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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명천(明川) : 적대봉 계곡으로부터 마을 앞을 흐르는 10里長川(리장천)이 있어 한때는 “앞내”[前川(전천)]를 暗(암)내로 發音(발음)하여 마을에 어두운 일들이 발생한다 하여 1956년 지방 행정구역 개편시 당시 暗(암)자를 明(명)자로 고쳐 명천이라 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8.07.04 15:41

접시꽃 당신

조회 수 2614 추천 수 0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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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시꽃 당신   ♡ 

 

 
사진가: [청계천에서 만난 접시꽃들 ] 

 
[  접시꽃 당신  ]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 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글  :  도 종 환 








  • ?
    나그네 2008.07.04 20:32
     좋은 글 남겨 주심 감사해요. 잘 감상하고 있습니다.
    지치고 힘들때면 더 찾게 되는 이 곳입니다.
    눈물도 흘리고, 웃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님을 위해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더위가 시작되는 듯 싶습니다.
    더운데 힘내시길 바라며 건강한 모습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유난히도 명천 앞바다가 그리운 오늘이였습니다.
  • ?
    현성 2008.07.05 13:09
    오랫만에 접시꽃을 볼 수 있어 참 좋다!
    습기로 꽉 찬 도시를 바라보고 있자니, 답답함이 짜증으로 변할려고 하네요.
    그래도 짜증부리지 않으려고 노력은 해야죠?
    어느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마는 .........
    우리들의 바램과는 상관없이 감사보다는 불평과 불만으로 귀한 시간들을 채우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봅니다.
    준님과 나그네님의 주말 오후 시간도 이왕이면 감사 할 일이 많았으면 합니다.
    흘러 나오는 음악처럼 바다가의 수많은 모래알 같이 많은 사람 중에 만난 우리들이 아닙니까?
    그 인연, 인연들이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빌면서,
    좋은 글과 좋은 음악 잘 감상하고 갑니다.
    뜨거운 열정과 불굴의 의지로 우리의 삶이 아름답게 변해 가기를 빌면서.............

  • ?
    섬처녀 2008.07.05 20:15
    오늘도 여전히 더운 날이네요
    전 열무김치에 국수 쓱쓱 비벼서 가족과 함께 한끼 해결하고 더위도 날렸어요
    어렸을때 보았던 접시꽃을 보니 그 때의 추억에서 잠시 머물러지네요
    그리운 사람들 얼굴도 하나 둘 떠 오르고...
    아마 이때 쯤이죠? 접시꽃 피는 시기가..(?)
    사랑하는  준 오빠도 오 선생님도 더위 잘 물리치시고 건강 잘 지키시길 바랄게요

  • ?
    2008.07.05 20:46
    "내려놓음" "비움" 이라는 단어, 결고 쉽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그분께서 다 내려놓게 하시고 비우게 하시더라구요.
    위의 도종환님의 글을 보면서 우리의  하루하루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생각해 볼수 있었습니다.

    나그네님!
    님의 글을 보면서 성경에 중풍병자의 네친구들의 믿음을 연상케 합니다.
    "저희의 믿음을 보시고"라는 귀절은 바로 님같은 많은 분들의 중보기도와 격려라 생각됩니다.
    낮은곳에 서서 여기에 오시는 모든분들께 도전과 힘이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져 하는 마음에
    글을 올려 봅니다만, 이렇게 감사하여 나를 눈물 흘리게 하시니 그 기쁨에 엔돌핀이 팍팍 솟는것 같습니다.
    감사 드리구요.. 저도 명천 앞바다가 무척 그립습니다.

    *****************************************************************************

    형님!
    반갑습니다.
    요즘, 덥죠? 때론 짜증도 나죠?
    그러나 우리인생들은 부단히 상황에 맞는 연습도 필요한것 같아요.
    위에도 적었지만 내려놓음" "비움" 이라는 단어, 현실의 삶속에서 결고 쉽지 않지만
    그분이 내려놓게 하시니 오늘도 감사한 일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오전부터 학교앞 전도와 여름 성경학교를 준비하다보니 형님과 명천교회에서 같이했던
    그 시간들이 많이 생각 나네요..
    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변함없는 기도와 사랑 감사 드립니다.
    더운날씨에 건강하세요..

    ****************************************************************************

    섬처녀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열무김치에 국수, 캬~~~~
    더위에 최고죠..
    앞으로도 더위 이겨나갈수 있는방법 자주 알려 주시고
    많은 시간들 같이하길 바래요..

  • ?
    박 정미 2008.07.05 23:08
    어린시절의 기억속에
    똘망똘망 귀엽던 제 친구 영미네 집 앞마당엔
    이계절이면 접시꽃이 그렇게도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기억이 납니다.
    비록 그 기억들은 이미 추억속에 머물러 돌아갈수 없지만  그 시절이 그리워짐은....
    준오빠~!
    고향 떠난지 오래이다 보니 모르고 지나가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올라오는 글들 보면서도 말입니다...
    나중에사 확인전화로 소식 듣고
    놀래고 안타까움에 맘 아팠습니다만..
    오빠의 믿음과 의지로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기도로 잘 이겨 내시리라 믿습니다.
    힘내시구요~
    여호와 닛시~!
  • ?
    현성 2008.07.06 10:42
    금방 쓴 글이 어째 날아가 버렸네.
    준, 섬처녀님? (아직도 처녀란 말인가?) 그리고 나그네님........
    다들 접시꽃 당신이 불러서 오셨나요??
    살뜰한 정을 나눌 수 있게 자주 들려 주시죠!!
    그리고 무두들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빌어요.
    예배드리려 가야 겠네요.
    샬롬!!
  • ?
    2008.07.06 14:47
    와! 기분 좋다..
    갑자기 이렇게 많은이들이 같이해 주시니 저절로 힘이 납니다.
    정미야!
    반갑다.
    그래도 고향을 그리며 자주 찿아줌에 고맙네..
    사람이 살아가면서 놀랄일이 한두가지 겠는가?
    하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잃은것은 일시적인 건강 이라면 받은것은 이루 한없이 많기에
    감사하지 않고는 견딜수가 없더이.
    오늘은 맥추 감사절로 지키면서 감사할수 있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감사할수 있지만
    감사할수 없는 상황에서 감사할수 있다는게 겪어본 사람만의 참 특권인것 같다.
    치료의 과정과 여러가지 환경과 여건들..
    그 기적을 난 날마다 체험하고 있다네.
    또한 너무 가슴아파 하지도 말길바래.
    이 오빠, 아주 잘 이겨내고 있으니..
    여호와 닛시~!   아~~멘
    기도해 주고, 글로서 힘주어서 고맙구..
    더운날씨에 건강하길 바란다.
    내일 4차 맞으러 병원에 간다.
    화이팅 할께..
  • ?
    박미선 2008.07.07 18:30
    안녕하세요......
    모두들 반갑네요 나는 현성님이 오선생님 이라고 생각 못했네요 ㅎㅎ
    정미언니도 오랜만이고 다들 잘 지내고 계시죠.....
    오빠도 오늘 4차치료 받으러 가신다고 하셨는데 잘받고 계시죠
    우리가 시골에 있을때는 오빠들이 이십대 였던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세월이 참 많이도 지났네요.
    저도 오늘 쉬는 날이라 집에 있어 보니까 날씨가 너무 덥네요
    힘내시구요 모두들 사랑 합니다....... 
  • ?
    현성 2008.07.08 08:20
    갑자기 폭염이 덮치다니...... 아침부터 이거 장난이 아니구먼.
    다들 정신 바짝 차리고 더위를 이겨내야 쓰겄네.
    덥다고 너무 찬 음식과 음료수만 마시면 배탈 나시는것 다 아시죠??
    이럴때면 몸은 비록 시멘트 공간안에 있을지라도,
    마음은 고향 사장나무 아래로 찾아가서
    다리 쭈욱뻗고 누워 시원하게 불어오는 자연바람을 느끼면서 한숨 푹 자고나면
    한결 시원하고 상쾌할 것입니다.
    서울의 준, 성남의 정미, 부산의 미선이랑(다들 애기 엄마들인디 이름을 함부로 막 써도 되나?)..........
    그 옛날 명천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 때를 떠 올려보면서,
    금년 여름도 쿨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빌어요.
    가족들에게도 평안을 기원하며........
  • ?
    2008.07.10 08:31
    많은분들의 기도와 격려로 이번엔 컨디션 아주 양호한 상태로 치료받고
    오늘오전 퇴원 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병원 로비에서..
  • ?
    신동식 2008.07.11 04:23

    요즘 너무 바빠서 컴을 열어보지 못했내
    컨디션이 좋으시다니 다행이야
    마음속으로 늘 기도하고있다네
    준의 괘유를 위해 많은사람들이 기도 하고있다내
    하늘에 뜻이라 생각하내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원하면서
    또 다음 만날때까지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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