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 金 八 景 이라고
언제부터인지 누구에 의해서 이름 붙여진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노화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고산 윤선도 선생이 거금도를 다녀간 흔적들이 있어
당대의 문장가인 그가 중국의 소상팔경을 그리며 명명하지 않았나 생각해 보면서
선생은 노화도, 보길도에서 어부사시사, 오우가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지만
그가 조금만 더 머물렀으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지 않았을까요.
시차를 한 번 이어보게요
제1경 : 적대기운(積臺起雲)
백두산 정기이어
뻗어오다 그친 곳
고흥 반도 먼발치에 솟아오른 봉우리는
해운의
장막 안에서
거친 세상 다듬나
제2경 : 송암모종(松庵暮鐘)
스님의 경 읽기와
어우러진 목탁 두드림
산사에 머물다가 종소리에 실려서
자비의
거룩함 싣고
사바 속을 밝힌다
제3경 : 사봉낙조(蓑峯落照)
사봉에서 굽어보니 불타는 섬의 행렬
없는 듯 보이는 듯 숨바꼭질 어울리다
천관산
치마폭 속에
태양 따라 숨는다
제4경 : 연소추월(蓮沼秋月)
호수에 흐드러진
연꽃의 진한 향기
달빛을 유혹하여 가을 밤 뒹굴다가
닭 울음
앞세워 오는
아침 햇살 맞는다
제5경 : 죽도관어(竹島觀漁)
대나무 베어다가 낙시 줄 드리우고
노니는 물고기 떼 바라보는 즐거움에
세월을
줄줄이 꿰어
야금야금 푸련다
제6경 : 석교낙안(石橋落雁)
시냇물 흐르다 지쳐
바다만나 숨 고르며
돌조각 모아다가 만들어진 다리 밑은
기러기
떼 지어 벌리는
고공낙하 훈련장
제7경 : 월포귀범(月浦歸帆)
만선의 기쁨인지 육지소식 가득인지
노루목 뒤편으로 포구 향해 범선 드니
한 폭의
그림 속으로
나도 빠져 들겠네
제8경 : 망천춘우(網川春雨)
아이야 봄비 온다
논배미 물 잡아라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잖니
즐겁게
풍년가 부를
올 가을을 그리자
달그림자의 두번째 시조집 "옹알이는 계속되고"의 제1부
저도 積臺起雲이라 썼는데 사료를 보면 積臺歸雲으로 표기되어 있어서 고쳤습니다.
일어날 기와 돌아올 귀라!
의미로 보아선 그래도 전자가 맞은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