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 께끼다
전주대사습놀이나 남원춘향제 등에서는 행사 때마다 소리꾼을 뽑는다.
이런 소리꾼의 피나는 여정을 서정적으로 잘 보여주는 「서편제」라는 영화는 1993년에 임권택 감독이 이청준의 동명 소설「서편제」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당시로는 드문 1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역작이었다. 이 영화로 인해 오정해(송화 역)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으며 남녘의 외딴섬인 청산도는 관광의 명소로 부각되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저 남녘의 섬(청산도)에서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딸이 어우러져 함께 부르는 장면이 눈에 선하다.
또한 “이년아! 가슴을 칼로 저미는 恨이 사무쳐야 소리가 나오는 법이여.”라는 아버지의 호통에 따라 지리산 자락의 칼바람을 맞으며 득음을 위한 고행을 참고 견디는 송화의 눈물겨운 고통도 눈에 선하고.
오늘은 우리에게 친숙한 판소리에 대하여 공부한다.(이하 『 』는 인터넷에서 발췌하여 편집한 것이다)
『판소리란 광대 한 사람이 고수(鼓手)의 북장단에 맞추어 서사적(敍事的)인 이야기를 소리와 아니리로 엮어 발림을 곁들이며 구연(口演)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악. 조선 숙종 말기에서 영조 초기에 걸쳐 충청도, 전라도를 중심으로 발달하여 왔다. 중요 무형 문화제 제5호로 지정된 판소리는 2003년에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으로도 지정되었다.
한편, 판소리는 지역에 따라 동편제, 서편제, 중고제 등 크게 세 유파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중 동편제는 섬진강의 동쪽지역(전남 구례) 명창들에 의해 완성되어 구례, 남원, 순창, 곡성, 고창 등지에서 성행한 판소리를 말한다. 웅장하면서 호탕한 소리인 우조를 많이 사용하고 발성초(發聲初 입을 열어 처음 내는 소리)가 진중하다. 통성을 쓰며 소리 끝을 짧게 끊는 등 대마디 대장단의 특징이 있다.
또한, 서편제는 조선 정조·순조 무렵 8명창 중의 한 사람인 박유전(朴裕全)의 법제(法制)를 이어받은 유파로, 광주 · 나주 · 보성 · 강진 · 해남 등지에서 성행하였으며 이 지역들이 섬진강의 서쪽에 자리한다고 하여 서편제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소리제의 특징은 유연애절(柔軟哀切), 즉 부드러우면서도 구성지고 애절하며, 소리의 끝이 길게 이어진 이른바 꼬리를 달고 있는 점이다. 또한 계면조(界面調)형의 가락이 많다. 이는 활달하고도 우렁찬 동편제(東便制)와 좋은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서편제에 어울리는 노래로는 《심청가》를 꼽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고제(中高制)는 명창 염계달(廉季達)·김성옥(金成玉)의 창법으로 경기와 충청 일대에서 성하였다. 창법상 동편제(東便制)와 서편제(西便制)와의 중간적 성격을 띠며, 첫소리를 평평하게 시작하여 중간을 높이고 끝을 다시 낮추어 끊는 것이 특징이다. 상하성(上下聲)이 분명하고 경(京)드름조(調)가 많다. 』
이 판소리는 창을 기본으로 하여 흥을 돋우기 위하여 고수의 추임새와 발림, 아니리 등의 방법이 동원되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추임새 : 국악 판소리에서 소리의 중간에 곁들이는 탄성(嘆聲). 장단을 짚는 고수(鼓手)가 창(唱)의 군데군데에서 소리의 끝부분에 창자의 흥을 돋우 기 위하여 ‘좋다’ ‘좋지’ ‘으이’ ‘얼씨구’ ‘흥’ 등의 조흥사.
발림 : 판소리에서, 소리의 극적인 전개를 돕기 위하여 몸짓이나 손짓으로 하는 동작. 너름새라고도 한다.
아니리 : 판소리에서, 창을 하는 중간 중간에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 듯 엮어 나가는 사설.
한편,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를 부여한 ‘께끼다’라는 단어를 소개하고 맺는다.
께끼다 - ①방아질이나 절구질을 할 때, 확의 가장자리로 올라오는 낟알 따위를 안으로 밀어 넣다. ②노래나 말 따위를 옆에서 거들어 잘 어울리게 하다. ③모르는 것을 옆에서 거들어 대어 주다.
올 봄, 나는 청산도를 여행한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위 글에서 말한 아버지와 아들과 딸이 어우러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카메라 각도로 찾았으나 도저히 내 기억의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다.
몇 시간을 지나는 관광안내자들에게 물어도 별무신통.
결국 늦게 도착한 일행 중의 한 사람이 이리저리 살피더니 답을 내 놓았다.
그래, 그 친구가 내 놓은 각도로 렌즈를 들이 대니
아, 거기에는 그들이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이 선명히 잡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