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제110화 : 깨단하다

by 무적 posted Dec 24,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110: 깨단하다

 

 

 

우리가 보통 70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TV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약 7년이고, 잠자는 데 23년 정도, 일하는 데 26, 양치질하고 씻고 화장실 가는 데 약 3년 반, 그리고 화내는 시간은 약 2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면 웃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1? 2? 3? 놀라지 마세요.

하루 열 번 웃으면 약 5. 평생을 다 합쳐봐야 겨우 88일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옮겨온 글)

 

KBS의 즐거운 세상, 행복 만들기 등 방송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여, 주부로서 자신의 경험담을 웃음으로 풀어내 공히 행복전도사로 알려져 왔던 최윤희씨가 지난 201010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의 한 모텔에서 남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웃음이 부족한 우리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나도 그녀가 방송에 출연하여 얘기하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항상 웃으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로 상대방을 칭찬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항상 구수한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녀가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언론에서 밝힌 떠나는 글이라는 제목을 붙인 그녀의 유서를 보면 지병으로 고통스러웠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서에서 그녀는 저희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여기저기 몸에서 경계경보가 울렸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고 희망을 붙잡으려 노력했는데…… 700가지 통증에 시달려본 분이라면 마음을 이해할 것이라고 썼으며, 특히 유서 봉투 겉면에 완전 건강한 남편은 저 때문에 동반여행을 떠납니다. 평생을 진실했고 준수했고 성실했던 최고의 남편,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요!"라고 동반자살하게 된 경위도 적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최 씨의 한 지인은 네이버 트위터에 슬픕니다. 괴롭습니다. 죄책감이 듭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우리 결혼을 축복해 주며 주례를 서 주신 행복전도사 최윤희 선생님 좋은 곳으로 떠나시길……이라는 글을 남겨 고인을 애도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행복전도사 최윤희씨의 죽음은 충격적이네요. 사회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의 극단적인 삶의 방법이 평범한 사람을 우울하게 합니다.”라며 건강한 몸과 마음, 그게 바로 행복 아닐까요?”라고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고 한다.

 

고인들의 영면을 기원하면서 나는 나름대로 행복의 정의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과연 나는 행복한가?’ 라고 자문해 본다.

나는 아무래도 행복하지는 않는 것 같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가?

다른 것은 무시하더라도 먼저는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

군에서 교통사고로 한 쪽 다리를 부러뜨려 보행에 조금 지장이 있으며,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 허리힘이 부실하여 운동을 가려서 해야 하며,

시력이 좋지 않아 도수 높은 안경을 써야 한다.

또한 한 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곧 언젠가는 보청기를 껴야 될 것이며,

이도 두 개나 임플란트를 해야 할 것이고, 비염 때문에 고통을 느끼고 있는 등 신체가 총체적 결함투성이다.

 

그럼 나는 불행한가? 다시 자문해 본다.

걸을 수가 없는가? 혼자서 일어나지를 못하는가? 눈이 보이지 않는가?

남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없는가? 음식을 씹어 먹지 못하는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가? 불치의 병에 걸렸는가? 처자식이 없는가? 직업이 없는가?

 

아니다.

나에게는 크지는 않지만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데 불편을 느끼지 않는 집이 있고, 잘나지는 못했지만 등이 가려우면 긁어줄 수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건강한 아들딸이 있고, 여유 돈은 없지만 나에게 돈을 받으러 오는 사람이 없고, 아직까지 돈은 못 벌고 있지만 죽을 때까지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바둑을 두고 나서 술 한 잔을 같이 마실 수 있는 바둑술친구가 있고,

쓰고 싶은 글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컴퓨터가 있고……!!!

그렇다.

나는 불행하지 않았다!

단지 행복한 자신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에 달렸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단한 나는 앞으로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행복하다는 그 명구를 생각하며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면서 날마다 웃는 연습을 해야겠다.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서!

 

깨단하다 -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하던 일 따위를 어떠한 실마리로 말미암아 깨닫거나 분명히 알다.

 

 

TAG •
?

  1. 제120화 : 쌍둥이는?1

    제120화 : 쌍둥이는?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쌍둥이(혹은 쌍생아)는 일란성과 이란성으로 구분되는데 그 차이는 아래와 같다고 한다. <일란성 쌍둥이> 성별이 같은 똑같이 닮은 아이들이 한 어머니에게서 시간차이를 두고 태어난 경우인데 한 개의 ...
    Date2013.03.05 By무적 Views10089
    Read More
  2. 제119화 : 이춤1

    제119화 : 이춤 11월 초인데도 바깥 기온이 25도를 넘나드는 이상기온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계절의 전령사인 창밖의 은행나무는 차츰차츰 노란 옷을 벗어가고 있다. 저 잎이 다 지고 나면 가지만 앙상한 은행나무는 겨울을 재촉할 터인데…… 우리나...
    Date2013.02.20 By무적 Views8601
    Read More
  3. 제118화 : 손녀딸을 보면서1

    제118화 : 손녀딸을 보면서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사랑함. 또는 그런 사랑.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른다.」고 국어사전에서는 설명하고 있는데, 나는 이 설명보다는 「자기가 낳은 자식보다 그 자식이...
    Date2013.02.14 By무적 Views9386
    Read More
  4. 제117화 : 윷놀이1

    제117화 : 윷놀이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로서 주로 설날에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는 무엇일까? 답은 윷놀이이다. 오늘은 던지기만 하면 되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이 윷놀이를 주제로 재미있는 우리말 여행을 떠나보자. 윷놀이에...
    Date2013.02.06 By무적 Views10061
    Read More
  5. 제116화 : 바다로 창을 내겠소!1

    제116화 : 바다로 창을 내겠소! 올 초에 공직을 퇴직하신 가형께서 고향인 금산 쇠머리(우두)에다가 여생의 보금자리로 삼을 집을 짓고 계신다. 나는 여러 가지 일로 금산엘 자주 가는 편인데 가형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꼭 받는 질문이 “자네 형, 집 다 지...
    Date2013.01.25 By무적 Views5958
    Read More
  6. 제115화 : 도가니1

    제115화 : 도가니 충격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2009년) 「도가니」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이 영화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청각장애학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
    Date2013.01.18 By무적 Views5005
    Read More
  7. 제114화 : 신기한 호칭들1

    제114화 : 신기한 호칭들 70억의 인구가 얽히고설켜 살고 있는 우리 지구상에는 가족관계도 그만큼 얽히고설켜 호칭문제가 무척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친족의 호칭도 어렵지만 사돈집과 관련된 호칭은 생각하기도 싫게 복잡하여 각자가 그때...
    Date2013.01.11 By무적 Views5739
    Read More
  8. 제113화 : 쪽지예산1

    제113화 : 쪽지예산 지난 2012년 12월 19일에 치러진 우리나라의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출마자들의 선거공약이 거의 엇비슷하여 결국 보수의 준비된 대통령론과 진보개혁의 정권교체론이 마지막 키워드였다. 이에 민주통합당 선거대책대본부는 국민의 60%가 정...
    Date2013.01.06 By무적 Views4694
    Read More
  9. 제112화 : 흥이야항이야1

    제112화 : 흥이야항이야 어제(2011.08.24.) 치러진 서울시의 무상급식에 대한 주민투표는 우리 전라도지역이나 내가 직접 관여된 일도 아니기에 내가 흥이야항이야 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도 따지기 좋아하는 나의 성격(?)에 맞지 않아 ...
    Date2013.01.02 By무적 Views4552
    Read More
  10. 제111화 : 경우가 바르다?1

    제111화 : 경우가 바르다? 한창 혈기 왕성한 젊은 사람을 보고 “그 삶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참 점잖다!”라고 했다면 이 말은 어법에 맞는 말일까, 맞지 않는 말일까? ‘젊잖다’는 ‘젊지 않다’에서 변형된 말이지만 ‘점잖다’로 써야 맞기에 위의 경우(境遇)는 ...
    Date2012.12.27 By무적 Views6524
    Read More
  11. 제110화 : 깨단하다1

    제110화 : 깨단하다 『우리가 보통 70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TV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약 7년이고, 잠자는 데 23년 정도, 일하는 데 26년, 양치질하고 씻고 화장실 가는 데 약 3년 반, 그리고 화내는 시간은 약 2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면 웃는 시간은 얼마...
    Date2012.12.24 By무적 Views4764
    Read More
  12. 제109화 : ‘맞히다’와 ‘맞추다’1

    제109화 : ‘맞히다’와 ‘맞추다’ 스포츠가 전 국민의 취미생활로 자리 잡은 지가 꽤 오래 되었다.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으로는 동호회 등을 결성하여 직접 경기에 임하여 땀을 흘리는 경우와 프로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를 관람하는 경우가 있다. (불과 100여...
    Date2012.12.17 By무적 Views571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Next
/ 10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