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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이름과 별명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했는데 나의 이름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각인되어 있을까?

나는 수없이 많은 옛 선인들의 이름과 경력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는 그 사람을 잘 안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되고 나는 그 사람과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또한 그 사람을 잘 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알아야 맞는 표현이고 그 사람과 친하다는 것은 또 얼마만큼 친숙해야 가능한 표현일까?

이렇게 온통 의문투성이에서 이름이란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우리네 사람들은 태어나서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가 지어준 이름으로 살아간다. 물론 이름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법원의 허가를 받아 개명을 하는 추세가 늘어가고는 있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붙여진 이름으로 한평생을 산다. 그래서 얼굴은 책임이요, 이름은 한평생 책임이라는 말이 생겼나 보다.

나도 예외가 아니어서 19558월 어느 날 부모님께서 지어준 김철용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나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의 이름은 알면서도 나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 나의 얼굴을 알면서도 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으며 또한 나의 이름과 얼굴은 알지만 어떠한 사람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몇 개의 별명과 치기(稚氣:어리고 유치한 기분이나 감정)로 지어서 부르는 호(?)가 있다.

아주 어렸을 적 까까머리 시절에는 머리의 제법 큼직한 흉터 때문에 때밭쟁이라는 별명이 있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내 스스로 김따져로 자처했다. 그리고 우리말겨루기 출연 후에는 달인(達人)’이라는 분에 넘치는 별호도 얻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나의 세무사사무실 간판도 달인(達人)이라는 명칭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 경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세무의 달인이라고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나의 마음은 세무의 달인이 되고자하는 것이라고 숨기지는 않겠다.

또한 나는 중학교 시절부터 무적(無笛)’이라는 필명으로 잡기를 쓰곤 하였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無笛피리는 피리이되 소리가 나지 않는 피리, 즉 보잘 것 없는 내 자신을 표현한 것이며,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피리 본연의 청아한 소리를 내고야 말겠다는 나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나의 이름을 대신하는 로 변하였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시가 있다.

김춘수 님의 이라는 시다.

전 국민이 애송하는 너무나도 유명한 시이기 때문에 이참에 전문을 실어 다시 한 번 감상해 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그렇다.

방자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어 나의 이름(별명과 호를 포함하여)도 그 누구에게 잊혀지지 않은 의미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한평생 나를 대신한 나의 이름에 대한 책무인 것이다.

이름 :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물, 단체, 현상 따위에 붙여서 부르는 말. 사람의 성 아래에 붙여 다른 사람과 구별하여 부르는 말. 성명(姓名)(성과 이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성명(姓名) : 성과 이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 성은 가계(家系)의 이름이고, 명은 개인의 이름이다.

별명(別名) : 사람의 외모나 성격 따위의 특징을 바탕으로 남들이 지어 부르는 이름. 별호(別號)라고도 함. ()

() : 본이름 외에 부르는 이름. 예전에, 이름을 소중히 여겨 함부로 부르지 않았던 관습이 있어서 흔히 관례(冠禮) 뒤에 본이름 대신으로 불렀다.

() : 본명이나 자 이외에 쓰는 이름. 허물없이 쓰기 위하여 지은 이름이다. 세상에 널리 드러난 이름.

아호(雅號) : 문인이나 예술가 따위의 호나 별호를 높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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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11.03.02 15:52

    순우리말(고유어)에 대한 글을 여기에서 일단 마치고

    다음부터는 우리말의 한 갈래인 한자말로  이어가야겠다.

     

    비록 이탈리아의 장인이

    한 땀 한 땀  손으로 지었다는 명품은 아니지만

    보고  느낀 것을 손수 찾아보고 정리하는 것도

    나에게는 그 명품 못지 소중하니까! 

     

    언제 끝날 지는 모르지만

    끝날 때까지 아자, 아자! 하고

    스스로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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