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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 잔다리밟다

by 달인 posted Mar 3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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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잔다리밟다

 

 

요즘 한창 인기가 좋은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스타킹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이따금씩 끼가 다분한 어린 아이들이 나와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데 한결같이 어른들 뺨 칠 정도의 실력들이다. 하기야 그 정도 되니까 TV에도 출연했으리라.

드럼을 잘 치는 아이, 기타를 잘 치는 아이, 춤을 잘 추는 아이 등등 여러 방면의 끼가 많은 아이들이 상당히 많이 출연했는데 그들 중에 특히 소리를 잘하는 박성열군(초등학생)은 그 방송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 정식 국악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또 어떤 초등학생(여자아이로 8살이라나?)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라는 노래로 광고에도 출연하여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게 박성열군과 같이 판소리를 잘 하는 어린 소년을 가리켜 우리말로 상투제침이라고 하는데, 이는 어린 소년의 소리실력이 상투를 튼 어른의 소리보다 낫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럼 이런 아이들을 천재라고 한다면 과연 천재는 태어난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이년아! 가슴을 칼로 저미는 이 사무쳐야 소리가 나오는 법이여!’라며 양딸 송화(오정해 분)의 눈을 멀게 하여 그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게 하고, 자신(유봉, 김명곤 분)은 그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죽어간 한 소리꾼의 일생과 그 뒤를 잇는 오누이의 이야기로 유명한 서편제라는 영화만 보더라도 득음을 위한 송화의 피눈물 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그 영화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 죽은 영화였을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우리는 1998US 여자오픈 골프대회 연장전에서 티샷이 연못 옆 러프에 빠지자 그 공을 샷 하기 위하여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갈 때 보았던, 뜨거운 태양 아래서 피나는 연습으로 새까맣게 그을린 발목 아래로 드러난 박세리의 하얀 발을 기억하고 있다.

 

이렇듯 아무래도 이런 천재성은 태어날 때부터 그들에게 부여된 하늘의 혜택(?)이 아닌가 싶지만 아무리 타고난 천재성이라도 그것을 갈고 닦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하는 법!

, 위의 송화와 박세리도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온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스타가 되었겠지만 그래도 그러한 끼와 천재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쉽게 돈과 명예가 보장된 그런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부러운 생각은 나만의 느낌일까?

그러나 우리와 같은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굳이 토끼와 거북이라는 우화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거북이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 자기네가 꿈꾸었던 조그마한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이 이룬 조그마한 것들이 스타로 부각한 천재들의 부와 명예보다 결코 못하지 않을 것이라는 나의 조심스런 의견이다.

 

이렇게 보통 사람들이 어떤 계급 집단의 낮은 지위에서부터 높은 지위로 차차 오르는 것을 잔다리밟다라고 한다기에 주저리주저리 읊어본다.

 

상투제침 - 판소리를 잘 부르는 어린 소년. 상투를 튼 어른의 소리보다 낫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잔다리밟다 - 낮은 지위에서부터 높은 지위로 차차 오르다.

주저리주저리 - 너저분한 물건이 어지럽게 많이 매달려 있는 모양.

너저분하게 이것저것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모양.

(2010년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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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인 2012.03.31 07:27

    자기를 지칭하는 우리 공통된 지칭어인  '나'는

    인생이라는 연극의 무대에 올려진 주인공이다.

    오로지 그 극이 끝났을 때에만 평가받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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