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한바 있습니다.이제 취소하고자 합니다.그건 핑게였습니다.
수자원보호구역,농업진흥지역 등 각종 규제요소가 개발을 막고 고향
주민들의 재산권리를 막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그것이
이유가 아니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저의 경솔함을 사과드립니다.
진짜 주범은 바로 우리들의 침묵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무관심과 저버린 양심, 그리고 인연에서 비롯된 침묵이 고향
의 발전을 가로막은 진짜 주범 중에 주범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규제로 말미암아 이나마 청정지역으로 지켜낼수 있었습니
다. 저는 환경보호론자는 절대 아닙니다.개발주의자입니다. 최소한
고향에 대해서만큼 개발없는 발전을 바라지 않습니다.제가 주장하는
개발은 반드시 환경을 파괴하고 세워지는 것만을 말하진 않습니다.
각종 규제로 인해 물질적 풍요는 부족했지만, 정신적인 풍요는 넘쳐났
던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그로 인해 요즘 예술가들이 고
흥으로 밀려들고 있습니다.이미 도화 단장에 도화헌 미술관이 자리를
잡았고 세계적인 칠재유기도자기를 개발한 칠산 임재영 선생님이 조선
시대 분청도요지였던 운대리의 운대초등학교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모한 개발은 그동안 고향에서 살던 우리들을 쫓아냈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간척지 개발입니다.사실 간척지 개발을 제외하
면 고향의 개발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간척지 개발로
사라진 것은 갯뻘과 청정바다였습니다. 유신시대 강력한 식량 자급자
족정책으로 출발한 개발은 고흥반도의 갯뻘의 씨를 말렸습니다.요즘
여자만 참꼬막이 제철이고 각광을 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그래서 벌
교가 이 참꼬막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원래는 우리 고흥
의 특산물이었습니다.
고흥의 사라진 갯뻘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창만(고흥의 최대 갯뻘지역으로 바지락,참꼬막,굴 등이 많았음)
동강,남양면의 죽암(가까운 벌교읍 여자만지역은 최대의 참꼬막 생산
지로 부상) 도덕,풍양면 오마(일제 강점기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피
땀으로 조성) 고흥읍 고흥만(가장 최근 조성되어 항공센터등이 건립
됨) 그외에 동강,대서면 송림/남양면 신망,오도/도화면 하도지역,
그리고 군데군데 소규모 간척지 개발로 갯뻘은 더 이상 구경하기 힘
들 지경입니다.
이 간척지 개발로 식량문제는 어느정도 해결해 주었는지 모르지만
고향에서 사람들을 쫓아낸 원인이 되었습니다.오랫동안 갯뻘과 바다에
서 생업에 종사해온 사람들에게는 척박한 간척지 땅에서의 농업은 생
소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런 농업정책의 허실을 빨리 간파하고 일
찍 떠난 사람들도 있었지만, 정부를 믿고 부농을 꿈꾸며 농사를 짓다
가 빚만 지게 되어 어쩔수 없이 떠난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농업정
책의 실패속에 우리들의 고향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낙후지역으로 남았
습니다.생활만 낙후된 것은 아닙니다.사람들의 의식도 그만큼 낙후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여유없는 시골생활은 양심을 갉아먹는 의식의 후
퇴를 재촉했습니다.
물론 더 나은 삶과 자녀들의 교육환경을 위해 고향을 등진 이도 있었
지만 대부분 갑자기 어촌에서 농촌으로 뒤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
고 떠난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과거 간척지가 조성되면서 외
지인들이 정책적으로 집단마을을 조성하여 이주한 경우가 많았습니
다. 해창만 지역에만 제가 아는 마을이 세곳이나 됩니다.그 당시 입촌
하였던 외지인들은 지금 거의 떠난 상태입니다.한국 농업정책의 실패
작입니다.
그러나 이런 배경속에 침묵이 주범이 된 이유는 다른데 있었습니다.
새로운 물결을 받아들이는 데,적극적이지 못했습니다.신농법이나,새로
운 문화, 의식을 받아들이려는 열린 사고가 우리에게는 너무도 부족했
습니다.가까운 보성과 비교해봅시다.우리 고흥보다 지금은 휠씬 잘 사
는 고장이 되어 있습니다.물론 다른 요인도 무시할수 없겠지만,많은
교류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받아 들였기에 오늘날 각종 정책이
나 개발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보성지역은 지형학적으로도 유리했습니다.
고흥반도는 열린 지형이 아니라, 닫힌 지형입니다.삼면이 바다지만 과
거 뱃길이 열려 있었을때는 그렇지 않았다고 합니다.고흥의 지형은 벌
교에서 막히면 정말 오갈데 없는 섬입니다.다시말해 우물안 개구리 신
세였다는 것입니다. 얼마전 보성의 어느 식당에 들렸다가 충격적인 장
면을 목격했습니다.보성군수가 식당을 찾아와 주인에게 직접 "어떻게
군에서 지원해주면 더 많은 손님들이 오겠냐"고 묻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입니다.
고향에 사는 사람들 보다 외부로 나간 출향민들에게 더 큰 책임이 있
었습니다. 도시에서 얻은 빠른 정보와 새로운 문화를 고향에 전달해
야 하는데,그렇지 못했다는 것입니다.자신들이 가진 우월한 것들을 나
누지 않고 독점 하면서 혼자만 누리고 살지 않았나 반성해 봐야 합니
다.막힌 지형이었지만 도시로 나간 출향민들이 온전하게 고향으로 전
파했다면 지역민들의 생활이나 의식은 달라졌을 겁니다.서울이나 도시
에서 엘리트 계층으로 성공한 분들이 더 큰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각종 선거때만 되면 부정이 난무한다고 합니다.
조합 이사 선거때도 누가 돈을 더 많이 썼느냐에 따라 당선여부가 결
정된다고 합니다.도덕이 상실하고 양심이 헌신짝 처럼 버려지면서 부
패는 다시 부패를 낳습니다.이 부패는 일부 특수층만 배를 불리게 하
고 남은 사람들의 질적 저하를 초래합니다.그들이 그 더러운 자금을
고향지역내에서 쓰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모두 도시로 빠져 나갔습니
다.자식 교육,재산증식을 위해서 말입니다.그리고 마치 자랑이라도 하
려는 듯이 고급차를 몰고 고향으로 들어와 선심을 쓰고 가곤 했습니
다.
전남지역에서 가장 노령화 된 사회가 무엇을 말하겠습니까?
가장 부패와 부정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을 말하지 않겠습니까?
고향에서 그나마 양심있는 몇사람, 개혁적인 사고를 가진 젊은층이 아
무리 터들어도 씨알이 먹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배척되고 밀리게 되
는 것이 고향의 현실입니다. 각종 혈연,학연,지연, 이것도 모자라서
수많은 갑계는 침묵을 강요해왔습니다.
고흥의 특산물은 유자가 아닙니다.바로 "갑계"라는 것입니다.
군 전체 갑계,면지역 갑계 등 개인이 가입 가능한 갑계가 얼마나 많은
지 모르겠습니다. 이 갑계 문화는 부패에 노출되기 쉬운 조건을 가지
고 있습니다. 내년 선거출마자들이 이 갑계모임에는 빠지지 않고 달려
가 인사를 해야 합니다.이 기회를 놓치면 선거운동 하기 힘들다고 합
니다. 무엇보다 이런 인연들은 서로 부정을 저질러도 쉽게 고발하지
못할 뿐더러 충고 마저도 못하는 고질적인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몰아 넣었다고 생각합
니다.
그런데 이런 인연들이 고스란히 고향을 떠나 사는 향우사회로 이어진
다는 것이 문제입니다.도시 지역에서는 열린 사고, 개혁적인 사고를
가지고 활동하면서도 향우사회를 거쳐 고향땅으로 연결되면 입을 굳
게 다물고 침묵하는 연결고리로 이어집니다.우리는 정치를 혐오하기
시작한지 오래 되었습니다.정치얘기 꺼내면 무슨 똥이라도 밟은 것 처
럼 손사래를 칩니다.그러나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이놈의
정치란 놈입니다.정치가 혼란스러우면 경제도, 사회도 어지럽게 변합
니다.그럼 이 정치란 놈을 제대로 잡아서 바른 길로 가도록 두들겨 패
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치인들 욕하면서 선거때는 놀러가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 나라 국민될 자격조차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오히려 부
정하게 투표하는 분들 보다 더 악질적인 유권자입니다.
이제 우리 향우들의 책임론을 논하고자 합니다.
고향을 떠나 살면서 나혼자만 잘 살면 되겠지 하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까?
고향 친구보다 더 성공해서 금의환향하면 인생 성공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어본 적은 없습니까?
고향의 부모 친지들이 벼 수매가가 떨어져 고민해도 무관심 해본
적은 없었습니까?
혹시 고향에 친한 친구가 선거때 부정한 돈을 받아 배는 조금 아팠지
만 술 한잔 거나하게 얻어먹고 충고 한마디 없이 눈감아 준적은 없었습니까?
저 스스로 깊이 반성하면서 고향을 떠나 사는 우리 향우사회가 무관심
를 버리고 고향에 적극적인 애정을 보내야 합니다.우리가 가진 정보
를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고향에도 나누어야 합니다.고향
의 친구나 친지,부모들이 돈에 의해 소중한 한표를 좌우할 때 진정으
로 충고를 보내야 합니다.아니 적극적으로 말려야 합니다.자기만 떳떳
히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제 주위에 권해야 제대로 사는 삶입
니다.특히 향우사회는 도시 지역에서 똘똘 뭉치면서도 고향의 발전과
바른 길을 위해서는 외면하는 잘못된 태도를 지금 당장 버려야 합니
다.단체로 고향방문할때 대접 잘 받았다고 무조건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고향의 발전을 위한 건전한 의견도 제시해야 합니다.
침묵은 고향을 사랑하는 진정한 길이 아닙니다.
오히려 고향을 파괴하고 짓밟는 것입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 하고 사랑합니다.
마음으로만 사랑한다고 백번,천번 떠들면 뭐하겟습니까? 이것은 이젠
고향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자신을 길러준 영원한 빽(?) 고향산천
에 대한 답례가 아닙니다.모교에 장학금 몇푼 내논다고 고향이 발전하
지는 않습니다.마을회관 건립에 성금 좀 보탠다고 고향이 부농이 되
는 것도 아닙니다.무관심과 침묵. 이것은 우리들의 최대 적입니다.
온가족들이 고향을 떠나 아무도 없으니 자신과는 상관 없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그렇다면 어디가서 고향이 고흥이라고 답해선 곤란
합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본적을 옮긴 분들도 고향이 고흥이라고 답해선 안
됩니다. 얼마전 고흥이 고향이 아니면서 고흥에 들어와 사는 분이 지
적하는 내용입니다. 어느 관광지에서 고성방가로 노는 사람들을 보고
주위사람들이 혀를 차며 "고흥사람들"이라고 비난한다는 말에 저는 쥐
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졌습니다.이제 우리 모두는 정말 부끄러워 할때
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도덕마저 사라졌다면 우리는 고향을 부끄러워 해야 하
는 것입니다.그러나 그 책임은 고향을 떠난 우리들에게 있습니다.
한동안 군청게시판에 들어가 강하게 비판도 하고 대안도 제시했습니
다.그래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왜 주목받아야 한단 말입
니까? 제 주장이 이렇게 주목받는 것 자체가 잘못입니다.주목받지 않
는 풍토가 저는 정상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아무도 말하지 않고 체면 찾고 학연,지연,혈연 관계로 인해 침
묵했다는 증거입니다.우리 모두는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저는 군정에
종사하는 분들을 믿습니다.저 아래 실무자들은 의욕도 있고 아이템도
가지고 있습니다.그러나 윗전으로 단계를 올라가면 일거리 만드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습니다.복지부동이 문제가 아니라,무사안일주의
가 문제입니다.일단 문제를 만들고 일을 벌이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
라 생각합니다.좋은 아이템을 제안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그
에 따른 성과물을 주어야 마땅합니다.그래서 어느때보다 청렴하고 의
욕적인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획기적인 아이템을 살려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마음 넒은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앞으로 우리 고향 고흥은 이것으로 발전 방향과 속도가 결정될 것입니
다.우주기지, 항공센터, 스페이스캠프가 들어선다고 고향이 획기적으
로 발전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온다는 순진한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4차선 확장으로 밀물처럼 빠져 나갈 것입니다. 이런 시설물들
은 한번, 두번 보면 식상함을 느끼게 됩니다.보고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문화공간들이 필요합니다.맛잇게 먹고 가서 자랑할 수 있는
고유 음식물도 필요합니다.
깨끗한 청정지역도 계속 유지되어야 합니다.문제는 외지 관광객들이
고흥땅에 들어와 돈을 써야 지역민들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하루만에 보고 떠나면 교통만 복잡해서 주민들만
불편해지고 아무런 이익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강진의 청자축제는 지금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해년마다 똑같은 도자기들이 전시되고 발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이벤트가 없기 때문입니다.고흥의 문화행사들도 이를 본받아야
합니다.똑같은 먹거리,똑같은 특산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는 동네잔
도 못됩니다.우리에게 가진 자산이라고는 청정지역 환경과 문화공간
뿐입니다. 고향에 투자하려는 분들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상전 모시듯
해야 합니다.요즘들어 동부지역 섬에 투자하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미 옥대섬이 그렇고 첨도도 곧 투자하게 된다고 합니다.찾아가는 행
정서비스가 절실해질 때 입니다.
고향의 발전은 오히려 고향 떠난 출향민들이 더 절실하게 바라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이제부터라도 고향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애정을
표현해야 합니다.그래야 고향을 살리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침묵은 더 이상 예의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