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남창욱 글
희미한 기억 속에
엄하신 모습으로
서 계신 아버지
아버지의 시절에는
다 그렇게 무섭고
무정하신 아버지들이셨던가요
아들은
아버지의 시절에는
다 그런 아버지라고
체념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이 아버지가 되어
자식을 기르다보니
왜 그렇게 무정하신 아버지였는지
까닭을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아버지
지금은 한줌의 흙으로
누워계실 아버지
내 아버지
아버지의 무덤에는
수플만 무성하고
왜 애비꽃이
피지 않는지요
오늘은
이 아들이
철없는 아이가 되어
꿈에도 보이지 않는
아버지 품에 얼굴을 묻고
한없이 울고만 싶은 이유를
가르쳐 주십시오
아버지, 내 아버지, 우리 아버지……
벌써 서른해 하고도 수년이 더 흘렀습니다
학창 시절 아버지가 계신
친구들이 부러워 울기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아직도 고향 일정리 뒷산 자락에
편안히 주무시고 계시겠죠
늘 찾아뵈올 때마다 좀더 있다 가거라
하실것 같은 말씀이 귓전에 맴돌아
가슴에 쓰리고 사무칩니다
이렇게 지난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큰 감사를 드림니다
늘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총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