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거두세요
남창욱
하늘도 무심합니다
하늘이 노했나 봅니다
총총 빛나던 별들은
얼굴을 감추고
빛으로 대지를
비추던 태양도
숨은지 오래입니다
억수로 쏟아진 비는
홍수를 이루어
수마가 할퀴고 간
상흔 앞에
몸부림치고
순박한 농부들은
통곡의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나를
욕하지 마십시오
수마(水魔)라고...
태초부터 나는
물이며 생명이며 자연이었습니다
산은 산으로
강은 강으로
바다는 바다로
물은 물로
대우받아야 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사람들과 손잡고
금빛 찬란한 동산으로
동행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슨 까닭인지
첨단의 문명과 손잡은
사람들은
우리를 멸시했습니다
보십시오
그대들이 우리를 얼마나
멸시했는지...
밭은 밭이로되
지렁이 하나 살 수 없는 땅이며
논은 논이로되
미꾸라지 하나 살 수 없는
독으로 병든 땅입니다
산은 산으로
강은 강으로
바다는 바다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현대문명의 이름으로
우리영토를 점령하여
추한 독으로
서로를 오염시키고 있기에
우리는
죽음보다 무서운
오염을 회복시키기 위해
태풍으로 홍수로
하천 끝까지
추한 독을 쓸어가고
바다 밑까지 정화시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입니다
수마(水魔)라고
탓하지 마십시오
나는 물이며 생명이며 자연입니다
조금 기다리십시오
하늘을 우러러보고
눈물을 거두십시오
햇살 가득한 날이 올 테니까요
왜 인지 아시나요?
강원도에 근간 들어 벌써 몇번째 입니까
태풍 루사,매미, 메기, 에 위니아
그리고 대형 산불 세번에 또 폭설까지 말입니다
살기좋다,미래의 땅이다, 천혜의 관광지다
라는 catch phrase가 무색하게시리 말입니다
선배님께서 잘보셨네여
태초에 생성된 산이며 물이며 바다며 들이며
그런 모든 원시들이 자연이며 우주 만물인 것을....
그러나 우리네 인간들이 숨쉬어야하고
살아야 함에는 어쩔수 없는 개발을 했을거란
생각이 들지만서두.....
한풀 꺽인 올 여름 더위에
또 다른 태풍이나 폭우가 소멸되기를 갈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