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 애물단지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사랑함. 또는 그런 사랑.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른다.
흔히들 부모들의 자식 사랑은 가이없다라고 하는데 이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진리이다. 그래서 부모의 자식에 대한 마음을 나타내는 속담이 매우 많다.
이 중 몇 개를 소개하면
‘죽은 자식 자지 만지기’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랑이도 자식 난 굴에는 두남둔다.‘ 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애틋함을
‘귀한 자식은 매로 키워라.’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기대감을
‘계집은 남의 것이 곱고, 자식은 제 새끼가 곱다.‘ 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자긍심을 나타낸 속담들이다.
그만큼 부모들은 자식들을 사랑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어느 부모나 똑 같이 겪는 ‘가슴앓이’를 자식들은 잘 모른다.
행여 자식들이 알까봐 아무렇지 않는듯하지만 몰래 속으로 속으로만 감추며 꺼이꺼이 느껍게 우는 부모의 심정을 자식들이 어떻게 알 것인가!
그래서 미운 짓을 하는 자식에게 엄마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결혼해서 꼭 너 닮은 애를 낳아서 키워봐라, 그때야 내 심정 알 것이다.’라고.
한편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속담이 있다.
왜 이런 속담이 생긴 것일까?
자식 때문에 겪는 고통이 너무 커서? 아니다.
부모들은 자식의 잘못으로 인하여 절대로 절망하지 않는다. 왜?
부모의 자식 사랑은 끝이 없으니까!
그러면 왜 저런 속담이?
곧, 자식에 대한 기대이자 안타까움의 발로인 것이다.
또 한편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이나 부모 속을 많이 태우는 자식을 뜻하는 ‘애물단지’라는 말이 있는데 그 유래를 살펴보면,
예전에 아기나 어린 자식이 죽으면 관 대신 단지에 담아서 묻었는데 맨땅에는 묻을 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관을 장만해서 처리하기도 거북하고 하여서 생각해낸 방법이 단지무덤이다. 이와 같이 어린 아기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으면 단지에다 넣어서 묻는데서 애를 태우던 아기 무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어린 자식이 죽어서 땅에 묻어야 하는 부모님들의 안타까운 심정이 잘 표현된 단어라고나 할까!
그러나 요즈음에는 ‘버릴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뜻으로 쓰이고 있으며 역설적으로 ‘정말 예쁘고 귀여운 딸’을 표현하기도 하니 듣는 사람이 잘 구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 ‘가이없다’는 ‘가없다(=끝이 없다)’의 잘못임을 밝히며 맺는다.
애물(-物) - ①몹시 애를 태우거나 성가시게 구는 물건이나 사람. ②어린 나이로 부모보다 먼저 죽은 자식.
애물(-物)단지 - ‘애물’을 낮잡아 이르는 말.
가없다 - 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