 되고(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홍어 맛을 제대로 맛 볼 수가 없기 때문)
초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한다.(무쳐 먹으면 홍어의 자극적인 맛을 줄일 수 있음)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를 얹어 먹는
[삼함(三合)]은 홍어요리의 백미로 꼽힌다.
이 세가지 이질적인 음식을 한꺼번에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김치와 돼지고기 맛이 먼저 느껴지다가
볼이 터지도록 우물거리며 씹다보면 어느 순간 홍어 고유의 톡 쏘는 맛이 나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홍탁]이 있는데
홍어의 암모니아 자극을 중화시키는데는 막걸리가 최고라 하며
홍어의 찬 성질과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이 잘 조화되어 완벽한 음식궁합을 자랑하기 때문에
홍어를 먹을 때는 막걸리를 마신다.
위의 삼합과 홍탁을 합쳐 [홍탁삼합]이라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홍탁삼합을 앞에 놓고 무적이와 앉아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뿐이다.(골안 박씨와 유씨 아줌마도 참석 가능)
그리고 홍어 크기를 말할때 "번치"라는 말을 쓰는데
홍어중에 가장 큰 8kg정도 이상 되는 홍어를 1번치라고 하는데
국산 홍어로 그 정도 크기이면 수십만원에서 공급이 달리면 백만을 넘기기도 하기 때문에
15~20조각이 담긴 한접시에 10만원이 넘는 홍어회를 일반인들이 먹기가 어려워서
지금은 보다 가격이 저렴한 칠레산 홍어가 많이 들어와 공급되고 있어서
홍어를 먹으면서 국내산이냐 칠레산이냐 의심을 갖고 먹기도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칠레산이라 생각하면 속이 편하고
그 구분하는 방법은 색깔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고 하나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홍어의 찰진 맛이 확연하게 다르다고 한다.
5.홍어의 효능
홍어는 고단백 알카리성 식품으로 관절염, 류마티스, 기관지에 효과가 좋으며,
감기에도 특효가 있다고 하고, 탕은 장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장을 깨끗하게 해주고 소변색이
혼탁한 남성이나 소변 볼때 요도가 아프고 이물질이 나오는 사람이 먹으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 졌으며, 위염을 억제하여 위장병 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술독을 해소하고, 끈끈적한 점액은 스태미너 식품(쉽게 말해서 정력제)으로 효능이 좋다고 한다.
뱀에 물렸을때 홍어 껍질을 붙이면 치료가 되고, 창을 하는 소리꾼들이 가래를 삭혀 준다고
하여 즐겨 먹기도 하며, 찬 성질의 홍어는 특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날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관절염에 좋은 식품은 먹어서 관절까지 흡수되는 뮤코다당단백질인 황산콘드로친이 있는데
이 영양소는 끊여 놓으면 묵처럼 굳어 있는 동물성 식품이다.
상어연골과 지느러미, 달팽이와 우렁, 녹용이나 녹각, 돼지족발이나 소의 도가니탕에 많이 들어 있는데
우리가 회나 무침, 탕으로 먹는 홍어나 가오리에는 엄청나게 많은 관절염 치료제인
황산콘드로친이 들어 있어
관절염이나 류마티스로 고생하는 사람은 홍어나 가오리를 삶아 말린 다음 가루로 만들어서
하루에 10g정도씩 매일 아침 식후에 섭취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관절염 치료와 함께
피부도 고와지고, 주름살도 펴지며, 화장도 잘 받고, 검버섯이나 주근깨 치료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홍어는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식욕을 일으키며 매콤한 성분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술독을 풀어주고, 감기에 걸렸을때 땀이 나게 하여 몸의 사기를 풀어 준다고 한다.
특히 숙성된 홍어는 DH9의 강알카리성이 되어 산성체질을 알카리성 체질로 바꿔주며
위산을 중화시켜 위염을 억제하고, 강암모니아가 잡균을 제거하여 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홍어 100g에는 단백질 함유량이 19g으로 비교적 고단백 식품이고
지방 함유량은 0.5%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으며
그 밖에 관상동맥질환, 혈전증 유발 억제 물질과
뇌조직의 주요성분이 다량 함유 되어 있고
이 물질은 뇌졸증, 혈관질환, 심부전증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6. 간재미와 홍어 비교(결론)
국립수산진흥원이 발간한 [어류도감]에 의하면
가오리의 종류를 노랑, 힌, 목탁, 전기, 상어가오리의 5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노랑가오리와 상어가오리가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는데
이 노랑 및 상어가오리를 서해안 지방에서는 "간재미"라고 일종의 방언을 써서
부른다고 한다.
*울산댁이 녹동 유선옥 언니가 해주어 못잊어 하는 간재미 무침의
간재미는 상어가오리라고 추측됨
간재미와 홍어는 전체적인 모양은 비슷하나
크기 및 코 모양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우선 크기에서 홍어는 10kg까지 큰 것도 있으나 간재미는 큰 것도 1kg이하이고
코 모양에서는 홍어는 뾰쪽한 반면 간재미는 둥그스럼하며
전체적인 모양은 홍어는 유선형에 가깝고 간재미는 둥그스럼한 원형이다.
맛에 있어서도 홍어는 특히 회로 먹을때 톡 쏘는 맛이 있어 간재미와 다르고
무침으로 먹을 때는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식초와 다른 양념이 중화시켜 버려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홍어는 삭혀서(썩혀) 먹어도 홍어 속에 들어 있는
암모니아 성분이 미생물(식중독 균)의 침입을 막아 주기 때문에 절대 탈이 없으나
간재미는 그런 성분이 없기 때문에 삭혀서 먹었다간 바로 배탈로 직행이다.
참고로 암모니아 성분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나
홍어에는 극히 미량만 함유되어 있어 오히려 잡균을 막아 주는 등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고 한다.
(후기, 이 글을 마치면서)
광주로 부임해서 거금도 넷을 알게 되었고
거금도 넷을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가
우두와 석정 카페 글을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특히,
석정 카페의 울산댁이 올린 "여남례"를 읽고
울산댁은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와 (저항이 있을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여남례를 글로 써서 장애자인 여남례를 새롭게 한사람의 인간으로 탄생시켜 줄 수 있는 글재주에
존경을 표하면서
내가 받은 그 감동만큼은 되지 않더라도
조금은 석정 카페에 되돌려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울산댁과 그 언니이며 우리 승호 마누라인 유씨 아줌마의 요구도 있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이 글(홍어 이야기)을 쓰기 시작했는데
자료가 쉽게 찾게되어서 예상보다 빨리 쓰게 되어 스스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라며 은근한 압력으로 강요하다시피한 오심이 후배
그리고 중촌 카페에는 들어 오지 않고 다른 동네에 가서 논다고 투덜거리는 길수 후배
또 유씨 자매 아줌마들
모두 고맙고
재미있게 읽어 주셔요.
그 역겨운 냄새와 함께 떠오르는 것이 어릴때 많이 들었던
홍에 "ㅈ"같은 "ㅅㄲ"라는 비어이다.
홍어는 회를 해서 먹을 때도 거의 유일하게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으며
뼈와 내장도 훌륭한 국거리가 되어 주는 등
홍어는 전체적으로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이지만
유일하게 홍어 "ㅈ"(꼬리)만은 홍어를 손질할 때
홍어를 도마 위에 올린 다음 제일 먼저 칼로 탁 내리쳐 짤라서 버린다.
그래서
홍에"ㅈ"같은 "ㅅㄲ"라는 욕은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아무 필요 없는, 있으나 마나 혹은 없는 것이 더 보탬이 되는
그런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아주 나쁜 욕에 속한다.
그런 욕을 홍어의 생식기를 비유해서 쓰며
전라도 지방에서만 사용하는 욕이다는 것도 특징이다.
그러면 홍어에 대해
1.바닷물고기로서 홍어(서론), 2.어획, 3.홍어 삭히기, 4. 홍어를 맛있게 먹기, 5.효능,
6.간재미와 비교(결론) 순으로 이야기하겠다.
1. 바닷물고기로서 홍어(洪漁)
- 학명 : Raja kenojei
- 분류 : 홍어묵 가오리과
- 크기 : 몸길이 약 150cm
- 색 : 체반의 등쪽 갈색 바탕에 군데군데 둥근 황색 점, 배쪽 힌색
- 생식 : 난생
- 서식 : 수심 30 ~ 100m의 대륙봉
- 분포 : 타이완, 동중국해, 일본, 한국 등의 북서태평양
홍어는 포식성 어류로 오징어류, 새우류, 게류, 갯가재류를 주로 먹고
산란시에는 4~5개의 알를 낳는데 이 알은 단단한 껍질에 쌓여 있다.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지에서 저술한 [자산어보]에는 홍어를 분어라 하였고, 속명을 홍어라 하였으며
중국 명나라 사람인 이시진이 저술한 약학서인 [본초강목]에는 홍어를 태양어 또는 모양이 연잎을
닮았다 하여 하어(荷漁)라 하기도 하고, 생식이 괴이하다 하여 해음어(海淫漁)라고도 하였다.
2. 홍어 어획
홍어는 일년내내 잡히지만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철이다.
11월부터 산란기를 맞은 홍어가 흑산도 근해로 몰려들어 많이 잡히기도 하고
겨울이라야 홍어의 찰진 맛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홍어는 움직음이 빠르고 깊은 물속에 살기 때문에 탐지기 등 첨단장비로는 탐지가 불가능하며
정치망 등 그물로도 잡을 수는 있으나 흑산도에서는 주로 낚시로만 홍어를 잡는데
낚시도 미끼를 쓰지 않고 수십m 되는 바다 밑바닥에 "ㄷ"자형 낚시 바늘을 촘촘히 깔아 놓고(주낙 형태)
홍어가 지나가다 걸리길 기다려서 낚시줄을 감아 올려 홍어가 걸려 올라오면
뜰채를 쓰지 않고 꼬챙이로 찍어 올린다.(무게와 힘때문에 뜰채의 사용이 불가능)
홍어는 80년대 말까지 홍어잡이 배가 40척에 달할 정도로 많이 잡혔으나
90년대 중반께는 무분별한 남획 등으로 홍어잡이 배가 단 한척에 불과할 정도로 어획량이 급감하였으나
홍어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홍어잡이 어선에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기 시작하면서
어획량이 조금씩 늘어 나기 시작하여 요 몇년새에는 어획량이 크게 늘어 났지만
국산 홍어를 일반인들이 맛보기에는 더욱 어려워져 가고 있다.
그만큼 홍어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3. 홍어 삭히기
지금은 쾌속선을 타면 흑산도에서 목포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지만
그 옛날 돛단배를 타고 오가던 시절에는 날씨변화에 따라 육지까지 며칠이 걸렸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흑산도 사람들이 애써 잡은 생선을 육지에 내다 팔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리는 뱃길을 감안할 때
생선을 말리거나 소금에 절이지 않고는 육지에 가기도 전에 상해서 못먹게 되기가 일쑤였으나
홍어만은 상했어도 독특한 맛을 내고 배탈이 나는 일이 없어
별다른 보존설비 없이 이동이 가능하고, 건어나 절인 생선 밖에 먹을 수 없었던 육지사람들의
잔칫상에 홍어가 오르게 되면서 전라도 사람들의 입맛을 홍어가 사로잡게 되어 갔다.
홍어를 처음 접한 사람은
우선 홍어의 독특한 냄새때문에 가까이 하기 힘들고
권유에 의해 억지로 한조각 입에 넣었다 할지라도
자극적인 맛때문에 처음 냄새보다 더한 괴로움을 주기 때문에 홍어를 처음부터 좋아하기는 쉽지가 않다.
이러한 홍어의 독특한 냄새와 자극적인 맛은
홍어의 몸에 있는 요소가 삭힘과정을 거치면서 생성된 암모니아가 그 근원이다.
홍어를 바다에서 잡아 올려 그대로
항아리에 볏짚을 깔고 홍어를 올려 놓으면 홍어가 저절로 삭혀 지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삭힌 방법이고
홍어의 강렬한 맛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을 위해
홍어를 두엄속에서 삭히면 보다 암모니아가 많이 생성되어 보다 자극적인 홍어 맛을 내게 된다.
홍어를 삭힌 기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나
겨울철에는 대략 1주일정도 삭혀야 홍어의 제맛이 나온다.
홍어의 첫맛에 고통과 자학을 거쳐 홍어 맛에 길들여 지면
김치나 술같은 모든 발효 식품이 그러하듯
홍어 역시 중독성이 있어 한번 맛들여 지면 헤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4. 홍어를 맛있게 먹기
홍어는 버릴 것(예외 하나 있음, 앞에서 언급)이 없다.
살은 회로 먹고 뼈와 내장은 찜이나 탕을 끊이는데 쓴다.
홍어를 조리할때 물로 씻는 것은 금물이다.
물로 씻으면 홍어 특유의 자극을 주는 냄새나 맛이 씻겨가 버리기 때문에
물로 씻지 않고 종이나 타월로 표면만 닦아내면 되고
껍질도 벗기지 않는 것이 홍어 맛을 더욱 즐길 수 있다.
홍어회는 소금을 찍어서 먹으면 되고(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홍어 맛을 제대로 맛 볼 수가 없기 때문)
초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한다.(무쳐 먹으면 홍어의 자극적인 맛을 줄일 수 있음)
삶은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를 얹어 먹는
[삼함(三合)]은 홍어요리의 백미로 꼽힌다.
이 세가지 이질적인 음식을 한꺼번에 입에 넣으면
처음에는 김치와 돼지고기 맛이 먼저 느껴지다가
볼이 터지도록 우물거리며 씹다보면 어느 순간 홍어 고유의 톡 쏘는 맛이 나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홍탁]이 있는데
홍어의 암모니아 자극을 중화시키는데는 막걸리가 최고라 하며
홍어의 찬 성질과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이 잘 조화되어 완벽한 음식궁합을 자랑하기 때문에
홍어를 먹을 때는 막걸리를 마신다.
위의 삼합과 홍탁을 합쳐 [홍탁삼합]이라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홍탁삼합을 앞에 놓고 무적이와 앉아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세상이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뿐이다.(골안 박씨와 유씨 아줌마도 참석 가능)
그리고 홍어 크기를 말할때 "번치"라는 말을 쓰는데
홍어중에 가장 큰 8kg정도 이상 되는 홍어를 1번치라고 하는데
국산 홍어로 그 정도 크기이면 수십만원에서 공급이 달리면 백만을 넘기기도 하기 때문에
15~20조각이 담긴 한접시에 10만원이 넘는 홍어회를 일반인들이 먹기가 어려워서
지금은 보다 가격이 저렴한 칠레산 홍어가 많이 들어와 공급되고 있어서
홍어를 먹으면서 국내산이냐 칠레산이냐 의심을 갖고 먹기도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것은 칠레산이라 생각하면 속이 편하고
그 구분하는 방법은 색깔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고 하나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홍어의 찰진 맛이 확연하게 다르다고 한다.
5.홍어의 효능
홍어는 고단백 알카리성 식품으로 관절염, 류마티스, 기관지에 효과가 좋으며,
감기에도 특효가 있다고 하고, 탕은 장의 노폐물을 제거하여 장을 깨끗하게 해주고 소변색이
혼탁한 남성이나 소변 볼때 요도가 아프고 이물질이 나오는 사람이 먹으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 졌으며, 위염을 억제하여 위장병 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술독을 해소하고, 끈끈적한 점액은 스태미너 식품(쉽게 말해서 정력제)으로 효능이 좋다고 한다.
뱀에 물렸을때 홍어 껍질을 붙이면 치료가 되고, 창을 하는 소리꾼들이 가래를 삭혀 준다고
하여 즐겨 먹기도 하며, 찬 성질의 홍어는 특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이 여름을 날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관절염에 좋은 식품은 먹어서 관절까지 흡수되는 뮤코다당단백질인 황산콘드로친이 있는데
이 영양소는 끊여 놓으면 묵처럼 굳어 있는 동물성 식품이다.
상어연골과 지느러미, 달팽이와 우렁, 녹용이나 녹각, 돼지족발이나 소의 도가니탕에 많이 들어 있는데
우리가 회나 무침, 탕으로 먹는 홍어나 가오리에는 엄청나게 많은 관절염 치료제인
황산콘드로친이 들어 있어
관절염이나 류마티스로 고생하는 사람은 홍어나 가오리를 삶아 말린 다음 가루로 만들어서
하루에 10g정도씩 매일 아침 식후에 섭취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고
관절염 치료와 함께
피부도 고와지고, 주름살도 펴지며, 화장도 잘 받고, 검버섯이나 주근깨 치료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홍어는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식욕을 일으키며 매콤한 성분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술독을 풀어주고, 감기에 걸렸을때 땀이 나게 하여 몸의 사기를 풀어 준다고 한다.
특히 숙성된 홍어는 DH9의 강알카리성이 되어 산성체질을 알카리성 체질로 바꿔주며
위산을 중화시켜 위염을 억제하고, 강암모니아가 잡균을 제거하여 속을 편안하게 해 준다.
홍어 100g에는 단백질 함유량이 19g으로 비교적 고단백 식품이고
지방 함유량은 0.5%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으며
그 밖에 관상동맥질환, 혈전증 유발 억제 물질과
뇌조직의 주요성분이 다량 함유 되어 있고
이 물질은 뇌졸증, 혈관질환, 심부전증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6. 간재미와 홍어 비교(결론)
국립수산진흥원이 발간한 [어류도감]에 의하면
가오리의 종류를 노랑, 힌, 목탁, 전기, 상어가오리의 5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노랑가오리와 상어가오리가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는데
이 노랑 및 상어가오리를 서해안 지방에서는 "간재미"라고 일종의 방언을 써서
부른다고 한다.
*울산댁이 녹동 유선옥 언니가 해주어 못잊어 하는 간재미 무침의
간재미는 상어가오리라고 추측됨
간재미와 홍어는 전체적인 모양은 비슷하나
크기 및 코 모양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우선 크기에서 홍어는 10kg까지 큰 것도 있으나 간재미는 큰 것도 1kg이하이고
코 모양에서는 홍어는 뾰쪽한 반면 간재미는 둥그스럼하며
전체적인 모양은 홍어는 유선형에 가깝고 간재미는 둥그스럼한 원형이다.
맛에 있어서도 홍어는 특히 회로 먹을때 톡 쏘는 맛이 있어 간재미와 다르고
무침으로 먹을 때는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식초와 다른 양념이 중화시켜 버려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홍어는 삭혀서(썩혀) 먹어도 홍어 속에 들어 있는
암모니아 성분이 미생물(식중독 균)의 침입을 막아 주기 때문에 절대 탈이 없으나
간재미는 그런 성분이 없기 때문에 삭혀서 먹었다간 바로 배탈로 직행이다.
참고로 암모니아 성분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나
홍어에는 극히 미량만 함유되어 있어 오히려 잡균을 막아 주는 등
몸에 이롭게 작용한다고 한다.
(후기, 이 글을 마치면서)
광주로 부임해서 거금도 넷을 알게 되었고
거금도 넷을 이리 저리 돌아 다니다가
우두와 석정 카페 글을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특히,
석정 카페의 울산댁이 올린 "여남례"를 읽고
울산댁은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와 (저항이 있을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여남례를 글로 써서 장애자인 여남례를 새롭게 한사람의 인간으로 탄생시켜 줄 수 있는 글재주에
존경을 표하면서
내가 받은 그 감동만큼은 되지 않더라도
조금은 석정 카페에 되돌려 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가지고
울산댁과 그 언니이며 우리 승호 마누라인 유씨 아줌마의 요구도 있던 차에
잘 되었다 싶어 이 글(홍어 이야기)을 쓰기 시작했는데
자료가 쉽게 찾게되어서 예상보다 빨리 쓰게 되어 스스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쓰라며 은근한 압력으로 강요하다시피한 오심이 후배
그리고 중촌 카페에는 들어 오지 않고 다른 동네에 가서 논다고 투덜거리는 길수 후배
또 유씨 자매 아줌마들
모두 고맙고
재미있게 읽어 주셔요.
그렇지 않아도 제가 숙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형님께서 답을
주셔서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무슨 숙제냐고요? 다름이 아니고 승호와이프이신 유여사님께서
홍어에 대하여 학문적으로 설명을 의뢰해 왔답니다.
유여사님 저의 대답은 형님께서 해 주셨으니 난 그 벌로
나중에 네자매들에 대하여 댓글 올리는 것으로 대신 할랍니다.
죄송하고, 형님께는 고맙고요.
효능에 대하여는 형님께서 오후에 쓰신다고 하셨으니
기대하면서 참고있을랍니다.
그리고 형님! 여긴 큰망네가 아니고 골안이랍니다.
우리 동네에서도 모여서 대화하면서 승호와 유여사도
부릅시다. 자기들이 아무리 사돈네라고 해도 어른이 부르는데
안나타나고 베기겠습니까?
조만간에 동네 카페에서 형님의 글월 기다리겠습니다.
좋은 시간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