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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석정(石井) : 본래 석교와 동정 두마을을 합하여 1914년 행정구역 폐합시 석정리로 하였으나 그후 1947년 리동행정구역 개편시 석정마을로 독립되었으며 마을이 골짜기 안에 있어 한때는 “골안”이라 불렀고 암석위로 흐르는 물이 거울같이 맑다는 뜻에서 석정(石井)이라 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원래는 마을명을 “참우골”이라 불리어 왔다고 한다.
2004.12.07 22:48

서로가 침묵할 때

조회 수 3362 추천 수 0 댓글 23
결혼을 하고 나서 상당히 힘든 기간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양보를 모르는 둘째끼리 만나서 우리는 치열하게 참 많이도 돌격 앞으로를 했었다.
영호남의 결합에 따른 너무나 다른 생활양식 때문에 싸우고,
식성이나 식사 습관 때문에도 싸우고, 말 한 마디에도 싸우고,
입고 있는 옷이 마음에 안 들어서도 싸우고,
지금 생각해 보면 이유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온갖 이유들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싸우고 나면 나는 별로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이 모든 것들이 온통
상대방 때문인 것 같아 화해를 하는 과정에서 또 싸우고,
매사를 대충대충 넘기지 못하고 꼭 짚고 넘어 가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 때문에
남편도 못 견뎌했고 나는 나대로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러던 시기에 지금은 녹동에서 정착을 했지만 그 당시 군인이었던
형부를 따라 임지를 떠돌던 언니로부터 선물 받은 한 권의 책,
제목이 ‘서로가 침묵할 때’였다.
책 내용은 그저 그랬다. 이런저런 이유로 잘 맞지 앉아 대화를 잃고
건조하게 살아가는 어떤 부부의 이야기를 부인의 시점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낸 소설이었다.
읽을 당시에는 썩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평소에 워낙 말을 아끼고 사는 언니랑 닮은 소설책 하나를 읽었다고 생각했다.
언니가 이 책을 나한테 줄때는 분명히 무슨 이유가 있을 텐데 그때는 그것이 뭔지
확실하게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용보다 책 제목이 더 마음에 와 닫는 그런 책으로만 기억에 남았다.

그런 상태로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분별이 생기고 조금씩 세상을 사는 지혜가 생기면서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고 어느 시점에서 나는 언니가 왜 나에게 그 책을
선물했었는지를 뒤늦게 알게 되었다.

흔히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절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말을 밖으로 들어내어 이야기를 주고 받노라며
새삼스럽게 상대방에 대해 몰랐던 사실에 놀라게 되고
원수가 아닌 이상 서로에게 보폭을 맞추어 주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에
대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훨씬 부드럽게 만들고 윤기가 나게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으면 얼마나 삭막하고 답답하게 될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쉽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대화가 감정이 격해 있을 때는 그 양상을 달리한다.
한 옥타브 올라간 음정 속에 가시를 숨기고 상대를 콕콕 찌르면서 성질을 돋우고
때로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사정없이 상대의 가슴을 난도질하는 돌이킬 수 없는
화를 부르기도 한다.
지나놓고 보면 내가 그때 왜 그런 심한 말을 했을까 반성하고 후회를 해 보지만
한 번 뱉어 버린 말이 어디 그렇게 쉽게 없어지든가?
주위에서 말 때문에 쉽게 상처 받고 말 때문에 완전히 등을 져 버린
관계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가 있다.
나 또한 말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오죽 했으면 세치 혀가 사람을 잡는다고 했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말을 잘 할 수 있게 되기를 꿈꾼다.
말을 잘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만만치 않고 말만 잘 해도
어디를 가도 대접을 받을 수 있으니까 각종 웅변학원이나 스피치 학원이
성황을 이루고 있고 많은 엄마들이 여기에 목숨을 건다.
나도 내 아이가 이왕이면 말을 좀 잘했으면 한다.
그래서 답답함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듣는 사람이 지루하지 않게 듣기 좋게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마음만큼 다른 사람들도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말하는 것 이상으로 잘 들어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너무 자기 할 말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어느 누구의 이야기나 잘 들어 주어서 만나면 정말 반가운 사람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 발짝만 더 나아가 말하는 것만큼 침묵을 함께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자신이 힘들거나 또는 상대방이 지치고 힘들어 보일 때에
영양가 없는 많은 말로 더 힘을 빼지 말고 침묵하면서 힘을 얻고
말없이 지켜보면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힘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문제와 직면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돈때문에 건강때문에 때로는 사랑때문에, 여러 이유들로 힘든 사람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일 경우에는 몹시 안타깝고
어떻게 해서든지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나 세상일은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역량보다 그 무게가 훨씬
무거울때가 더 많아서 어떻게 하지를 못하고 그냥 마음뿐일때가 더 많다.
또 어떤 경우에는 문제 자체가 본인이 아니면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대책없이 손을 놓게 한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힘든 사람들옆에서 화려한 말로 폼나게 위로를 하고나서
돌아서자 마자 냉정한 얼굴로 뒷말을 한다거나
몹시 가혹한 말로 채찍질을 가해서 안그래도 힘든 사람들을
더 살맛 안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말을 잘 해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이 말을 아끼고
때로는 말 보다 침묵이 훨씬 나을 수도 있음을 배워 가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 할 말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다혈질 동생이 그 성질 때문에
전투적으로 피곤하게 사는것이 안쓰러웠던 셈 찬 언니가
말 없이 선물로 건네준 '서로가 침묵할 때'
이 책을 사준 언니의 의도도 아마 이것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요즘도 여전히 싸움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화가 난다고 마구 퍼부어 대던 지난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한다.
때때로 서로 상태가 안 좋을 때는 격앙된 대화보다 조용한 침묵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 ?
    영숙 2004.12.08 00:47
    애자야!
    안녕~! 반갑다.
    물 건너 다녀온 여독은 풀렸니?
    졸업하고 처음인가보다. 간간히 소식은 접했었다.
    20년 이상을 건너와 인사하면서 넘 무덤덤하지?(xx3)
    너의 글이 올라오면 일착하고 싶어서
    남의 동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친구방에서도 자주 볼 수 있으려나 .....






  • ?
    영숙 2004.12.08 00:51

    에고~~
    일착 놓쳤당....
    복많은 복이님 달음질에 내가 밀렸네(xx10)

  • ?
    복이 2004.12.08 01:24
    '침묵은 금이 아니라 무지'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긴 합니다.
    '서로 침묵할 때'를 단순히 부부지간의 처세술로 제한한다면 전 이렇습니다.
    술이나 기타의 실수, 또는 의견 차이로
    언성을 높이고 격한 언사로 공격해 오는 것보다
    더 살떨리게 무서운 것은
    저음 가득찬 침묵입니다.
    그냥 화끈하게 퍼지르시고 대신 빨리 끝내주세요. 제발.

    요새 석정 울 친구들은 바쁘남?
    행모하고 수정 아씨가 안반겨주니 좀 머쓱하네.
    신정 형석님이 좋은 노래를 올려놨길래 훔쳐다 놓고 갑니다.

    영숙님.
    지가 결승선 앞두고 자빠져 부렀는갑소. (xx3)
    embed src=http://www.gayo114.com/freelink/freelink_aplay.asp?c=374535_9733&ext=.asx hidden=true autostart=true volume=0 loop=-1

    loop="-1".......-1은 99번 반복을 뜻합니다. 한 번만 딸랑 나오믄 저 숫자를 -1로 고치믄 되죠.
    autostart="true"....플레이버튼 안눌러도 음악이 나오죠. ....true의 반대말은 false입니다.
    hidden=true.....플레이버튼있는 메뉴바를 안보이게 숨기는 겁니다.
    음악태그 훔쳐올 때 저거 세개만 살피면 완벽합니다.
    그림도 훔쳐오고 싶으면 그림 태그...대개 가로 세로 높이 사이즈가 포함되있습니다....다 싶은거
    가져오믄 되고... < ......>괄호로 멀 묶으면 내용이 안보여 버립니다.
    바보같은 컴퓨터가 무조건 태그로 알아듣는다니까요.
    백학은 숨었고, 박상민은 괄호를 떼서 태그를 보시도록 해놨습니다.
    우게 박상민꺼를 < 괄호로 묶고, 백학에서 양끝 괄호를 떼면
    음악이 다시 바까 지겠죠?
    나의 태그 선생은 신정 곽학만 선수입니다.
    무쟈게 친절하다. 울 마누라 보믄 머라 그러겄네. 휘리릭~~~
  • ?
    양현 2004.12.08 01:41
    울산댁,
    잘 읽었네.
    아내와 자네얘길 요즘 많이 하네.
    자네와 아내, 둘 성격이 너무 닮아 있어서.
    아내도 인정하고...우습기도 하고.

    내 친구들이 하도 금산 아가씨들하고
    결혼을 많이해서
    난 목표를 세웠네. 금산아가씨는 결혼 안할 기라고.

    그래 서울 아가씨를 결혼 했드니만
    그게 싸움의 원인이 될 줄은 몰랐네.
    촌 놈이라고 무시당하고
    말발도 딸리고...

    그게 내가 피아노도 하고
    바이올린도 하고
    그러던 사이에 그 문화적 무시가 없어져불대.
    참...시간이 약이지뭐..

    인자, 발동 걸렸네?
    다시 쓰기 시작했으니...
    울산댁, 근디 일본 얘기는 안쓸긴가?

    영숙이 왔구나,
    넌 어디갔다 인자 왔어?
    울산댁 마을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우릴 쫓아내진
    않을거야. 그래서, 울 누나도 이 동네로 시집을 간거고.
    울산댁이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으니
    여그와서 놀자.

    그라고,
    우리동네 들려서 내 글도 가끔 읽어봐라.
    발자국도 좀 남기고.
    반갑다야.
  • ?
    앗싸! 태양 2004.12.08 09:58
    울언니 말씀은 언제들어도
    마음 속 깊은 곳에 새겨야 할 금과옥조입니다.
    말주변이 생기면서부터, 아는 것이 조금 생긴 뒤로부터
    참견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고,
    명쾌하게 정리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참고로 시민단체에서 소비자 상담을 자원봉사하는 터라)
    그런데 그런 모든 사태앞에서 침묵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참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울언니가 저 들으라고 적당한 시기에
    이런 명언을 되물림해 주시는가 보네요.
    다 알면서 침묵해 주는 것, 기다려 주는 것.
    이것은 영화 '올드 보이'를 보면 더욱 절실하게
    -내가 내뱁은 말의 상처가 -
    타인에게 얼마나 처절했고, 잔혹해 질 수
    있는가를 실감하게 합니다.

    상대에게 관심을 놓아버리는 침묵말고
    상대방에게 관대해지려는 '침묵'이 때로는 약이 되리라
    저 또한 확신합니다.

    *뮤직을 안 들었네!
    내가 무지무지 좋아하는 박상민이 노래네요.
    박상민이 노래 들으면,
    남자의 그리움엔
    진한 향기가 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 ?
    울산댁 2004.12.08 10:46
    사실 이렇게 써 놓고도 상당히 부끄럽습니다.
    누구보다도 제 자신이 새겨야 할 말 같아서요.

    개차반(도대체 상식이 안 통하는 사람) 같은
    사람이 교회에 나가서 열심히 기도하고 주님을 찾고,
    (그렇게라도 반성하는 것이 안 하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싶어 긍정적으로 봄)
    배고픈 사람이 먼저 자리 깐다고...
    마흔이 넘은 시점에서 제 자신에게 약이 될까 하여
    한 번 써 보았습니다.

    먼저 복이님!
    살짜기 넘 동네에서 쌔벼온(?) 음악 너무 고맙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다시 도망을 가 버리네요. 깔아 준 보람없게,
    침묵이 무섭다고요.
    그건 지은 죄가 많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보이는
    증세인데...ㅎㅎㅎ
    괜히 한 번 그래본 엄살로 받아 들입니다.
    시험 기간이라고 운짱 하는 아~빠!!~
    우리집 누가 그런다면 제가 업어 주겠습니다.

    양현이 친구!
    변함없이 반겨주어서 고마우이~!
    시절도 하~수상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서 안 그래도 힘든데
    일본 간 이야기, 그냥 넘어가지!!~~//
    (넘 심 뺄일 하면 돌 맞을 것 같아(?))
    어쩌다 남산 처음 가 본 거금도 사람이
    서울사는 사람보다 더 리얼하게 서울 이야기 하는 거
    60~70년대나 통하던 얘기 아닌가?
    솔직이 할 얘기도 별로 없고,
    그냥 말 오지게 안 듣는 애ㅅㄲ들 떼로 데리고 다니면서
    '극기훈련'하고 온 기분이네.
    추워지는 날씨에 항상 건강 조심하고...

    아싸! 태양!
    많이 아프지는 않은가?
    여러 사람들 말 잘 들어서 나쁘지 않을테니
    귀 담아 듣고 잘 참고하게.
    '상대에게 관대해지려고 애쓰면서 실천하는 마음씀이 깃들어 있는 침묵'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네.
    역시 명쾌하게 정리해 주어서 고마우이.
    아플때 베짱 한 번 부려 불소.(xx6)

    그리고 정말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
    정말로 반가워.
    가끔씩 생각나는 얼굴들 중에 하나였지!!~~
    잘 살았는지? 어떻게 변했는지?
    몹시 궁금해?
    댓글 달아 주어서 고맙고 이렇게 라도 자주 만나자..
    영숙아 반~갑다.(xx28)(xx28)


    *음악이 제 자리를 잡았네요.
    빠른 응답 땡~큐 입니다.
  • ?
    박오심 2004.12.08 19:24
    내 경험으로 부부 싸움중에는 침묵하고 화가
    풀리면 조근 조근 얘기해서
    KO승 하면 되지~~~...

    아무리 화가나도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말은 삼가하는게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알면서 가끔 어긋날때가 있더라 이것이
    인생살이 인가......

    복수 불반(覆水不返]- 한 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동이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항상 상대방에게 듣기 좋게 [까시가 없는말] 하도록 노력 해야되것다
  • ?
    울산댁 2004.12.08 23:51

    오심이 언니!
    아쉽습니다. 좀 더 빨리 언니를 만났더라면
    이런 노~하우를 배워서 백전백승 해 버릴텐데...

    맨날 전력투구를 해 가지고도 누가 이겼는지
    애매한 전투를 치르며 살았네요.
    결혼하고 두자리수를 살고 나서야 쪼금
    알 것 같으니...
    뭐가 문제인지 좀 더 연구를 해 봐야 겠네요.

    이래서 '자질론'이 나오나 본데
    흐~미!!~~ 어쩌까이!!~~~(xx10)
  • ?
    울산댁 2004.12.09 07:56
    그런데 울 언니!!~~
    내가 언니 뜻을 제대로 읽긴 한~거유!!~~
    이런때도 침묵이 한 수 윗 길인지 좀 헷갈리네..

    내가 볼때는 이제 언니가 딱
    등장해야 할 차례인 것 같은디...(xx11)

    그럴리는 없겠지만 울엄마처럼!!~~
    언제 그런 일이 있었다냐?
    해 버리면 상당히 열롭겠네...(xx8)
  • ?
    이철영 2004.12.09 12:11
    우연히 동네에 들렀다 동부글 뒤에 너의 댓글을 읽었다. 날 기억하지 못하리라 생각지 않으면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달게 됐다.
    참 오랜만인가 보다.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는 초등학교 1학년 때로 너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구나.
    너의 글을 보면서
    참 많은 인생의 냄새가 나고 진솔하다는 생각도 했다.
    누구나 싸우고 살지만 그것이 발전이라는 한축으로 모이게 된다면 의미없는 싸움은 없을거야.
    인생에 있어서 거의 절반을 살아온 우리가 이제사 알 수 있는 것은
    자신을 버릴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이제야 생겼고,
    세상을 여유있게 살 수 있는 지혜가 이제야 꽃을 피운것이라 생각한다.
    혹여 날 기억 못한다면 무지 서운하겠지만 처음부터 긴글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구나. 자주 보자.
    중촌에 살던 이철영이가 여수에서 살면서 쓴다.
  • ?
    울산댁 2004.12.09 14:51
    하모!!~~ 기억하다마다(경상도 식으로)
    눈이 유난히 초롱초롱했던,
    그리고 비주얼만 그런게 아니고
    그 초롱한 눈 값을
    했던 친구로 기억하네..

    잘 살았는가? 반갑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네.
    댓글 달아 주워서 더 반갑고,

    이번 주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놈
    급식 당번이어서 그거 해주고 좀 전에 들어 왔네.
    급식실에서 아이들 밥 먹는 자리도 닦아 주고
    다 먹은 식판 주방으로 옮겨 주고....
    약 2시간정도를 노동강도가 꽤 높게 동동 거리는데
    그래도 아들 놈이 밥 먹는 것도 보고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의 생활상도 엿볼수 있어서 좋았다네.
    어제까지는....

    어제 점심시간이었네..
    아들놈 학교는 급식실이 작아서 계속 순환을 시키대.
    먼저 온 아이들이 밥을 먹고 나가면 다음 학년의 아이들이 오고,
    시장통이상으로 시끄럽고 북적이는 가운데
    한 4~5학년으로 보인 여자 아이가 친구들이랑 밥을 먹고 있었네.
    조금 있으니까 그 여자 아이의 담임으로 보이는 30대 중반 쯤의
    남자 선생님이 들어 오더니 주위의 눈은 아랑곳 하지 않고
    밥을 먹고 있는 아이를 상대로
    큰 소리로 야단을 치기 시작하대.
    전교생의 반의 반이 모인 상태에서,

    눈치가 뭔가 그 여자 아이가 잘못을 한 것 같았는데
    참 딱해 보이대.
    밥이나 먹고 교실에 가서 야단을 치면 안되나?
    야단을 들으면서도 아이는 먹던 밥을 계속 먹고,
    요새는 급식 지킴이라던가 그것 때문에 아이들이
    밥을 다 안 먹으면 죽는 줄 알드마.

    웬만 하면 짧게 하고 갔으면 좋겠더구만
    통로를 막고 서서 잔소리는 끝났줄을 모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지나 가면서 눈에 힘을 주고
    뚜러지게 봤네. 나랑 눈이 확실하게 마주친 이 선생님!!~~
    분명히 다른 복장 때문에 학부형인지 뻔히 알텐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 강심장을 보이더군.
    목청이 크기도 하대.

    저런 선생님이 내 아이의 담임이 될까 겁나고
    초등학교에서 귀하신 몸이 된지 이미 오래인
    남자 선생님에 대한 환상이 확 달아나대.

    괜히 처음 온 친구에게 볼부은 소리를 하는구먼.
    좋은 남자 선생님도 물론 있었어.
    그리고 친구야 누구보다도 좋은
    선생님이 틀림 없을 거라는 확신도 있고,

    걍~ 어제 본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한 방을 먹은 후유증이라고 여겨 주게..
    자주 만나세. 양현이 친구처럼......
  • ?
    이철영 2004.12.09 15:41
    기억해준 고마운 친구에게,
    너무 오랜 세월이 흐르면 가끔은 그 사람이 날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기억하는데 그 사람에게 나는 잊혀진 사람이라면. 참 웃기는 이야기 이지만 그럴땐 무지 힘빠지고 재미없는 삶이 될거야.
    그래, 난 여수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눈망울이 초롱초롱하지 않아.
    많이 세상에 얽히고 뒤집어지고 아파하고 울고
    또한 한 모퉁이에서 웃음을 찾아내고 그래
    그래서 많이 타협하곤 해
    벌써 교직에 들어온지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뭔가 잡힐 듯 한데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매일 죄지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아직 그런 나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아직은 쓸만하나보다.

    너희네 학교 급식실의 장면은 흔한 모습중의 하나야.
    교사들을 너무 성직으로 보지마.
    한 가정에서 두 아이만 데리고도 엄마, 아빠는 많이 힘들어 하잖아.
    그런 아이들이 30명, 40명이 모이면 참 많이 힘들어져.
    또 급식시간은 인성지도의 집합체야.
    요즘 아이들 음식 아끼지 않아. 자기 밖에 몰라.
    물론 그 선생님이 도를 지나친 면이 없는 것 아냐.
    그러나 아애 무관심인 선생님도 많아.
    가장 무서운 일 아니니?
    무관심 그거 정말 웃기는 놈이거든.
    그런면에서 보면 그 선생님도 열정을 갖고 계신분일거다.
    한 번 용서해 줘라.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가마를 탄 사람은 가마꾼의 아픔을 모른다고
    항상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가 되더라.
    또 보자.
    2004년 12월 초 아흐레 5하견 4반 교실에서 애들 보내고 곧바로
  • ?
    울산댁 2004.12.09 16:42
    긴 답글 달아 주어서 고마운 마음에
    다시 몇 자 적네.
    친구의 얘기를 100% 접수하지.

    그리고 좋은 말 하나를 건졌네.
    '가마를 탄 사람은 가마꾼의 아픔을 모른다'

    아이를 한 명 키우면서 자기만 아는 사람이 될까 겁나서
    누누히 강조하는 말이 있네.
    '역지사지','입장바꿔 생각하기'
    '가마를....' 이 말을 몰라서 아직 초등학교 2학년밖에
    안 된 아이에게 그 어려운 한자말로 가르쳤는데
    당장 이말로 바꿔야 겠네. 고맙네.
    한 동안 내 레파토리가 될 것 같네..(xx3)
  • ?
    이동부 2004.12.09 23:39
    정말 보고싶은 친구 울산택(애자) 정말반갑다~`^^*
    한참을 너의 글을 읽고 나서도 누군가 했엇고 혹!!이친구가 아니까 했지
    너의 성이 유 씨라 `~`그래 그친구 겠다
    근번 동창회 때도 내심 너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이곳을 통해서 라도 너를 만나니 너무 반갑다
    요즘 친구들 전화통하로 다시금 학창시절 옛 추억 더듬고 있다
    이제것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았지 이제야 사십줄이 되고 보니 친구들이 더욱 그리워 진다
    날마다 친구 들과 통화 하다보니 하루 가 너무 즐겁고 살 맛이 난다
    친구 목소리도 하루 빨리 듣기를 바란다
    항상 건강 하길~~~
  • ?
    양현 2004.12.10 03:28
    울산댁은 화풀었는가?
    다 여기와서 노내.

    쳘영이친구, 동부도 여그와 있구. 반갑네. 잘 지내는 거 같구만.
    병기는 안보이네...
    여수 오동도도 잘 있겄제...
    거기 검은 모래 만석리 였든가? 거기도 잘 있는지 모르겄네..
    철영이는 옛날 동거(?)한 기억도 있고....

    종종 들리게...
  • ?
    이철영 2004.12.10 12:27
    울산댁,
    실은 금산댁이나 고흥댁이 되어야 맞는 말 같네만.
    100%라는 말에 약간은 미안하기도 하지만 내심 고맙네.
    아이가 이제 2학년이면 결혼이 늦었을까?
    내 기억으로는 순석이 결혼식 때 애인이 있었거나. 결혼했던 걸로 아는데.
    내가 잘못 알았나보지.
    지금은 청소 시간이다.
    우리 애들 청소안하고 담임 뭐하는 가 자꾸 보러 온다.
    그만 닫아야겠다.

    양현아,
    언제쯤 귀국하니?
    아님 그곳에서 계속 살거냐?
    타국의 생활이 한편으론 외로움도 줄거야.
    자주 들러 대화 나누자꾸나.
    바이
  • ?
    울산댁 2004.12.10 14:45
    철영이 친구!!~~
    어떻게 그렇게 맞는 소리만 하는가?
    친구의 말이 맞아~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석정댁이 되고 싶었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동명이인이 너무 많이 나올 것도 같고
    (고흥댁이나 금산댁도 마찬가지고)
    좀 잘못했다간 거금도에서 석정이 통째로 욕 먹지 않을까 싶어
    마음을 비웠네.

    울산댁!
    우리 자매 중 누가(순천댁) 나를 꼬실라고
    얼결에 불러 주었는데 그만 내 이름이
    되어 버렸네.
    내가 이렇게 장기적으로 글을 올리게 될 줄은
    나도 몰랐거든.

    좀 더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닌데 어째 때를 놓쳐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드네.

    나를 울산댁으로 불러 준 순천댁(자네 친구 와이프)이
    전화통화에서 그러대.
    요즘 용띠들이 몹시 한가 한 모양이라고,
    울 친구들이 거금도에 모여 드는 것이
    제법 부러운 모양이드만.
    자주 만나서 더 부럽게 만들어 버리세.(xx3)

    *그리고 친구의 기억이 맞아.
    아이를 늦게 낳았네.

    *위에 동부 친구에게 인사를 안 하고
    그냥 갈 뻔 했네.
    미안!!~~
    우리 동네에 찾아와 준 것 감사하고
    기억을 헷갈렸다니...
    나는 이름 때문에 생긴 자네 별명까지 기억하구만.
    하는 일 건승하고 행복하기를...
    종 종, 자주 만나세..
  • ?
    이철영 2004.12.10 14:57
    지금 바빠 몇 자 못 적지만 집에 들러 다시 쓰겠네.
    출장 가야하네.
    요즘 들어 웬 일이 이리도 많이 생기는지.
    모임 총무보랴. 어느모임 회장 하랴.
    보고서 등
    오늘도 조문에 모임 총무에 교과써클 총무에 많이 바쁘겠지만
    저녁 집에 들르면 꼭 다시 친구에게 안부 전함세.
  • ?
    앗싸!태양 2004.12.10 16:17
    거금도 닷컴에 중독된 용띠 분들께
    잠시 구름위의 산책인냥
    거금도 닷컴에서
    이런이약 저런이약들 하시는데,
    사실은 보기에 아주 좋습니다.
    생활에 지장은 주지말고
    월급이 정상적으로 입금되도록,
    식사시간에 밥상만 제대로 차려 내오길
    근심할 뿐입니다.

    저는 용띠들 참말 좋아합니다.
    본인들이야, 일부가 삶에 만족 못 해서
    늘상 꿈 속에서 분주하고 고민이 많다는
    점만 빼고는 현실에서 사귐을 가져보면
    아주 훌륭한 스승들이 많드라고요.

    제가 겪은 용띠들은 일단은
    분석력, 판단력, 통찰력, 사고력 기타등등
    지적인 면에서 용띠한테 잔꾀부르면
    절대로 안 된다는 금기를 터득했습니다.
    또한, 성실성에다, 책임감, 정의감
    이타심 등등 괜찮은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닙니다.
    단지,
    상대에 대한 기대욕구가 또한
    장난이 아니라는 엄청난 과제를
    주는 부담감만 빼면 말이죠.

    단순하게 주변의 몇 사람을 대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제가 결혼이 빠르다 보니
    학부모도 용띠들이 좀 되거든요.
    겪어보니 그렇드라구요.

    그래서 저는 무조건 용띠는 접수해서
    친해지려고 무지 애를 씁니다.
    어디 배울 것이 한 두 가지여야 말이죠.

    거금도 닷컴에서 많은 활약
    해병대 박수치면서 환영합니다.
    하이! 용띠(하이, 히틀러 버전)만만셉니다.
  • ?
    양현 2004.12.10 23:48
    철영이 나왔구먼,
    뉴욕이 싫어지면 갈라네. 아직은 정이 많이 남아 있고...
    내년 부턴 자주 한국에 갈거 같구만...
    볼 사람이 많은게...

    앗싸!태양은 못말려,

    울산댁은 애들 잘 멕이고?
    이 번주면 끝나는 감?

    근디 이 음악은 헤어질때 듣는 음악 아닌감?

  • ?
    이철영 2004.12.10 23:53
    참 밤이 깊었다.
    아들도 자고 세상도 잠이 들었다.
    늦은 밤이지만, 세상은 다 잠이 들고 들려 하지만 난 잠이 오지 않는다.
    네게 주어진 일을 지금 이 시간에 해야 하니 잠이 올리가 없겠지.

    어느날, 문득 너무 지쳐 이렇게 살 필요가 있을까?
    조용히 그리고 편하게 그렇게 살면 되는걸
    얼마나 세상의 부귀영화를 얻겠다고 이리도 힘들게 모진 것들 다 짊어지고 가는가? 하는
    반문

    아직 한번도 부귀 영화를 얻어보진 못했지만, 그것이 나의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기에 처
    음부터 그런 것 꿈꾸지 않았기에
    목숨바쳐 생의 뒤켠의 모습도 안고 가려 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저 주어진 삶에 허덕거리고 있는 건 아닌지.

    애자야,
    오늘 체육 시간에 우리 아이들 땅따먹기 놀이를 했단다.
    처음에 무지 싫어했지.
    선생님 그것 왜 해요? 축구해요. 피구해요.

    난 못들은 척 크게 원을 그리고 내 크진 않지만 최고로 벌린 내 손으로 원을 그리고
    내 어릴적 너무나 재미있게 했던 땅따먹기 모습을 그들앞에 재현했다.

    하나 둘 원 그리고 그리고 내게 배운 땅따먹기 게임은 시작되었다.
    여기 저기서 지가 먹은 땅에 의미를 부여하고,
    "선생님 토끼 닮았어요. 아니 곰같기도 하네요."
    이젠 더 이상 싫어하는 모습은 없어졌다. 아니 시간 더 달라고 조르더라.
    우리의 어릴 적 모습
    난 학교 옮길 때마다 운동장에 그 놀이들을 나이롱줄에 못을 박아 아에 운동장에 만든다.
    처음에 싫어하던 놈들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

    저번 학예회때 우리 학년은 강강 술래를 했다.
    울긋불긋 어여쁘게 차려입은 한복 사이로 강강술래 가락은 너무나 나의 마음을 기쁘게 했
    다.

    살아있는 우리의 것들을 재현하고 우리의 멋 속에서 그들이 살아있다면 그리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애자야,
    너의 글을 보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직까지 내 글은 그냥 있는 그대로를 사실적으로 쓰는 걸 참 좋아 했는데
    네 글을 읽어 보면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아침 햇살이 떠 오르는 모습 보다.
    이렇게 밤 늦은 시간 친구에게 글 올리는 것도 아름답구나.
    오늘 너무 많이 쓰면 내일 쓸 말이 없겠지.

    오늘 글 끝.

    2004년 12월 10일 늦은 오후 11시 56분에
  • ?
    울산댁 2004.12.11 00:34
    양현이 친구!!~~
    음악에는문외한이네.

    의미나 가사는 제쳐두고
    모래시계의 열렬한 팬이었고
    들을 때 느낌이 좋아서
    신금 최보기선배(오늘 부터 이렇게 바꼈네.
    자네도 이유는 묻지 말고 따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강요는 아니니 택일하소)한테 졸라서
    배경음악으로 깔았네.
    들을 수록 비장미가 그만이구만...

    용띠들의 봄이 오려나 보네.
    앗싸! 태양의 응원 받아서 이 기회에
    승천을 해 버리세.

    이번 주로 급식 보조일은 끝이 났네.
    학교 이야기 한 편을 준비 중이라네.
    기대하고 또 보세..


    *철영이 친구!!~~
    마흔이 넘어 중후한 멋을 풍기기 시작한
    남자선생님하고 발랄한 아이들이 함께 모여
    넓은 운동장에서 열심히 땅따먹기를
    하는 모습이 예쁜 영상으로 그려지네.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애쓰는 자네가
    자랑스럽군.

    나이를 먹어서 가장 부자는
    추억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싶어서
    자네의 교육방식에 박수를 보내네.

    웬지 한 번 씩 까닭 없이 힘이 빠지는 용띠들!!~~
    (그 이유는 내가 나중에 한 꼭지 써 줌세.)
    이렇게 모여서 서로에게 힘을 주는 좋은 길동무가
    되어 보자고.............

    이철영샘 아~자!!~~~
  • ?
    양현 2004.12.11 08:09
    거좋은 제목이지.
    "웬지 한 번 씩 까닭없이 힘이 빠지는 용띠들"

    먼저 쓰소.
    비슷함 댓글을 달고
    넘 다르면 새글쓰기를 하겠네.
    나도 한 번 쓸라고 그겠응께.

    이샘, 아자! 아자! 화이팅!(울산댁한테서 빌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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