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036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12 : 망고

 

 

요즘에도 설날이나 정월 대보름날이면 연을 날리는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 방송하긴 하지만

연을 날리는 그 곳이 시골이 아니라 도회지의 특정 지역이 대부분이다.

또한 그 연도 어릴 적 우리가 손수 만들어서 날리는 그런 순수한 연이 아니라

전문가가 많든 화려한 연이 대부분인 것 같다.(하기야 그런 연들이 예부터 전해오는 진짜

연인지도 모르지만)

방송에 나오는 얼레(연자세)도 초등학교 국어책에나 나오는 그런 것들로 과연 실용성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우리가 사용한 얼레는 자 모양의 자루 위에 오이 모양의 나무를 달아 하늘 높이 떠 있어

쉽게 당겨지지 아니한 연의 실을 감을 때(얼레의 양쪽 끝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쥐고서 앞으로 돌린다.

 자위의 오이모양의 나무는 회전을 쉽게 하기 위하여 조금 무겁게 하였다.) 참 편리했었는데 말이다.

연륜이 깊은 얼레는 손잡이가 잘 닳아져 번들번들 검게 윤이 나고 매끌매끌 잘도 돌아갔다.

 

연줄은 한 타래가 약 200여 미터로 보통 한 타래를 얼레에 감아서 사용했는데

어떨 때에는 두 타래를 이어서 쓰기도 하였다.

누가 더 멀리 더 높이 띄우는가가 연날리기의 진수였으니까 말이다.

연을 높이 띄우기 위해서는 연줄을 풀어주다가 멈추고, 풀어주다가 멈추고서 연줄을 잡아 제치고 또 풀어주다가 멈추고 연줄을 잡아 제치는 것을 반복하면서(이렇게 하는 것을 '꼬드기다'라고 한다)  바람의 세기와 연줄의 풀어 줌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연이 어느 정도 하늘 높이 올라가면 연줄을 풀어주기만 하여도 되었다.

이런 경우를 공중 바람 탔다!’라고 하는데 이렇게 연줄을 풀어주기만 할 때는

얼레의 한쪽을 연이 떠 있는 쪽으로 내밀어 그 힘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풀려 나가게 한다.

이렇게 그냥 풀어준 줄을 통줄이라고 한단다.

 

얼레에 감겨져 있는 연줄을 전부 풀어주어(이렇게 연줄을 전부 풀어주는 것을 망고라고 한다)

하늘 높이 올라간 그 연은 육안으로는 움직임조차도 식별하지 못하였는데,

그것이 마치 별처럼 보인 것 같다고 하여 별박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한편 연날리기 중의 한 놀이로 연 싸움이란 것이 있다.

이 연싸움은 연을 높이 띄어 놓고 상대방과 연줄을 서로 맞대어 누구의 연줄이 오래 견디는가를 겨루는 것인데 자기의 연줄에 밥풀 등을 발라(밥풀이 마르면 딱딱해진다) 강하게 하여 겨룬다. 소설 혼불에서는 강모의 연줄에 사기그릇을 빻아 만든 것을 붙이는 장면이 잘 묘사되어 있는데 이렇게 연줄을 강하고 질기게 하기 위하여 연줄에 붙이는 것을 개미라고 한다.

 

삶의 질곡에 휘둘려 내 아들 녀석하고는 연날리기를 자주 할 수 없었으나

(문구점에서 산 싸구려 연으로 한 두어 번 했던 것 같다), 다음다음에 그 아들 녀석이 나을

손자 녀석과는 내가 직접 만든 연을 같이 날리며 망고하고 외쳐보고 싶은

나의 꿈은 너무나 현실성이 없는 꿈일까???

 

 

망고 - 연을 날릴 때에 얼레의 줄을 남김없이 전부 풀어 줌. 살림을 전부 떨게 됨

           어떤 것이 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름.

통줄 - 연을 날릴 때에, 얼레 머리를 연이 떠 있는 쪽으로 내밀어 계속 풀려 나가게 한 줄.

          따로 목줄을 매지 아니하고 원줄에 바늘을 바로 매단 낚싯줄.

별박이 - 높이 오르거나 멀리 날아가서 아주 조그맣게 보이는 종이 연.

튀김 - 연날리기에서, 줄을 팽팽하게 하였다가 갑자기 통줄을 세게 주어서 연머리를 그루박게 하는 일.

개미 - 연줄을 질기고 세게 만들기 위하여 연줄에 먹이는 물질. 사기나 유리의 고운 가루를 부레풀에 

       타서 끓여 만든다.

꼬드기다 - 연 놀이를 할 때, 연이 높이 올라가도록 연줄을 잡아 젖히다.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

 

  • ?
    무적 2010.09.16 18:00

    초가을에 웬 연날리기 타령?

     

    초가을 같지 않게 날이 더워

    겨울생각하느라고

    그랬다고 행각해 붑시다! 

    (옳소! 옳소!)

  • ?
    무적 2010.11.09 15:03

    개미 - 연줄을 질기고 세게 만들기 위하여 연줄에 먹이는 물질.

              사기나 유리의 고운 가루를 부레풀에 타서 끓여 만든다.

     

    위 단어를 넣으면서 글을 보완하였다.

    

     

  • ?
    무적 2011.02.19 22:42

    꼬드기다 - 연 놀이를 할 때, 연이 높이 올라가도록 연줄을 잡아 젖히다. 어떠한 일을 하도록 남의 마음을 꾀어 부추기다. 를 보충하였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 우리말을 찾아서(제21화 : 보꾹) 2 file 무적 2010.10.01 4535
20 우리말을 찾아서(제20화 : 방망이) 1 무적 2010.09.30 2430
19 우리말을 찾아서(제19화 : 발맘발맘) 3 무적 2010.09.29 3080
18 우리말을 찾아서(제18화 : 반살미) 1 file 무적 2010.09.28 2106
17 우리말을 찾아서(제17화 : 물수제비) 1 file 무적 2010.09.27 4925
16 우리말을 찾아서(제16화 : 민낯) 1 무적 2010.09.21 2171
15 우리말을 찾아서(제15화 : 모숨) 2 file 무적 2010.09.19 1999
14 우리말을 찾아서(제14화 : 모릿줄) 2 file 무적 2010.09.18 2847
13 우리말을 찾아서(제13화 : 감똥?) 1 file 무적 2010.09.17 2459
» 우리말을 찾아서(제12화 : 망고) 3 무적 2010.09.16 3036
11 우리말을 찾아서(제11화 : 들메) 1 무적 2010.09.15 2146
10 우리말을 찾아서(제10화 : 대우) 1 무적 2010.09.14 2308
9 우리말을 찾아서(제9화 : 대궁) 1 무적 2010.09.13 2006
8 우리말을 찾아서(제8화 : 쫀뱅이 낚시) 1 file 무적 2010.09.12 2640
7 우리말을 찾아서(제7화 : 고팽이) 4 file 무적 2010.09.10 2574
6 우리말을 찾아서(제6화 : 감풀) 3 무적 2010.09.09 2276
5 우리말을 찾아서(제5화 : 물질) 1 무적 2010.09.04 2630
4 우리말을 찾아서(제4화 : 희아리) 1 무적 2010.09.03 2423
3 우리말을 찾아서(제3화 : 가대기) 2 무적 2010.09.02 2752
2 우리말을 찾아서(제2화 : 마중물) 2 file 무적 2010.09.01 2480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Next
/ 9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