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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 톺다

by 무적 posted Nov 0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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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톺다

 

 

톺다1 - 삼 따위를 삼을 때, 짼 삼의 끝을 가늘고 부드럽게 하려고 톱으로 눌러 긁어 훑다.

톺다2 - 가파른 곳을 오르려고 매우 힘들여 더듬다.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다.

톺다3(북한어) - 가래를 뱉기 위하여 속에서부터 끌어올리다. 가슴 속을 편하게 하려고 헛기침을 하거나 큰 숨을 내쉬다.

 

예문

톺다1 : 우선 잘라다가 가마니때기 속이나 어디다 모아 뒀다가 빨아 말려 얼레빗으로 빗기고 톺아서 사람 머리카락처럼 해낼 일도 생각하면 끔찍스 러운 일이었다. <출처 : 이문구, 장한몽>

 

톺다2 : 논틀밭틀길도 없는 데를 걸어 본 것은 물론, 눈이 반 길이나 쌓 인 태산준령을 톺아 넘어갔기 때문에, 실제의 거리로는 천수백 리를 걸었 던 것이다. <출처 : 이희승, 소경의 잠꼬대>

 

톺다2 : 그녀는 나비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아들을 따라, 숨이 막 히도록 산을 톺아 올라가다가, 얼핏얼핏 그녀가 올라온 곳을 뒤돌아보곤 하였다. <출처 : 문순태, 타오르는 강>

 

톺다3 : 로인은 공연한 말을 해서 어머니의 불안한 마음을 건드린 것만 같아 헛기침을 톺으며 멀어져 간다. <출처 : 피바다>

톺다3 : 송 령감은 가쁜 숨을 톺느라고 헉헉 흐느끼고 나서 떠듬떠듬 말 을 이었다. <출처 : 강효순, 찔레꽃>

 

사실 글의 소제목인 톺다는 내가 우리 고유어를 정리하면서 처음 접하는 단어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 단어를 소재로 하여 글로 쓰는 이유는 톺다3’에 대한 관심에서다.

위의 설명과 예문에서 보듯이 톺다1’은 그렇게 하는 행위는 알고 있었으나 그 행위를 톺다라고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으나, ‘톺다2’는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들은 아련히 그 의미만은 짐작해볼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리라.

이에 반하여 톺다3’은 우리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밖에 없는 행위인데도 <북한어>라는 전제하에 위 풀이와 같이 설명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 남한에는 위 톺다3’을 의미하는 어휘가 별도로 없을까? 하는 의문이 이 글을 쓰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그런 뜻을 가진 어휘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혹시나 하고 마지막으로 취한 액션이 국립국어원에로의 전화!

그러나 상담원 역시 딱히 생각나는 어휘가 없다는 대답이다.

 

무릇 하나의 단어가 탄생하여 생명을 얻으려면 누군가가 그 단어를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여야 한다. 백기완 선생님이 처음 쓰기 시작했다는 새내기라는 단어가 그 좋은 예인데 아직까지 위 톺다3’을 풀이로 하는 어휘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답답한 일은 그러한(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서 널리 사용하게끔 하는) 능력이 내게는 없다는 것이다.

 

( ) : 가래를 뱉기 위하여 속에서부터 끌어올리다.

() : 가슴 속을 편하게 하려고 헛기침을 하거나 큰 숨을 내쉬다.

 

()()에 들어갈 단어를 아는 사람, 거 누구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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