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월간 산 [470호] 2008.12
남해 섬산 오르며 가는 해를 바라본다
동정~북동릉~봉화대~남서릉~오천 종주산행
한라산(漢拏山·1,950m)이 제주도라면 적대봉(積臺峰·592.2m)은 거금도(居金島·고흥군 금산면)였다. 바닷가 어디서든 적대봉 산그늘을 피할 수 없었고, 산정에선 바라보이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렇게 품이 넓고 높은 산봉인 까닭에 거금도 사람들은 적대봉이란 단어만 떠올리면 침이 마르도록 자랑한다.
오늘 산행 안내를 자청한 장승호씨(금산면 예비군 면대장·문화관광해설사) 역시 마찬가지. 녹동에서 배로 20여 분 거리인 금진 선착장에서 만나 승용차를 타고 산행 들머리로 향할 때부터 금산면사무소를 거치고 동정 마을을 지나 가파른 산길을 따라 산릉으로 올라붙을 때도 마찬가지다.
왜적 맞아 전과 올리고 명창과 역사 태어난 섬
“62km 해안에 40km 해안도로가 닦여 있답니다. 연평균 일조량이 2,700시간이 넘어요. 제주도보다 500시간 정도 많지요. 그래서 유자와 귤의 당도가 높고 양파가 잘 되는 겁니다.
대한민국에 거금도 주변만한 청정해역은 없습니다. 굴뚝 달린 공장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곳에서 나오는 미역, 다시마, 톳, 매생이 같은 해산물을 최고로 치는 겁니다. 인물도 많이 난 섬이에요. 프로레슬러 김일 선생 아시죠? 그분이 태어나고 또 묻혀 계신 곳이….”
신평리 동정 마을 금산정사에서 출발, 임도(신평 3.2km, 적대봉 2km)를 가로지르자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진 숲길로 들어선다. 10여 년 전만 해도 적대봉은 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 상의 고갯마루인 파상재에서 마당목재를 거쳐 정상으로 이어지는 외가닥 산길밖에 없었는데, 관광객과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들자 산자락 곳곳의 주민들이 스스로 길을 내 이제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 10개 가까이 된다.
거금도를 알리고 지키는 이들의 모임인 거금도알림이 윤갑술 회장은 오늘 오르는 금산정사 길은 호젓한 숲길과 장쾌한 능선 산행을 함께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코스라 일러준다.
11월5일, 아침 일기예보를 통해 올 들어 기온이 가장 낮은 날이라고 했지만 최남단에서도 배로 20여 분 떨어진 거금도 날씨는 봄날처럼 따스하고,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과 등줄기에서 땀이 솟구친다. 가을 햇살이 숲을 비집고 들어오자 밤이슬에 젖어있던 산새들도 반가운지 즐겁게 지저귄다.
“지금은 5,300여 명에 불과하지만 70년대 중반까지는 23,000명이나 되었어요. 그만큼 잘 사는 섬이란 얘기죠. 오천 마을은 개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니까요. 창소리 동초제 아시죠? 동초제 창시자인 명창 김연수(金演洙·1907-1974) 선생의 고향이 바로 거금도랍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승호씨의 거금도 자랑을 듣는 사이 숲을 빠져나와 능선마루에 올라선다(동정 1km, 신평 4.8km, 월포 4.2km, 적대봉 1km). 그런데도 능선을 뒤덮은 숲에 가려 조망이 전혀 없다. 섬산을 온 건지 강원도 깊은 산에 들어선 건지 헷갈린다 싶을 즈음 바위지대가 나오고, 양옆으로 다도해가 펼쳐진다.
“에이, 그보다는 삼겹살 구이용이 딱 알맞아.”
“아마 저 조금나루 앞 물길에서 이순신 장군께서 왜군을 물리치셨을 겁니다.”
거금도의 옛 이름은 절이도(折爾島)로, 이순신(李舜臣·1545-1598) 장군이 1598년(무술년) 7월24일 적선 11척을 절이도 앞바다에서 만나 6척을 통째로 포획하고, 적군의 머리 69급(級)을 베어냈다는 얘기가 ‘충무공유사(忠武公遺事)’를 통해 전하고 있다. 장승호씨는 그 격전지가 멀리서 보아도 해류가 거센 금진항 앞바다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팔영산(八影山·608.6m)에 이어 고흥 제2위 고봉다운 조망 아니겠습니까? 득량만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제주도도 보인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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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빛과 남해 조망에 발걸음 떨어지지 않아
장승호씨는 너럭바위에 닿자 배낭을 내려놓더니 갑오징어와 막걸리 한 통을 꺼내놓는다. 갑오징어는 거금도 앞바다에서 잡아올린 것을 아침나절 데친 것이고, 막걸리는 고흥이 자랑하는 농산물인 유자로 빚어낸 것이다. 바닷물에 저린 총각김치까지 꺼내놓으니 일행 모두 입이 쩍 벌어진다. 거기에 이제 해남 두륜산에서 주작~덕룡산뿐 아니라 영암 월출산까지 눈에 들어올 만큼 멋진 조망이 펼쳐지니 어찌 즐겁지 않을쏘냐.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에 녹동항을 등지고 다시 적대봉 정상으로 향한다. 이제 소사나무와 왕벚나무가 빼곡이 들어찬 숲길이다. 적대봉 일원은 한때 말을 키우기 위해 목장성을 쌓았던 곳이기도 하고, 좋은 나무가 많이 자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해안가의 방풍림만 옛 모습을 겨우 떠올리게 하지만, 옛 문헌에 의하면 거금도는 선재(船材)의 확보를 위해 벌채를 금지했을 정도로 질 좋은 나무가 많이 자랐던 곳이다.
적대봉 직전 야트막한 바위등성이에 올라서자 화려한 억새와 단풍이 어우러진 산사면이 융단처럼 펼쳐진다. 늦가을 산이려니 하고 찾은 적대봉은 절정의 가을을 맞고 있었다. 그 뒤로 적대봉 봉화대가 우뚝 솟아 있고, 파란 하늘에서 맑은 햇살이 쏟아져 더욱 풍요롭게 느껴진다.
정상으로 향하는 이들도 가을 풍광 속에 잠시라도 더 머물고픈지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수시로 걸음을 멈추고, 수시로 사방을 둘러보며 담소를 나눈다. 아름다운 수채화 속 등장인물로 마냥 머물고 싶은가 보다. 세월을 그대로 안고 쓰러질 듯 불안한 기암 역시 이 풍광이 아쉬워 버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억새밭 사이 구들장을 밟으며 적대봉 정상부를 이룬 봉화대에 올라서자 파란 가을 하늘이 반가이 맞아준다(용연 2.5km, 남천 5.4km, 명천 5.8km / 마당목 1km, 파성재 2.6km, 오천 5.4km / 동정 2km, 신평 5.8km, 월포 5.2km). 이제 섬, 바다, 산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멀리 제주도까지 바라보일 정도로 조망이 뛰어나다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적대봉 정상은 조선시대 때 왜적의 침입 등 비상사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봉수대를 구축해 놓았다. 현재도 둘레 34m, 직경 7m의 봉수대가 옛날 봉화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연상케 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적대봉 정상은 그런 긴장감 대신 둥근달처럼 부드럽게 솟구친 가운데 오색치마를 둘러치고 화려한 가을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점심을 먹는 사이 부산 우정산악회 회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올라서더니 “360도로 섬과 바다가 보이는 산이 이곳 말고 또 어디 있겠냐?”며 즐거워한다. 그런 풍광에 정신이 팔린 탓일까, 초로의 등산인이 “우리 할매 어디 갔노?” 하며 아내를 찾더니 무전기에 대고 후미 리더에게 “우리 할매 데려오라” 큰 소리로 외친다. 적대봉 풍광은 수십 년 간 넘게 한 이불 속에서 지낸 부부도 이산가족으로 만들만큼 감동적이었나 보다.
능선 안쪽에 자리 잡은 오천저수지는 빙 둘러싼 산사면의 반짝이는 단풍빛과 하늘빛, 그리고 산 아래 바다 빛까지 끌어안고 푸르게 반짝인다. 장승호씨는 “거금도 주민들의 식수원인 오천저수지 위쪽 골짜기를 오천천이라 하고, 길이가 200m가 넘는 암반이 뻗어 있는 아름다운 계곡”이라 귀띔해준다.
단풍 융단에 곧게 뻗은 억새 능선을 따라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구들장 돌판은 명랑한 소리를 내 흥겹고 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파성재 길(1.6km)이 갈라지는 마당목재를 지나자 산릉은 더욱 유순해지고 넉넉함을 자랑하고, 산아래 바다는 오후 햇살에 수많은 물고기가 튀어 오르는 듯 반짝인다.
마당목을 지나 서서히 올려치다 529m봉을 넘어서면서 비단자락 펼쳐놓은 듯 반짝이는 익금과 금장 해수욕장을 내려다보며 내리막길을 따르노라니 능선길은 어느 순간 다시 솟구치더니 험난한 바위능선이 긴장케 한다. 좁게 뻗은 암릉 양옆은 벼랑을 이뤄 긴장감도 불러일으키지만 반면 산 아래로 이어지는 화려한 융단 같은 산사면에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어휴~, 너무 더워. 이거 오후 내내 해와 친구하며 걸어가는데.”
전주 여성산악인 이순애씨가 따가운 가을 햇살에 지친 표정을 짓자 장승호씨는 “그래서 여름철에는 숲 우거진 오천교회로 이어지는 남동릉을 하산길로 권한다”며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기다렸다는 듯이 소사나무 숲길이 나타나 더위를 식혀준다. 소사나무숲은 빨간 단풍잎과 어우러져 더욱 은은하고 아름답다. 뭍에서 온 일행과 다름없이 가을산의 아름다운에 감탄스런 표정을 짓는 윤갑술 회장은 여름철에는 숲이 더욱 우거져 한결 시원하다고 알려 준다.
송광암 남해 낙조로 산행 마무리
“이 암릉이 칼바위에요. 저 아래 숲 사이로 희끗하게 보이는 게 오천천 암반지대고요.”
고즈넉한 숲길을 빠져나가자 섬뜩한 암릉이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벼랑을 이루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하지 않다. 가을빛에 화사하게 반짝이는 오천천 일원은 오히려 이상향이 숨어 있는 곳처럼 아늑하게만 느껴진다.
오후 3시50분, 남동쪽으로 곧게 뻗던 능선이 서쪽으로 휘더니 산길이 급격히 떨어지고, 그 속도와 비례해 등 뒤로 해가 급속도로 바다를 향해 내려앉는다. 하산지점인 오천 마을이 빤히 내려다보이자 오히려 마음이 급해진다. 산행을 마치고 용두봉 정상에 올라 남해 일몰 감상으로 오늘 하루를 끝맺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타난 급경사 바윗길이 발길을 더디게 하는가 하면, 낙엽 두터이 깔린 내리막은 엉금엉금 기게 만들어 시간을 지체케 한다. 그래도 부지런히 서둘러 오천 마을로 내려서자마자 승용차를 타고 파성재를 거쳐 송광암으로 달려간다.
“와~, 떨어진다, 떨어진다. 해 떨어진다.”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붉은 해는 바다를 향해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바다에서 떠오른 이내는 끓는 쇳물 같은 붉은 해를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제야 산 안이 아닌 섬 안에 들어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행길잡이
겨울바다여행 겸한 섬 산행 코스
적대봉은 녹동항에서 거문도로 다가설 때는 두루뭉실하여 밋밋하리라 예상되는 산이지만, 막상 접어들면 울창한 숲과 장쾌한 능선, 일망무제의 조망이 잔잔한 감흥을 일으키는 산이다. 기자가 처음 찾은 11년 전에는 산행 코스가 섬을 남북으로 가르는 도로상의 파상재에서 마당목재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 한 가닥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동정, 오천, 월포, 홍연 등 바닷가 일원의 마을에서 산정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여러 가닥 늘어났다.
그중 동정~적대봉~마당목재~오천(7.4km·4시간), 파성재~적대봉~청석 또는 오천(7.6~8.6km·4~5시간), 파성재~적대봉~남천·명천(7.2km·4시간), 파성재~적대봉~신평·월포 경계(5.8km·3시간), 파성재~적대봉~홍연(5.1km·3시간), 그리고 적대봉 서쪽에 솟아 있는 용두봉 코스(대흥~용두봉~소재지 5km·2시간30분)와 적대봉과 용두봉을 잇는 종주코스(명천~적대봉~파성대~용두봉~대흥평지 12.6km·6시간) 등이 대표적인 코스로 그중 취재팀이 답사한 동정~적대봉~마당목치~오천 마을 코스가 거문도알림이(회장 윤갑술)가 적극 추천하는 코스다.
산행기점인 동정 마을은 신평 선착장에서 약 2km 거리에 위치, 도보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금산정사 안내판이 서 있는 마을 입구에서 300m쯤 들어가면 이후 비포장길로, 임도를 가로질러 능선마루까지 30분 정도면 올라설 수 있다. 이후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진행하면 봉화대가 서 있는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 마당목재를 거쳐 동정 마을로 이어지는 능선 역시 곧게 뻗고, 산길이 뚜렷해 헷갈릴 염려는 거의 없다. 약 2시간 거리로, 시간이 모자랄 경우 마당목재에서 약 40분 거리인 파성재로 내려서도록 한다. 파성재에서 버스가 다니는 해안도로까지는 20분이면 내려설 수 있다. 산행 중 식수를 마련할 샘이 없으므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도록 하고, 겨울에 접어들면 바닷바람이 매섭고, 바람을 피할 만한 장소가 없으므로 방풍보온의류를 준비하도록 한다.
교통
전남 고흥군 금산면 거금도는 국내 섬 중 열 번째로 큰 섬이다. 해안선 길이가 62km에 40km 길이의 해안도로가 나 있고, 남북을 가르는 도로도 나 있어 20~30분이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급히 서둘지 않아도 된다면 섬내 도로를 다니는 노선버스를 이용해서 산행기점까지 쉽게 갈 수 있고, 시간이 맞지 않으면 택시를 이용토록 한다.
거금도행 여객선을 탈 수 있는 녹동까지는 서울, 순천, 부산, 고흥 등지에서 노선버스가 운행한다.
서울→녹동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1일 5회(08:00~17:30) 운행. 6시간 소요. 요금 일반 21,000원, 우등 31,300원. 금호고속 02-530-6211.
순천→녹동 시외버스공용정류장(061-744-6565)에서 20분 간격(05:45~22:10) 운행. 1시간20분 소요, 요금 7,000원.
부산→녹동 서부시외버스터미널(051-322-8301~2)에서 1일 6회(08:50~ 15:40) 운행. 4시간20분 소요, 요금 18,700원.
고흥→녹동 공용버스터미널(061-833-0009)에서 직행버스와 군내버스(05:20~23:00)가 수시 운행한다. 20~30분 소요, 요금 직행 1,800원, 군내버스 1,400원.
녹동→거금도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30분 간격 여객선 운항. 금평행 첫배는 06:30, 신평행 첫배는 06:40이며, 이후 정시에 금진행 배가, 매시 30분에는 신평행 배가 출발한다.
단 20:00 출항하는 배를 타고 금진항에 도착할 경우에는 이후 목적지까지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편도 요금 1,400원, 승용차 도선료 9,500원(2인 요금 포함). 문의 전화(지역번호 061) 녹동 여객선터미널(구항) 843-9184. 금진 선착장 843-7928, 신평 선착장 843-3824.
거금도에 도착하면 금산면소재지인 대흥행 노선버스가 기다리고 있다(대흥여객 061-843-8123). 요금 1,000원. 신평항으로 진입할 경우, 동정 마을까지는 도보나 노선버스로 다가설 수 있다. 파성재로 갈 경우 버스기사에게 부탁하면 세워준다. 해안일주도로 상 버스정류장에서 파성재까지 약 30분. 대흥에서 오천행 노선버스는 06:00, 07:40, 09:00, 10”00, 12:00, 13:00, 15:00, 17:00, 18:00 출발한다. 1시간 소요, 요금 2,000원. 신평에서도 운행한다.
거금도에는 택시(061-844-4466) 4대가 운행하고 있다. 금진항~동정 마을 12,000원, 금진항~오천 20,000원, 금진항~파성재 15,000원선.
숙식
산행기점인 오천 마을 몽돌해안에 위치한 하얀파도(844-1232, hayanpado. ivyro.net)는 고흥군이 가장 아름다운 펜션으로 지정한 바 있는 업소로, 펜션 외에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펜션 앞마당은 널찍한 잔디가 깔린 펜션 앞마당의 바다풍광이 특히 아름답다. 요금(평일/주말/성수기) 2인실(8평형) 60,000/80,000/ 110,000원, 4인실(9평형) 100,000/120,000/150,000원, 6인실(11평형) 120,000/150,000/180,000원. 바비큐 시설 이용료 2인 기준 5,000원, 카페에서는 차, 음료, 주류 등과 간단한 아침식사(토스트+커피 5,000원)를 팔고있다.
금진항과 신평항 사이의 해변에 위치한 삼성리조텔(843-1117, www.smresortel.com)은 객실 40개를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 구내식당과 야외취사장도 있다.
이밖에 면소재지인 대흥 일원에는 등대장(842-7474)과 그랜드장(843-6644) 등 숙박업소가 있고, 익금 해수욕장 일원의 민가에서는 민박이 가능하다. 바닷가를 끼고 있고 남쪽이 터져 있어 12월에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 민박문의 익금이장 선석열씨 061-844-4553, 010-8662-9735.
면소재지와 선착장, 익금 해수욕장 일원 외에는 마땅한 식당이 없다. 그중 면소재지에 위치한 대구막창(844-5577)은 막창 외에 장어탕(1인분 7,000원), 바다메기탕(7,000원), 갈치(6000원), 삼치(6,000원), 꽃게탕(한 냄비 20,000원) 등의 메뉴를 취급하며, 예약할 경우 농어, 돔 등의 회를, 겨울철에는 매생이국과 같은 지역 특산물도 맛볼 수 있다.
이 지역 특산물인 김, 미역, 다시마, 매생이와 같은 해산물은 선착장 부근의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량으로 구입할 경우 양식장에 문의 명천해양물산(대표 이이근) 061-843-8951, 011-604-2942, 오천수산(대표 한홍태) 061-842-0338, 011-300-3071.
명소
월포문굿 농악전수관
신평 선착장 동쪽에 위치한 월포 마을은 월포문굿농악으로 이름난 곳이다. 무형문화제 제27호로 지정된 월포문굿은 임진란 때 아군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승전악으로 유래했다 전하며, 움직임이 민첩하고 활기가 넘친다 한다. 마당밟기와 당제 등 세기와 절기 때 행해지고 있다.
마을에 위치한 전수관 문 앞 수령 250년생 팽나무는 나무를 중심으로 가지를 지름 30여m 폭으로 펼친 모습이 마치 살아있는 나무가 덩실덩실 춤을 추는 듯하다. 전수관 앞 개펄 일원은 겨울철에서 이른봄까지 매생이를 생산하는 곳이다.
홍련 고산목(孤山木)
거금도 내 35개 부락 중 유일하게 바닷가를 벗어나 산중에 위치해 있는 홍련 마을은 옛날 호랑이 눈썹을 구할 수 있었다는 마을이다. 홍련 마을에서 재배하는 홍리초(담배·홍리는 홍련의 옛이름) 냄새가 나면 산중의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와 넋을 잃었기에 그 때 눈썹을 뽑아냈다는 것.
그와 더불어 마을 위쪽의 고목은 고산 윤선도 선생이 거금도 풍광에 대한 소문을 듣고 1643년 찾았다 여러 날 머물면서 산중신곡을 펴냈고, 이곳에서 지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심어놨다는 느티나무다.
익금 해수욕장
어전리 거금도 내의 여러 해수욕장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모래사장이 곱고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여름철 성수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지만 그에 비해 인심도 좋은 곳이다. 한쪽에 솔밭이 조성돼 있으며, 동네 이장(선석열씨 061-844-4553, 010-8662-9735)에게 문의하면 민박도 가능하다.
김일기념관
60대와 70대 초반 프로레슬링은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였고, 김일 하면 '박치기왕'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가 태어나고 또 잠들어 있는 곳이 바로 거금도다.
면소재지에 위치한 김일기념관은 그가 태어난 고향집으로 집 앞에 묘와 추모비가 있다. 고흥군은 2006년 10월 77세로 세상을 떠난 그를 추모하기 위해 전수관을 만들어 김선수가 경기 때 입었던 옷, 챔피언 벨트, 우승컵, 경기사진 등이 전시할 계획이다.
절이도 목장성
절이도(折爾島)는 거금도의 조선시대 지명으로 조선 때 적대봉과 용두봉(418.6m) 사이의 능선 안부와 계곡 일원에 남북방향으로 목장성(牧場城)이 축성돼 있었다.
30리 길이로 성이 이어지는 절이도 목장성은 물과 풀이 풍족하여 800여 필의 말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실제 1470년에는 364필의 말을 방목하다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으로 보아 조선 전기에 중요한 목장 가운데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명천 용섬 용굴
섬내에서 정보화마을로 꼽히는 명천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마을길이 끝나고 방파제로 올라선다. 방파제를 따르노라면 바위섬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해안절벽 위에 올라서고, 그 아래 협곡처럼 생긴 두 가닥 굴이 보인다. 해안침식에 의해 형성된 20여m의 쌍굴 안으로 파도가 치는 모습은 신비스럽기 그지없다.
/ 글 한필석 차장대우 pshan@chosun.com
사진 정정현 부장 rockart@chosun.com
발췌 : 월간 산 http://san.chosun.com