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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찬가/영상으로 보는 멋

by 나천수 posted Oct 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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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찬가/高興 讚歌

글/나천수

세상 만물이 흙에 뿌리내리고
물과 땅을 디딤돌로 하여
하늘을 향해
사람도, 산천 초목도
키가 크고 몸집 부풀리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고도 하고
자연의 생명력 그 자체가 신이라 했다

그렇다, 하늘 높이 날고
높이 높이(高) 올라갈수록
세상사 흥(興)이 나는 것이라고
하늘과 땅의 이치를 말해주는
전라도 고흥(高興) 땅을 아느냐.

고흥반도가 사슴이 닮았다 하고
사슴 머리 부분을 녹두(鹿頭)라 부르다가
녹동(鹿同)이라는 어미사슴 지명도 생기고
소록도(小鹿島) 새끼 사슴처럼
새끼 섬을 무려 160개나 낳아
하늘 높은데서 보면
마치 남해바다를 초원으로 뛰어 노는
사슴목장을 보는 듯하다.

고흥의 주산  팔영산은 어찌나 신령스러운지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8개의 산봉우리 그림자로 비쳐져서
그때부터 팔영산이라 불렸다는 전설처럼
남해 바다에 비치는 8개의 그림자라느니
팔영산 8봉에는 삼라만상이 있다느니
시인묵객들의 팔영산 겉모습 보기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아닌가

예로부터 풍광 경승 좋은 곳은
육신의 눈으로 보는 8경(八景)과
마음의 눈으로 보는 8영(八影)이 있는데
고흥 땅 팔영산(八影山)은  마음의 눈으로 보라는
자연의 묵시록 아닌가

남해바다에 비치는
그림자의 실체가 무엇인지
팔영산에 숨겨진
삼라만상의 실체가 무엇인가

에덴 동산에 선악과가 있었다면
고흥에는 유자가 있었으니
전국 생산량 1위인 고흥 유자골이 제1영(一影)아닌가
비타민이 다른 과일보다 3배나 많고
칼슘은 10배나 많은데도
사람들이 유자의 그림자만 보고
그저 탱자의 사촌정도로만 여기니
안타깝구나 인간들이여

누가 고흥을 반도의 땅이라고
갯땅쇠 사람들의 고향이라고 말하는가
어미섬 새끼섬 합쳐서 160여개
남해바다 청정해역에 뿌려진 보석처럼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의
섬들의 그림자가 제2영(二影)아닌가

대만의 카오슝(高興)도 바다에 떠 있듯
한국의 고흥도 바다에 떠 있어
천혜의 바다낚시터
비경의 해수욕장이 무려 6개
바다에 비치는 관광객 그림자가 제3영(三影) 아닌가

아아, 온다 오고 있다
고흥 땅 찾아오는 관광객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으니
놓아라 오작교를 견우 직녀 만나듯
육지에서 섬으로
섬에서 섬으로 건너는 다리를 놓아라
녹동에서 소록도 연륙(連陸)다리 놓아라
소록도에서 거금도로 건너는 연도(連島)다리 놓아라
나로 대교 건너면서
남해바다에 비치인 오작교 그림자를 보니
이것이 제4영(四影) 아닌가

오작교 없던 세월
소록도는 한센 병자들의 영혼이 갇힌 섬
죽어서야 섬 밖으로 나가는
이 버려진 땅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표현으로
작은 사슴이라고 하였으니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작은 천국 소록도의 그림자가 제5영(五影)아닌가
한하운이 보리피리 소리
들리는가 사람들이여

바다와 육지 사이에 놓인 고흥 땅은
바다로는 나루가 있고
육지로는 항만이 있어
사람과 물건의
가고 오는 요충지가 되었는데
높이 올라가야 흥이 난다는
고흥(高興) 지명 때문에
우주로 가는 관문까지 만들고 있으니
머지 않아 우주로 떠나는
우주선의 그림자자 제6영(六影)이 아닌가

고흥 발포 땅은 이순신 장군의 첫 부임지
이름하여 발포만호(鉢浦萬戶)
여기에서 수군제독의 꿈을 키워
임진왜란 시에 해전의 영웅으로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는
국난극복의 충신을 배출한 땅
어찌 이순신 장군 뿐이리요
거금도 월포 농악은 임진왜란 전투에서
군영의 사기를 돋구는 승전악(勝戰樂)이 되었으니
보이는가, 들리는가
왜적을 물리치는 이충무공의 지략과
활기차고 기만한 월포(月浦)농악 승전악이
400년이 지난 지금도
남해바다에 비치는 그림자가 제7영(七影)이 아닌가

남해바다 신이
사슴섬 사람들에게
고흥 땅 주산에 봉우리가 8개인 산을    
수수께끼 문제를 내놓았으니
아는냐 사람들아
팔봉산이 아니라 팔영산이라는 의미를
그림자가 8개여서 8영(八影)이 아니라
그림자 속에 숨겨진 실체가 8개라는 것을

올라가자 높이높이
넘고 넘자 팔영산 여덟 봉우리
팔영의 그림자 따라 꼭대기로 올라가면
그림자는 없어지고 실체가 보이리니
그것은 고흥반도 부자 되고
고흥 섬들 개발되어
바다로, 세계로, 우주로 뻗어 가는
보물만 남는다는 것을


2003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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